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국내·외 상황이 엄중하지만, 혁신을 향해 달리는 스타트업의 시계는 멈춤이 없다. 지속되는불확실성과 반복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이전에 없었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꿈을 향해 승부수를 띄우는 스타트업들에게 액셀러레이터와 VC(벤처캐피탈)의 조언과 지원은 큰 힘이 된다. 즉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액셀러레이터와 VC는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에 테크42는 2025년 연중 기획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저마다의 사명감과 보람을 가지고 활약하고 있는 혁신의 촉매자들(Catalysts of Innovation)을 만난다.

최근 스타트업계에서 창업 팀이 아닌 예비 창업자를 선발해 제너레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신생 스타트업 팀을 만들어 투자와 지원을 이어가고 있는 앤틀러코리아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7년 싱가포르에서 시작된 앤틀러(Antler)의 이러한 시도는 단기간에 다양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 냈고, 이는 앤틀러를 운용자산(AUM) 1조원의 글로벌 벤처캐피탈로 성장시켰다. 그 비결은 딜을 소싱하는 것이 아닌 딜을 창출해 내는 독특한 ‘스타트업 제너레이터’ 프로그램이다.
뉴욕, 런던, 베를린, 두바이 등 전 세계 30개 거점 도시에 지사를 설립하고 스타트업을 직접 만들어 투자에 나선 이들의 남다른 방식은 각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또 다른 혁신을 불어넣고 있다. 글로벌 자본 시장 조사기관 피치북(Pichbook)에 따르면 앤틀러는 전세계 엔젤 및 시드 투자 집행 건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2023년 기준).
그러한 앤틀러의 혁신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앤틀러코리아를 통해 한국에서도 진행 중이다. 프로그램 시작 이후 2년여 간 앤틀러코리아가 만든 스타트업은 무려 41개, 투자한 금액만 80억원에 달한다. 그리고 오늘(17일) 앤틀러코리아는 다시금 4기 스타트업 제터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8개 스타트업을 선보이는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를 개최한다.
테크42는 이에 앞서 앤틀러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세 명의 리더 중 한명인 장재희 파트너를 만나 앤틀러코리아가 만들어 가고 있는 가치와 혁신의 성과를 살펴봤다.
질문을 품고 동참한 앤틀러코리아의 혁신 여정, 이젠 확신으로 다가와

4기 인베스터 데이를 일주일 앞둔 즈음 마주한 장재희 파트너의 표정은 벌써부터 기대에 차 있는 듯 했다. 그런 표정은 지난 2023년 9월 스타트업 제너레이터 프로그램 2기 인베스터 데이 무대에 선 그녀를 처음 만난 당시에도 다르지 않았다. 그 해 3월 앤틀러코리아의 세 번째 파트너로 합류한 그녀는 “열심히, 즐겁게 일하고 있다”며 지난 시간의 소회를 털어놨다.
“앤틀러에 합류하기 전 가장 흥미롭고 궁금했던 부분은 ‘사람들을 모아서 공동 창업자를 찾고 사업 초기화 검증을 도와주면 정말 좋은 스타트업이 탄생할 것인가’였어요. 과연 진짜 돌아가는 모델인지가 제일 궁금했죠. 그리고 2년에 가까운 시간을 통해 앤틀러 모델에 확신을 얻게 됐어요. 앤틀러의 ‘스타트업 제너레이터’ 프로그램은 창업자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모델이자 투자자로서도 제일 가까이 갈 수 있는 모델이예요. 그런 확신을 얻은 게 제겐 제일 의미 있었어요.”
스타트업 제너레이터 프로그램 1기 팀을 처음 선보일 당시만 해도 장 파트너는 앤틀러코리아의 일원이 아닌 외부인의 시선으로 팀들의 발표를 지켜봤다. ‘꽤 괜찮은 스타트업 팀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가진 순간이었다고. 하지만 앤틀러코리아 합류는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당시 그녀의 머리 속을 가득 채운 것은 ‘이제 내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현실화 시키고 싶다’는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외 기업과 스타트업, VC까지 경험한 상황에서 비로소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중이었어요. 사실 그 이전부터 창업은 오래된 목표였죠. 단지 창업에 필요한 경험을 할 기회가 찾아왔고, 결과가 좋다 보니 지속하게 된 거였어요. 하지만 충족이 되지 않았죠. 성과가 좋을수록 이렇게 열심히 일할 거면 ‘내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올랐어요. 그리고 링크드인을 통해 여러 창업자들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 ‘기회를 찾고 있다’고 게시하니 강지호 파트너에게 메시지가 오더군요(웃음).”
온라인을 통해 몇 번의 메시지만 주고 받았을 뿐, 일면식은 없던 상황에서 처음 마주한 강지호 파트너는 그녀에게 대뜸 ‘같이 일해봤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이후 정사은 파트너까지 합세해 반복적인 만남을 가지며 설득했고, 그렇게 그녀의 마음은 서서히 앤틀러코리아로 스며들었다.
“두 파트너가 앤틀러코리아를 선택한 과정, 그리고 지금까지 해 온 것들을 들으며 점점 호기심이 커졌어요. 다른 나라에서 활동하는 앤틀러 글로벌 파트너 분들과의 만남도 인상이 깊었죠. 골드만삭스, 맥킨지, 로켓인터넷과 같은 기업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당시만 해도 설립된 지 6년 남짓한 앤틀러에 조인해 ‘일이 굉장히 만족스럽고 동료들과 함께하는 것이 즐겁다’고 이야기하니 너무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 반신반의하게 되더라고요. 결국 궁금하고 더 알고 싶은 생각이 어느새 ‘한 번 해보자’로 바뀌어 있더군요. 한편으로 계획했던 목표가 아니더라도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감사하게 느껴졌어요.”
공동창업자의 마음으로 다가가, 단 그저 듣기 좋은 말은 경계해야

