이포넷은 왜 NFT를 적용한 체리월드 생태계 구축에 팔 걷었나?

이윤수 이포넷 이사 “체리월드의 활동 자체가 기부로 이어져"
기부 플랫폼으로 2년여만에 누적 후원금 50억 달성
기부 동기 부여 통한 소셜임팩트 거버넌스 구축 청사진
국내 최초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으로 시작한 체리는 최근 누적 후원금 50억원을 달성했다.

최근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 체리가 2년 10개월 만에 누적 후원금 50억원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는 체리 플랫폼에 등록된 296개 단체가 1421개의 기부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다. 누적 기부 횟수로는 7만6314회에 달한다.

체리 플랫폼은 SI(system integrator, 시스템 통합) 전문 기업인 이포넷이 2019년 공식 선보인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이다. 업력 27년인 IT 기업이 블록체인 그리고 기부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뭘까?

이포넷의 엠브레인 블록체인 연구소를 책임지며 체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는 이윤수 이사(신사업TF팀장)을 만나 들어봤다.

이윤수 이포넷 이사. 2019년 이포넷에 합류한 이윤수 이사는 엔지니어로 시작해 SK텔레콤, CJ E&M 등에서 신규사업 기획을 담당하며 미디어 서비스 구축에 관여했다. 이후에는 블록체인과 미디어를 연계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기도 한 전문가다. (사진=테크42)

2019년 이포넷에 합류한 이윤수 이사는 엔지니어로 시작해 SK텔레콤, CJ E&M 등에서 신규사업 기획을 담당하며 미디어 서비스 구축에 관여했다. 이후에는 블록체인과 미디어를 연계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기도 한 전문가다. 4년 전 진행하던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이포넷이 기술 파트너로 참여하며 인연이 됐고, 이후 체리 플랫폼의 진정성에 공감해 합류를 결정했다.  

이 이사는 “이포넷은 새로운 사업적 변화가 필요하던 시점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이를 기반으로 투명한 기부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 도출됐다”며 “현재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의 투명성에 더해 탈중앙화라는 특징에 초점을 맞춰 체리 플랫폼의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히며 체리 플랫폼 기획의 배경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과기부 연구과제로 시작한 ‘체리 플랫폼’… 소셜임팩트 커뮤니티로 진화 중

체리 플랫폼의 시작은 2018년 이포넷이 사내 연구소로 ‘엠브레인 블록체인 연구소’를 발족시키며 시작됐다. 연구소 설립 원년에 POC(Proof of Concep) 버전과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기능제품)가 나왔고 이듬해인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제로 선정되며 본궤도에 올랐다.

기부 플랫폼이라는 콘셉트를 두고 초기에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통계청 자료 등에서 나타난 기부 경험 비율은 매년 10%씩 꾸준히 하락하고 있고 특히 MZ세대의 기부 의향 비율 하락은 그 폭이 더욱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포넷은 이들 세대의 기부 의향이 저조한 이유를 ‘불신’으로 분석하고 고집스레 체리 플랫폼의 정식 출시를 추진해 나갔다. 결과는 MZ세대 중심의 뜨거운 기부 열기로 이어졌다.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비결은 체리 플랫폼에 적용한 블록체인 기술 덕분이었다. 기부금의 모금은 물론 수혜자의 마지막사용 단계까지 마이크로 트레킹 기능을 통해 모두 투명화했고, 자신의 기부가 어떻게 쓰이는지를 확인한 MZ세대 기부자들에게 신뢰가 형성된 것이다.

기부부터 최종 수혜자 사용 단계까지 투명하게 구축된 체리 플랫폼 프로세스. (이미지=이포넷)

과기부 과제 선정 이전부터 이포넷에 합류한 이 이사는 이후 체리 플랫폼에 파일럿 서비스로 모금 캠페인을 시도했고, 2019년 기부 플랫폼으로서 ‘체리’의 정식 오픈을 이끌었다. 이후에도 체리 플랫폼은 ‘걷기 캠페인 서비스’ ‘단체 전용 모금 페이지 서비스’ ‘수혜자 체크카드 서비스’ ‘기부금 전과정 추적 서비스’ ‘기부 NFT 발생 서비스’를 도입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최근 누적 기부금 50억을 달성하며 본 궤도에 오른 체리 플랫폼은 다시금 새로운 변화를 선택했다.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소셜임팩트 커뮤니티로 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이사는 이를 지난달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개최된 ‘메타버스 X NFT 인사이트 2022’ 컨퍼런스에서 공식 선언했다. 이 이사는 소셜임팩트 커뮤니티로 진화하는 체리 플랫폼의 핵심은 ‘NFT’라고 밝히며 설명을 이어갔다.

“아무리 기부 플랫폼을 투명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사람들이 실제로 기부에 참여하게 하는 것은 여전히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했어요. 체리 플랫폼이 소기의 성과는 거뒀지만, 좀 더 확장성을 얻기 위해서는 동기부여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했어요. 그런 와중에 메타버스와 NFT가 활성화됐고 사람들이 소셜임팩트 커뮤니티에 함께할 수 있는 동기부여 장치로서 NFT의 가능성을 확인했죠. 변화를 모색하는 체리 플랫폼에는 새로운 기회라고 여겨졌어요.”

