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양심이냐, 군사력이냐"…앤트로픽, 펜타곤 '블랙리스트' 지정에 정면 소송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미국 국방부(펜타곤)를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자사를 국가 안보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한 조치가 위헌이라는 주장이다.

앤트로픽은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하고, 펜타곤의 차단 목록 등재 처분을 즉각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소장에서 앤트로픽은 "이번 조치는 전례 없고 불법적인 보복 캠페인"이라며 "헌법은 정부가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 보호받는 언론 활동을 이유로 기업을 처벌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수정헌법 제1조(언론 자유)와 제5조(적법 절차) 위반을 동시에 주장한 것이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2025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펜타곤은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 'GenAI.mil' 구축 협상 과정에서 앤트로픽에 AI 시스템의 안전장치 일부 제거를 요구했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로 자율 무기 개발 지원 여부와 대량 감시 활용 허용 여부였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이를 단호히 거부했고, 지난 2월 27일 최후 통첩 기한이 지나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피트 헥세스 국방장관은 즉각 '공급망 위험' 지정을 선언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모든 연방 기관에 앤트로픽 사용 중단을 명령했다. 2억 달러 규모의 정부 계약도 파기됐다.

앤트로픽 측은 "사법적 심사를 구하는 것이 국가 안보를 위해 AI를 활용하겠다는 우리의 오랜 약속을 바꾸지는 않는다"며 "이는 우리 기업과 고객, 파트너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한편 혼란의 틈새에서 경쟁사 오픈AI는 재빠르게 움직였다. 앤트로픽이 사실상 축출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펜타곤과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샘 알트만 CEO은 계약서에 "미국 시민에 대한 국내 감시 금지" 조항을 명문화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픈AI 내부에서도 균열이 생겼다. 로보틱스 하드웨어 부문장 케이틀린 칼리노프스키가 이 계약에 반발해 지난 7일 사임한 것이다. 그는 X(구 트위터)에 "사법적 감독 없는 미국인 감시와 인간의 승인 없는 치명적 자율성은 더 깊은 숙고가 필요했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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