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실제 업무에 도입하기 시작했지만, 일부 실험을 넘어 전사적인 운영 체계로 확장한 곳은 아직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I 자체를 도입하는 것보다 기존 데이터와 시스템, 업무 프로세스를 연결하고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운영 구조를 갖추는 것이 에이전틱 AI 확산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아이패스(UiPath)는 매출 10억 달러 이상, 직원 1000명 이상 기업의 최고경영진과 IT 실무자 5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조사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조사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인도·싱가포르에서 지난 5월 25일부터 6월 8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AI가 기업 업무 전반에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31%에 그쳤다. AI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 가운데 일부 팀에 한정해 도입했다는 응답은 35%, 소규모 실험 중심의 파일럿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응답은 11%였다.
에이전틱 AI를 실제 기업 운영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는 기술 도입 자체보다 기존 기업 시스템과의 연결 문제가 두드러졌다.
배포 최적화의 가장 큰 장애물로는 응답자의 38%가 ‘데이터 품질과 준비도’를 꼽았다. 기존 워크플로우·시스템과 에이전틱 AI를 통합하는 문제도 37%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거버넌스와 컴플라이언스를 과제로 지목한 응답자는 33%였다.
유아이패스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AI 에이전트를 개별적으로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기업 단위 확장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와 시스템, 기존 업무 흐름, 사람과 AI 에이전트를 하나의 프로세스 안에서 연결하는 ‘비즈니스 오케스트레이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조사에서는 오케스트레이션 역량을 기업 전반에 완전히 적용했다고 답한 응답자의 89%가 에이전틱 AI 구현 성과가 투자수익률(ROI) 기대치에 부합하거나 이를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업무 변화도 나타났다. 오케스트레이션 적용에 따른 효과로 51%가 직원들이 더 가치가 높은 업무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늘었다고 답했다. 애플리케이션 간 통합이 확대됐다는 응답은 47%, 업무 흐름에 대한 관리·감독이 개선됐다는 응답은 44%였다. 고객 대응력 개선과 복잡한 워크플로우 자동화는 각각 42%, 37%로 조사됐다.
라구 말파니(Raghu Malpani) 유아이패스 최고제품기술책임자(CPTO)는 에이전틱 AI를 실험에서 기업 단위 운영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데이터와 통합, 거버넌스 문제가 ROI 확보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에이전틱 AI가 가장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지점을 파악한 뒤 데이터·시스템·워크플로우·사람·에이전트를 연결하는 비즈니스 오케스트레이션 계층에 집중해야 한다”며 “거버넌스와 컴플라이언스 역시 안전장치로 내재화해야 기업 전반으로 AI를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의 업무 참여 범위는 앞으로 더 넓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응답자의 36%는 향후 12개월 안에 AI 에이전트가 기업 워크플로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이 AI 적용을 집중할 업무 유형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응답자의 52%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움직이는 정적 프로세스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동적 프로세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워크플로우’에 AI를 적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AI 에이전트 확대에 필요한 운영 기반은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케스트레이션이 전체 워크플로우에 완전히 내재화돼 있다고 답한 조직은 29%에 불과했다.
유아이패스는 AI 에이전트 활용이 늘고 업무 프로세스가 복잡해질수록 개별 에이전트의 성능뿐 아니라 여러 시스템과 자동화 도구, 사람의 역할을 함께 조정하는 운영 체계가 기업의 AI 확장 여부를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