앤틀러코리아에 합류하기 전 장재희 파트너는 다양한 분야에서 넓은 경험의 과정을 거쳤다. 대학시절 인턴 경험이 인연이 돼 글로벌 전략컨설팅 펌 Booz Allen Hamilton의 컨설턴트로 시작된 그녀의 커리어는 이후 보스턴창투 심사역, 다시 네이버와 제일기획에서 전략, 마케팅, 사업개발을 담당하며 확장됐다. 이후 일찌감치 창업의 꿈을 키우며 초기 단계의 원티드랩과 반려 로봇 제조 스타트업 토룩에서 비즈니스 개발, 마케팅을 맡기도 했고 글로벌 VC인 500 Global에서 펀드레이징부터 투자까지 두루 섭렵했다.
비록 창업을 하겠다는 계획은 앤틀러코리아 합류로 실현되지 못했지만, 장 파트너는 “창업 팀과 함께 호흡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실제 창업한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털어 놨다.
“그만큼 앤틀러의 스타트업 제너레이터 프로그램이 잘 설계돼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창업자들과 함께하고 있고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창업과 다른 점이 있지만, 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구조로 돌아가며 동기부여 측면에서 굉장히 잘 설계가 돼 있어요.”
스타트업 제너레이터 프로그램 2기팀부터 시작된 동행은 어느새 5기의 끝이 보이고, 올해는 다시 6기와 7기가 예정돼 있다. 그렇게 창업자 모집과 다양한 네트워킹 활동, 부트캠프, 마스터클래스, 트랙아웃과 투자심사를 거치는 과정을 반복하며 매 기수마다 순간순간 쌓여간 기억이 어느새 꽤 된다.
“기수마다 인베스터 데이가 끝나면 창업자들과 자축하는 자리를 갖거든요. 그 자리에서 파트너들이 돌아가며 소회를 말하는 순간이 제일 먼저 생각나네요. 제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있는 순간은 각 팀들에게 중요한 변화가 만들어 질 때예요. 보통 코칭을 할 때 종종 그런 순간들을 마주하게 돼요. 각 팀의 아이디어를 발전 시키는 과정에서 나왔던 가능성들 중에 그냥 스쳐갔던 것을 짚어주고 그것이 실제 사업화되는 순간, 원래는 그냥 사라졌을 기회가 스타트업으로 탄생하게 되는 케이스를 경험할 때죠.”
그러나 한편으로 경계하는 부분도 적지 않다. 각자의 인생을 걸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창업자들에게 진심을 담아 마음을 쏟지만, 조언을 할 경우에는 불필요한 부분은 최대한 거른 후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를 따져본다고. 장 파트너는 스스로를 ‘공격적인 스타일은 아니다’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제가 필요한 말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창업자들에게 쉽게 여겨지는 조언으로 전달되는 것이 정말 싫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말로는 그렇게 할 수 있지’처럼 그냥 듣기 좋은 말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 해요. 그저 말하는 것은 쉽지만 실행하는 것은 정말 어렵거든요. 대신 서로 시간을 써가며 고민을 듣고 조언을 했을 때 ‘아, 팀원들과 다시 한 번 논의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으면 하죠. 그런 측면에서 제 고민은 ‘이 사람이 실행하게 하려면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에 집중되는 편이예요.”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며 개선한다
앤틀러에서 다양한 창업자들과 부대끼며 지낸 시간으로 인해 장 파트너 역시 이전과 다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우선 꼽는 것은 이전보다 더 늘어난 업무량이다. 하지만 지친 기색은 없다. 그녀는 오히려 “앤틀러에서 또 한 번의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며 웃음 지었다.
“저는 늘 일하는 것을 좋아했고, 또 굉장히 많이 한다고 생각했어요. 여담이지만 결혼 소식을 주변에 알렸을 때도 ‘너는 일하고 결혼하는 줄 알았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였죠(웃음). 그런데 앤틀러에 조인한 이후 이전의 제 업무량을 경신한 것 같아요. 창업자들과 밤에 통화하거나 새벽에 미팅하는 일은 다반사가 됐죠. 물리적으로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에 더해 지난 2년간 투자자로서도 많이 성장했다고 느껴요. 매번 새로운 기수를 맞이할 때마다 1500명의 지원서를 받고 수백명을 인터뷰하고, 그 중 80~100명을 선발해 20~30개의 팀을 만들고, 또 피칭을 통해 10~15개 팀에 투자를 하고 있어요. 그 과정이 6개월마다 반복되고 있죠. 또 기수가 끝날 때 마다 파트너들과 굉장히 열심히 회고를 하고요. 그 과정에서 적잖이 노하우가 생기는 것 같아요.”

