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실직할 ‘메타 팩트체커들’ 맹렬한 ‘산불 음모론’에 맞서다

[AI요약] 메타가 그동안 운영해 왔던 팩트체크 기능을 없애기로 결정하면서, 기업의 이러한 결정이 소셜 플랫폼에서 소방서를 해체하는 것과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곧 실직할 메타의 팩트체커들은 온라인에서 타오르는 캘리포니아 산불 음모론을 진압하기 위한 싸움을 진행중이다.

엄청나게 공유된 할리우드 간판 화재는 AI를 사용한 거짓 이미지로 밝혀졌다. (이미지=인스타그램에서 공유된 AI생성 이미지)

팩트체크, 할리우드 간판은 불에 타지 않았다.

메타가 그동안 자사의 소셜 플랫폼에서 운영해 왔던 팩트체크 기능을 없애기로 결정한 이유와 전망에 대해 로스엔젤레스타임즈, CNN 등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타의 수장인 마크 저커버그가 자사의 팩트체커들을 없앨 것이라고 발표한 지 몇 시간 만에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상징적인 언덕들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기 안간힘을 쓰는 동안, 메타에서 근무하는 팩트체커들은 산불 주변 지역에서 빠르게 퍼지는 바이러스성 허위 정보를 늦추기 위한 싸움을 시작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은 산불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재난에 대한 소문과 추측은 온라인에서 불씨처럼 타올라 소용돌이치기 시작했고, 결국 거대한 음모론의 맹렬한 공격으로 이어졌다.

메타는 공식적으로 언제 팩트첵크 프로그램을 종료할지 발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빠르면 오는 3월에 종료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메타의 이러한 결정으로 인해 팩트체크 파트너사와 직원 중 일부는 회사의 재정 지원이 고갈되면 문을 닫거나 해고될 수밖에 없게 됐다.

메타의 소셜플랫폼의 팩트체크를 담당하는 리드스토리는 ‘화재와 약탈, 민주당이 운영하는 전형적인 도시’라는 제목의 인스타그램 비디오를 발견했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화재 속에서 텔레비전을 가져가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리드스토리의 팩트체크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약탈자가 아니라, 실제로는 이웃의 가족이 소지품을 구하는데 도움을 준 선량한 주민이었다. 이에 메타는 해당 게시물이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팩트체크’ 라벨을 붙였으며, 이러한 게시물은 배포와 공유 횟수가 크게 줄어드는 패널티를 적용받게 된다.

퓰리처상 수상 이력이 있는 또다른 팩트체크업체인 폴리티팩트는 상징적인 할리우드의 간판이 불타는 영상이 인스타그램에서 빠르게 유포되는 것에 대해, 해당 이미지는 AI를 사용한 거짓 이미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할리우드 간판은 여전히 온전하게 그 자리에 서 있다.

온라인에서 떠도는 수많은 잘못된 정보는 뚜렷하게 당파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만약 이러한 거짓주장을 영향력이 있는 인물중 일부가 펼치게 되면 그 파괴력은 어마어마해진다.

예를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당선자는 그가 소유한 소셜 플랫폼 트루스토리를 통해 캘리포니아 산불의 책임을 민주당에게 돌리려고 시도했다. 일론 머스크도 자신이 소유한 X를 통해 기후 변화의 영향을 축소하면서 산불에 대한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거듭 비난했다. 머스크는 “DEI는 사람들이 죽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게시했다.

과격한 음모론자 중 한명인 알렉스 존스는 X에서 “산불은 경제 전쟁을 벌이고 미국을 산업화한 다음 완전한 붕괴를 유발하려는 더 큰 세계주의적 음모의 일부”라고 게시했다. 이에 머스크는 해당 게시글에 동조하며 “맞다”고 게시했다.

2023년의 파괴적인 마우이 산불과 2024년의 허리케인 헬렌과 밀튼의 사례에서처럼 음모론자들은 로스앤젤레스 산불이 정부에 의해 고의로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는 정부가 날씨를 조절하고 강풍을 유도해 산불을 퍼뜨리고 있다고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메타가 그동안 운영해 왔던 팩트체크 기능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이미지=CBS뉴스 갈무리)

연구에 따르면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끊임없이 인스타그램, 블루스카이, X와 같은 소셜 플랫폼이나 왓츠앱, 페이스북과 같은 개인 메시지 그룹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 정보를 공유한다. 이러한 정보는 무료이고 빠르기 때문이다.

미국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잘못된 정보는 상황을 감정적으로 이용하고 비상정보를 악용해 대화를 단절시키며, 어떤 경우에는 금융 사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왓츠앱 등을 보유한 메타가 전문적인 팩트체크를 없애기로 결정했다는 점이다. 메타의 팩트체크 기능 폐지에 대해 저커버그는 “표현의 자유라는 회사의 뿌리로 돌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대부분 전문가는 그가 ‘트럼프 눈치보기’에 들어갔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메타가 자금을 지원하는 수십 개의 사실 확인 매체 중 하나인 리드스토리의 공동창립자인 전 CNN 기자 앨런 듀크는 “소셜 플랫폼에서 팩트체커들을 차단하는 것은 소방서를 해체하는 것과 같다”고 우려했다.

듀크는 “이번 산불에 대한 음모론자들의 허위 주장은 몇달 전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허위 주장은 재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비상 기관에 대한 불신을 조성해 위기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류정민 기자

znry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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