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역풍 맞은 ‘삼성전자’가 붙잡은 ‘테슬라 구명줄’

[AI요약] 삼성전자는 이달 초 발표한 실적 전망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부진한 실적을 경고했지만, 예상됐던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는 어려움에 처한 기업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최근 테슬라와 약 22조원 규모의 신규 칩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기업의 실적 전망을 밝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초기에 HBM의 잠재력을 간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지=삼성전자)

AI 칩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테슬라가 던진 구명줄을 붙잡았다.

최근 AI 칩 경쟁에서 고전하면서 이익이 급감한 삼성전자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로이터, CNN 등 외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며 칩 부문을 장악하는 동시에 대만 TSMC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가 AI 붐을 조기에 포착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시장 점유율 하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0조4,000억원에서 55% 급감한 4조7000억원을 기록했지만,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소폭 증가했다. 그동안 전체 이익의 3분의 2를 차지했던 현금창출 부문의 영업이익은 4월부터 6월까지 전년동기대비 거의 94%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의 원인을 재고 가치 조정, 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의 낮은 가동률, 그리고 기업의 주요 시장인 중국으로의 첨단 AI 칩 수출 규제에 따른 미국의 지속적인 영향으로 보고 있다.

한국 최대 대기업인 삼성전자는 어떻게 최근의 위기를 맞게 됐을까.

외신은 최근 몇 년간 주요 수익원인 데이터 저장을 위한 메모리 칩과 데이터 처리 및 연산을 위한 로직 칩 제조 부문에서 심각한 역풍을 맞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메모리 칩 부문에서 업계를 선도했지만,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같은 경쟁사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그 여파가 컸다. 단기 데이터 저장에 사용되는 DRAM 메모리 칩을 여러 겹 쌓아 올린 HBM은 엔비디아와 AMD 같은 기업들이 개발한 AI 프로세서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로직 반도체 사업은 최첨단 칩 기술과 시장 점유율 모두에서 업계 선두주자인 TSMC에 뒤처져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DRAM 시장 1위에 올랐고, TSMC는 로직 칩 시장 점유율 68%를 기록하며 삼성의 8%를 크게 앞지르는 등 지배력을 확대했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어려움 상황은 AI 수요 급증을 예측하지 못한 기업 경영진의 일련의 ‘실수’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크다.

삼성전자가 다가올 AI 혁명을 늦게 인식하고 다른 제품과 기술에 투자했지만, 돌이켜보면 그다지 좋은 투자가 아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초기에 HBM의 잠재력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HBM 수요의 약 80%를 차지하는 엔비디아에 최첨단 고대역폭 메모리 제품을 공급하는 기회를 놓쳤다. 삼성전자의 해당 제품은 엔비디아의 성능 테스트에서 여러 차례 실패했지만, 향후 두 달 안에는 테스트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지난 6월에 AMD와 브로드컴으로부터 주문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지만,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이미 고객에게 더욱 진보된 메모리 칩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한때 TSMC와의 경쟁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삼성의 로직 칩 사업 또한 압박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몇 년간 수백억 달러의 투자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첨단 칩에 대한 의미 있는 주문을 확보하지 못해 설비 가동률이 저조한 상태다.

증권사 CLSA의 분석에 따르면, 작년 삼성전자의 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이 5조6천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수치는 올해 6조6천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라고 불리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구동하는 AI4 칩을 테슬라에게 공급하고 있다. (사진=테슬라)

이러한 가운데 테슬라가 삼성전자에 ‘구명줄’을 던졌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용 신규 칩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와 165억달러(약 22조8838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번 계약 소식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6.9% 이상 급등하며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현재 완전 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라고 불리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구동하는 AI4 칩을 삼성전자에게 공급받고 있지만, AI5 칩 생산은 TSMC에 위탁한 것으로 알려진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삼성전자의 텍사스 신규 공장은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에 전념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테슬라가 제조 효율 극대화를 지원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X 게시글을 통해 밝혔다.

산지브 라나 CLSA 한국 리서치 책임자는 “삼성전자의 테슬라 프로젝트 양산은 2027년까지 시작되지 않지만, 이번 계약은 시장 심리를 개선하는 동시에 기업의 큰 자신감을 의미한다”며 “삼성전자 경영진이 지난 12~15개월 동안 사업 구조조정을 많이 진행했기 때문에 이제 문제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올 하반기부터 기업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한수 기자

hans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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