진화하는 생물처럼 앤틀러의 프로그램도 그런 과정을 거쳐 발전하고 있다. 장 파트너에 따르면 방식은 스타트업과 다르지 않다. 가설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검증하며 개선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매번 여전히 배워야 할 것이 많고 늘 새로운 도전이라는 깨달음을 얻는다고 한다.
“스스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좋을 때도 있고 한편으로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다는 깨달음을 얻기도 해요. 흥미로운 점은 데이터가 점점 쌓이며 그것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거예요. 거기서 나오는 인사이트가 굉장히 강력해요. 덕분에 앤틀러가 갈 길은 아직 멀지만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밀도 있게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장재희 파트너는 강지호·정사은 파트너를 비롯해 10여명의 매니저로 구성된 앤틀러 팀과 함께 매 기수별 멘토링 결과와 창업자들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기록해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적은 ‘성공적인 초기 창업의 케이스’를 찾기 위함이다. 이러한 데이터와 성과는 새로운 기수의 창업자들에게 시행착오를 줄여 주는 가이드가 된다.
냉정과 열정 사이 그 어디쯤, 밸런스를 맞추려 노력해
많은 창업자를 만나 지원을 하고 기대치를 넘어서는 팀이 결성 될 때면 보람을 느끼지만, 때론 아쉬웠던 사례들도 적지 않다. 장 파트너는 “끝내 투자를 하지 못한 팀들에게 제일 아쉬움을 느낀다”며 말을 이어갔다.
“6개월의 기간 동안 선발된 창업자들이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만 출발선은 다 달라요. 하지만 뒤에서 출발한 사람도 자신과 맞는 공동창업자를 만났을 때는 엄청난 추진력으로 사업성을 검증해 투자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죠. 반면 정말 투자하고 싶었지만, 결국 유의미한 사업적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해 투자하지 못하는 팀들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팀들도 포기하지 않으면 재도전 기회가 지속적으로 주어집니다.”
실제로 1기에 참여했던 한 창업자의 경우 2년 가까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사업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결국 투자를 받는 사례를 만들어 냈다고. 장 파트너는 “그런 사례를 보며 앤틀러가 추구하는 가치를 새삼 되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저희가 창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당신이 포기하지 않으면 앤틀러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한번 앤틀러코리아 제너레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창업자라면 설령 투자를 받지 못했다 해도, 그 기수의 프로그램이 끝난 후라도 언제든 찾아와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상의하겠다고 하면 절대 거절하지 않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파트너님 누구도 마찬가지예요. 이미 저희가 직접 선발해 6개월 동안 함께 해본 분들이니까요. 그렇게 찾아오는 창업자 분들도 그 경험이 있기에 저희에게 오셔서 투자 받고 싶어 한다고 생각해요.”
문득 멘토링을 진행할 때의 파트너 별 스타일, 또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의 합의 방식이 궁금해졌다. 세 명의 파트너의 의견이 항상 일치할 수는 없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가령 강지호 파트너의 경우는 창업자의 인터뷰에서 종종 ‘굉장히 독려하는 스타일’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정사은 파트너나 장재희 파트너 역시 나름의 스타일이 있다. 결이 다른 세 파트너가 의견을 조율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의 답은 정해져 있다는 듯 즉시 돌아왔다.
“강지호, 정사은 파트너님과는 의견을 조율할 때는 정말 일적으로만 접근하면 돼요. 불필요하게 감정이 얽힐 일이 없어요. 물론 저희도 이견이 있어요. 당연하죠. 하지만 암묵적이지 않고 명확해요. 어떤 기준으로 논의를 할지 고민할 것 없이 일과 가치에 중심을 두는 방식이 정해져 있으니 굉장히 편하죠. 반대 의견이 있을 때는 편하게 말해요. 서로가 불필요한 오해를 안 한다는 믿음이 있으니까요. 사실 저희 세 파트너 모두 굉장히 다른 성격이긴 해요(웃음). 두 분이 특히 다르시고 저는 그 중간 어디쯤에 있다고 하죠. 그래서 더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봐요. 물론 시행착오도 많이 겪어요. 그럼에도 그것을 깨달았을 때 빨리 제자리로 돌아와 새로운 방향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만 있으면 되죠. 이는 저희 창업자 분들에게도 권하는 방식이예요.”
그러면서 장 파트너는 밸런스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투자심사를 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파트너도 사람인 이상 극단적이거나 감정적이 되는 순간이 있게 마련지만, 나머지 파트너들이 제자리로 올 수 있게 돕는 다는 것이다. 장 파트너는 “그런 점에서 냉정해 진다는 것은 결국 밸런스를 잘 잡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투자사 전체 팁스 선정 성과, 시작부터 글로벌 강조해

