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키운 아프리카 사이버범죄…피해액 두 배 넘고 다크웹 거래도 급증

아프리카 36개국 분석…2025년 피해액 4억8400만달러·피해자 8만7000명
보고된 사이버범죄 55%에서 AI 활용…피싱 자동화·딥페이크·합성 신원 악용
S2W, 인터폴 보고서 분석 참여…아프리카 관련 다크웹 콘텐츠 전년 대비 62% 증가 확인

아프리카 지역에서 사이버범죄 피해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이 공격의 자동화와 정교화를 촉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보고된 사이버범죄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AI가 일정 수준 사용됐으며, 금전 피해액과 확인된 피해자 수도 전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빅데이터 분석 AI 기업 에스투더블유(S2W)는 인터폴(INTERPOL)이 최근 공개한 ‘2026 아프리카 사이버위협 평가 보고서(African Cyberthreat Assessment Report 2026)’ 제작에 민간 부문 파트너로 참여해 사이버범죄 동향 분석을 위한 데이터와 인텔리전스를 제공했다고 12일 밝혔다.

보고서는 영국 외무·영연방·개발부(FCDO)가 지원하는 ‘아프리카 사이버범죄 공동 작전(AFJOC)’의 일환으로 작성됐다. 아프리카 36개 인터폴 회원국 법 집행기관의 설문 데이터에 S2W와 마스터카드, 포티넷, 섀도서버재단, 트렌드AI 등이 제공한 텔레메트리 데이터와 위협 인텔리전스를 결합해 분석했다.

피해액 1억9200만달러→4억8400만달러…AI가 공격 속도·규모 키웠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보고된 사이버범죄 피해액은 2024년 1억9200만달러에서 지난해 4억8400만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확인된 피해자 수도 3만5000명에서 8만7000명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아프리카에서 보고된 사이버범죄의 55%에는 AI가 일정 수준 활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격자들은 피싱 캠페인을 자동화하거나 딥페이크를 이용해 다른 사람을 사칭하고, 금융 사기에 사용할 합성 신원을 생성하는 데 AI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AI가 사이버공격의 속도와 범위를 확대하는 동시에 수법을 더욱 정교하게 만드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닐 제튼(Neal Jetton) 인터폴 사이버범죄국장은 “사이버범죄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중대한 위협 중 하나로 부상했다”며 “AI는 사전 정찰과 피싱부터 협박과 추적 회피에 이르기까지 사이버공격의 전 단계를 자동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간 협력을 통해 사이버범죄 인프라를 식별하고 무력화하며 해체할 수 있다는 사실 역시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2W가 들여다본 다크웹…아프리카 관련 콘텐츠 1년 새 62% 증가

이번 분석에서 S2W는 자사가 보유한 AI 기반 빅데이터 수집·분석 기술을 활용해 다크웹 포럼에서 아프리카와 관련된 콘텐츠를 식별하고 분류했다.

그 결과 관련 콘텐츠 규모는 전년 대비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크웹에서 확인된 정보에는 신분증을 비롯해 SIM 카드 PIN, 은행 계정 인증 정보, 모바일 금융 계정 정보 등이 다수 포함됐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과거 발생한 침해 사고나 피싱 캠페인, 침해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유출된 정보로 파악됐다. 온라인 공간에서 탈취한 개인·금융 정보가 다크웹을 거쳐 다시 다른 범죄에 활용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S2W는 인터폴이 운영하는 민관협력 프로그램 ‘게이트웨이 이니셔티브(Gateway Initiative)’의 한국 유일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온라인 사기가 국경 넘어 다른 범죄로…민관 정보 공유 중요성 커져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사이버위협은 역내 문제에 머물지 않고 초국가적 범죄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국가로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서아프리카를 아프리카 지역과 글로벌 범죄 생태계를 연결하는 지점으로 평가했다. 온라인 사기가 단독 범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범죄와 결합하고, 관련 조직 역시 국경을 넘어 활동 영역을 넓히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나이지리아 기반 국제 마약 조직이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을 이용해 한국인 등을 마약 운반책으로 포섭한 사례를 공개한 바 있다.

이처럼 사이버범죄와 오프라인 범죄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각국 법 집행기관 간 정보 공유와 함께 민간이 확보한 데이터와 분석 기술을 활용해 범죄 인프라를 조기에 찾아내는 공조 체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서상덕 S2W 대표는 “S2W는 인프라와 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사이버공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개발도상국의 범죄 실태를 면밀히 분석하고, 각국 법 집행기관이 치안 공백을 메우는 데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양질의 인텔리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AI 기반 글로벌 데이터 수집 및 분석 기술을 지속 고도화해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안보 위협의 신호를 신속하게 포착하며 초국가적 범죄 대응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재엽 기자

anihil@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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