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현장의 인력난 해법 찾은 메타파머스, 다목적 로봇 기술로 30억 투자금 확보

농촌 고령화로 인한 심각한 일손 부족 문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를 기술로 해결하려는 국내 스타트업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대 혁신설계 및 통합생산 연구실에서 로봇 기술을 연구하던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메타파머스가 최근 투자 시장에서 3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번 자금 조달에는 초기 단계부터 회사를 지켜본 옥타곤벤처파트너스가 주도적 역할을 맡았고, 여기에 퓨처플레이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함께 참여하면서 프리시리즈A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옴니파머 온실 운영 현장. (사진=메타파머스)

메타파머스가 개발하고 있는 '옴니파머'는 기존 농업 로봇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한다. 대부분의 농업 자동화 장비가 특정 작물이나 단일 작업에 특화된 것과 달리, 이 회사의 로봇은 하나의 기계로 여러 종류의 농작업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과일과 채소를 따는 수확 작업부터 시작해서, 꽃가루를 옮기는 수분 작업, 상품성 있는 농산물을 골라내는 선별 과정, 그리고 병충해나 생육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예찰 업무까지 모두 소화해낸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규화 메타파머스 대표. 이 대표는 앞서 테크42와 인터뷰를 통해 “사람 대신 로봇이 농사를 짓는 시대를 선도 할 것”이라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사진=테크42)

이러한 다재다능함의 핵심은 상황에 따라 교체할 수 있는 그리퍼 시스템과 인공지능 기반의 시각 인식 기술에 있다. 로봇은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작물의 익은 정도를 판단하고, 장애물을 스스로 피하면서 작업을 수행한다. 작업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는 계속 학습되어 시간이 갈수록 정확도와 효율성이 향상되는 구조다. 딸기, 오이, 토마토, 파프리카, 사과 등 과채류 전반에 적용 가능하며, 유리온실이나 수직 농장은 물론 향후에는 일반 노지 환경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사례도 적지 않다.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에서 농업 기술 부문 혁신상을 받았고, 그 외에도 여러 국제 대회에서 수상 실적을 쌓았다. 더 나아가 정부 기관인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작물 생육을 예측하는 AI 모델 기술을 이전받아 자체 시스템에 통합하는 작업도 마쳤다. 현재는 농협을 비롯한 대형 농장 여러 곳과 정부가 조성한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실제 환경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 예정이다.

이규화 대표는 "단순히 국내 농업 문제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농촌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로봇 기술이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확보한 투자금은 AI 비전 시스템과 로봇 제어 알고리즘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는 데 우선 투입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 출시 준비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테크42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사람 대신 로봇이 농사를 짓는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투자사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시드 단계부터 메타파머스에 투자해온 옥타곤벤처파트너스의 나기문 파트너는 "실험실이 아닌 실제 농장 환경에서 작동하는 농업용 물리적 AI를 만드는 팀은 흔치 않다"며 "범용성 있는 로봇 플랫폼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국내외 농업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을 지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투자자로 합류한 퓨처플레이의 전아람 수석심사역은 "농업 자동화는 작물마다, 작업마다 변수가 워낙 많고, 농촌 지역의 열악한 통신 인프라 때문에 클라우드가 아닌 로컬 환경에서 모든 연산을 처리해야 하는 고난도 작업"이라며 "메타파머스는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과 그리퍼 기술을 통해 농업 특화 데이터 수집 체계를 구축했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작물과 작업으로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기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재엽 기자

anihil@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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