지난해 6월 장재희 파트너가 주도적으로 기획해 개최된 ‘앤틀러 이노베이션 포럼(Antler Innovation Forum)’도 기억에 남는다. 이는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투자하는 펀드 매니저들을 한 자리에 모아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투자자와 창업자간 교류를 촉진할 목적으로 개최됐다. 당시 행사는 전 세계 30개 도시에서 투자하고 있는 앤틀러의 펀드매니저 80명과 한국 창업자, 투자자 300명이 모여 인사이트를 나누고, 교류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장 파트너는 행사 기획 과정과 투자자들에게 요청한 내용을 설명하며 ‘개인적인 미션’을 언급하기도 했다.
“행사를 기획하며 한국 창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을 조사해 미국, 중동, 유럽,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저희 파트너들과 투자자들을 초청했어요. 그리고 한국 창업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세션을 구성해 줄 것, 현지 얼리 스테이지의 지형이 어떻게 돼 있는지와 해당 지역 시장에 들어갈 때 알아야 할 것들을 알려주고, 현장에서 창업자들의 질문에 답해달라는 것 등을 요청했죠. 전 VC에 몸담으면서부터 한국의 훌륭한 창업자들, 스타트업들이 해외로 확장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개인적인 미션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난 행사는 그런 미션에 굉장히 부합했던 경험이었어요.”
실제 그녀를 비롯한 앤틀러 파트너들은 창업 팀이 만들어 질 때마다 시작부터 글로벌 멀티마켓을 공략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주문하고 있다. 여기에는 앤틀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전폭적인 지원이 약속돼 있다.

“저희 창업자들에게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해외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손을 뻗으라고 이야기해요. 저희는 창업자가 원하기만 하면 적절한 투자자나 조언을 구할 현지 파트너를 연결해 줘요. 또 앤틀러에는 전 세계 어느 파트너에게라도 DM을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요. 저 역시 한국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해외 창업자에게 투자자를 소개해 달라는 DM을 받기도 해요. 즉 창업자가 의지만 갖고 있다면 앤틀러 플랫폼은 정말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죠.”
한편 오늘 인베스터 데이에 나서는 4기 팀은 이전과 다른 성과를 내기도 했다. 바로 모든 팀이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는 팁스(TIPS)에 선정된 것이다. 장 파트너에 따르면 모든 파트너들이 초심으로 돌아가 각 팀들과 함께 준비한 결과다.
“그 정도로 준비하는 하우스(투자사)가 많지는 않겠지만, 저희는 할 거면 제대로 하자는 생각에 세 파트너들 모두가 관여해 열심히 준비했어요. 정부 지원금을 받아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하려면 어떤 과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초반에 공들여 제대로 만들어 놓자는 생각이었죠.”
앤틀러코리아의 성과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앞선 기수들의 후속 투자 소식이 하나 둘씩 이어지고 있고, 글로벌에서 성과를 내는 팀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투자 환경이 어렵다는 현실은 장 파트너 역시 체감하고 있다고. 인터뷰 말미, 장 파트너는 “이런 시기 일수록 투자하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되는 훌륭한 스타트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앤틀러코리아의 올해 계획을 이야기했다.

“저희 포트폴리오사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은 이익을 남기지 않으면 투자를 받기가 어려워지는 구조로 가고 있다는 거예요. 투자자 입장에서도 투자가 도박이 되면 안되죠. 왜 투자하는지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가 분명 있어야 해요. 저는 그런 사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점에서 앤틀러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하고 있는 역할을 새삼 고민하고 있어요. 결국 앤틀러의 역할은 양적, 질적 측면에서 투자할만한 딜을 제대로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앤틀러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거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앤틀러가 하는 일을 업계 대내외에 지속적으로 알리고 저희 포트폴리오사들이 후속 투자를 받게 하고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까지 진출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와 다른 파트너 분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앤틀러의 지평을 넓히는 일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