체리워크로 시작, 2023년은 체리월드 생태계 구축 원년이 될 것

체리 플랫폼이 지나온 시간에 대한 이 이사의 설명은 이후 소셜임팩트 커뮤니티로서 체리 플랫폼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졌다. 핵심은 우선 커뮤니티와 리워드 서비스를 통해 NFT 시장에 진입한 뒤 NFT 기반 게임 요소 등을 동기 부여 장치로 도입하고, 이를 통해 사용자들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성취감 있는 디지털 경험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때 참여자들의 행위 자체가 기부로 이어진다는 명분까지 생긴다. 이 과정에서 이 이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역시 체리 플랫폼의 바탕이 된 ‘진정성’이다.

“체리 플랫폼이 소셜임팩트 커뮤니티로 진화할 수 있었던 동력은 진정성이에요. 저희 프로젝트에서 항상 강조되는 것이죠. 초기 과기부 사업 과제에서도 이 진정성으로 임했기에 장관상을 수상했다고 봅니다. 그간 어려운 과정이 적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누적 기부금 50억을 달성한 것도 진정성이 기본이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체리 플랫폼은 최근 소셜임팩트 커뮤니티로 진화를 선언했다. (이미지=이포넷)

이 이사의 말에 따르면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체리 플랫폼 진화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탈중앙화 된 소셜임팩트 커뮤니티다. 이를 위해 이포넷은 ‘체리월드’라는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세계관을 구축했다. 주 타깃층은 ‘체리셔’로 명명된 ‘새로운 경제관으로 무장한 선한 소비자’다.

“체리월드라는 가상의 공간은, 이를 테면 기후변화를 비롯한 각종 암울한 소식으로 불투명한 지구의 미래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활동, 그리고 그 활동의 결과물을 시각화 된 장치로 보여주는 공간이에요. 체리셔들은 각자의 공간에서 활동을 하면서 크리스털이라고 하는 NFT를 분배받고 이것이 다시 멤버십과 같은 방식으로 작용해 다른 사람의 공간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는 거죠.”

이 이사는 “체리월드의 스토리 구축은 현재도 진행 중”이라며 “올 11월 초 출시를 앞두고 있는 걷기 리워드 서비스 ‘체리워크’가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체리워크를 통해 일정 기준의 걷기 목표를 달성한 사람에게 광고 수익 분배 리워드가 부여되고 이는 민팅 과정을 거치면서 크리털 NFT가 된다. 이때 리워드의 10%는 사용자 명의로 자동 기부되는 방식이다.

이후에도 사용자가 보유한 크리스털 NFT는 커뮤니티 거버넌스에 참여할 수 있는 멤버십 등으로 활용되고 모바일쿠폰을 구매하거나 체리월드의 확장 및 아이템 구매에도 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이포넷은 기업들의 광고를 유치해 리워드의 재원을 마련하고 체리월드의 확장 및 세계관 구축에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의 사회적 공헌이 중요시되고 있는 요즘 소셜임팩트 커뮤니티의 참여는 기업에도 좋은 명분이 되니 모두가 이로운 구상이라 할 수 있다. 이 이사는 “우선은 핵심 요소인 NFT를 시각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이포넷이 체리월드를 기반으로 구축하고 있는 세계관. (이미지=이포넷)

“체리워크는 체리월드에 최적화된 파일럿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체리월드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부터 계속 진화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연이어 런칭할 계획입니다. 광고와 모바일 쿠폰, 스페셜 NFT, 디지털 아이템, 게임 등이 되겠죠. 그렇게 서비스와 마켓이 구축된 이후에는 커뮤니티 거버넌스가 만들어지고 향후 커뮤니티에 의해 체리월드의 방향이 결정되는 구조로 가져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 즈음에는 크리스털 NFT를 오픈하고 서드파티 연동을 지원하는 것도 이뤄질 것이고요.”

이와 관련 이 이사는 “크리스털 NFT의 기본 설계 방향은 굉장히 제너러티브( generative)하게 갈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크리스털 NFT를 시각화하는 방식에서 형상이나 특성에 무작위적(Random) 요소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핵심은 앞서 언급한 서드파티 연동 지원이다. 이를 통해 체리월드만이 아닌 다른 다양한 커뮤니티에서도 크리스털 NFT를 활용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자연스레 체리월드 생태계가 확장되는 셈이다.  

“체리월드 구축과 함께 다양한 소셜임팩트 커뮤니티의 연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가치, 기부 등을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고 활동을 하는 소셜임팩트 그룹들이 굉장히 많아요. 현재도 숨어 있는 그룹들을 계속 발굴하고 있죠. 이들과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체리월드를 기반으로 켐페인도 함께하는 것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1차적인 목표는 우선 사용하는 사람을 늘리는 거죠. 체리월드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 구축, 기업의 참여와 사람들의 활동을 통해 리워드가 발생하고 그 수가 늘어날수록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기부로 이어지게 되니까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지난 ‘메타버스 X NFT 인사이트 2022’에서 이 이사가 언급한 체리월드의 방향성이 다시금 떠올랐다. 체리월드를 ‘일상의 작은 행동이 모여, 변화를 만드는 멋진 놀이터’ ‘미래세대를 위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작은 불씨’가 되도록 하겠다는 말이다. 이 이사의 눈빛에서 그 말의 진정성이 다시금 느껴졌다.

체리 플랫폼 소개 영상. (영상=체리 홈페이지)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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