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쓰느냐"는 옛말…에이전틱 AI, 기업 인프라로 '편입'

자율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실제 시스템을 직접 조작하는 에이전틱 AI가 기업 운영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를 굳혔다.

글로벌 대기업의 80%가 이미 운영 단계에 진입했고, 한국 소비자의 절반은 AI가 대신 물건을 사주는 것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에이전틱 AI는 생성형 AI와 다르다. 사용자가 목표만 제시하면 계획 수립부터 외부 시스템 호출, 실행, 결과 검증까지 자율로 처리한다. 단순히 답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하고, 다른 AI 에이전트에 작업을 넘기는 '실행 주체'다.

글로벌 기업들의 도입 속도는 예상을 앞질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25년 11월 자사 원격 측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포춘 500 기업의 80%가 코파일럿 스튜디오 또는 에이전트 빌더를 통해 실제 운영 중인 AI 에이전트를 구축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에이전트 ‘산업별 활용 지표'(출처=마이크로소프트)

최근 28일 내 실제 활동 기록이 확인된 '운영 에이전트' 기준으로, 단순 파일럿과는 구별된다. 크루AI가 매출 1억 달러(약 1,385억 원) 이상 대기업 500곳의 C레벨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전원이 2026년 에이전틱 AI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중 74%는 에이전틱 AI 도입을 '핵심 전략 과제'로 규정했다. 도입 기업들은 운영 비용 30% 절감과 업무 효율 25~40% 향상을 보고했으며, 도입 기업의 88%가 긍정적인 투자 수익률을 달성했다.

국내 소비자의 반응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크리테오가 9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 소비자의 38%가 에이전틱 AI 사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향후 1년 내 사용 의향을 밝힌 비율도 45%에 달했다.

브랜드·가격·구매 채널을 미리 설정해둔 상황에서 AI가 상품을 대신 구매하는 것에 대해 50%가 '편하다'고 응답했다. 결제 단계까지 AI에 위임할 수 있다는 심리적 수용이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AI 챗봇이 유용하다는 응답은 61%였으며, 10명 중 4명은 AI 챗봇 경험이 해당 브랜드의 인식이나 충성도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에이전틱 AI가 단순 기능을 넘어 브랜드 경험 자체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플랫폼 주도권 경쟁은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에이전틱 AI 파운데이션을 공동 설립하고 앤트로픽의 MCP를 오픈소스 표준으로 공개하며 생태계 선점에 나섰다.

기업용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점유율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생태계가 선두를 지키는 가운데 오픈AI API가 25.7%로 2위, 앤트로픽은 올해 초 처음 집계에 등장해 5.7%를 기록했다.

세일즈포스·AWS·구글도 자체 플랫폼으로 가세한 상태며, 개발자 생태계에서는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인 랭그래프(LangGraph)와 크루AI가 빠르게 세를 확장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블랙스톤·골드만삭스 등의 투자를 받아 중견기업 대상 기업용 AI 서비스 전담 법인을 별도 설립, 클로드를 기업 핵심 운영 시스템에 통합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업 IT 의사결정의 기준은 이미 이동했다. "AI를 도입했느냐"는 더 이상 경쟁력의 척도가 되지 않는다. 어떤 에이전트를 얼마나 정교하게 운영하느냐가 앞으로의 격차를 만든다. 한국 기업들이 이 전환에 얼마나 빠르게 올라탈 수 있을지가 남은 과제다.

정재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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