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사이트①] “AI 퍼스트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조건”… 샘 올트먼·게이츠 만난 앤디 색의 경고

‘AI 최전선’ 공동 저자 앤디 색 인터뷰 “이번 변화는 클라우드·모바일과 다르다”
오픈AI CEO·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링크드인 공동 창업자와의 대화로 본 AI 전환
상위 5%와 하위 95%, 이미 벌어지기 시작한 기업의 새로운 격차

편집자 주

AI는 이제 기술 부서의 도입 과제가 아니라, 기업 전체의 생존 전략이 됐다. 생성형 AI의 확산은 업무 효율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조직 운영체계, 고객 경험, 수익모델, 시장 경쟁의 규칙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술의 등장이 아니라, 그 변화에 기업이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다. 테크42는 ‘AI 인사이트’ 시리즈를 통해 ‘AI 최전선(AI First: The Playbook for a Future-Proof Business and Brand)’ 공동 저자인 앤디 색(Andy Sack)과 애덤 브로트먼(Adam Brotman)의 인터뷰를 총 4편으로 나눠 소개한다. 두 저자는 스타트업 투자, 액셀러레이션, 브랜드 전략, 디지털 전환과 대기업 혁신 현장을 두루 경험한 실무형 리더들이다. 이들은 샘 올트먼, 빌 게이츠, 리드 호프먼, 이선 몰릭 등 AI 시대를 움직이는 인물들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왜 지금 ‘AI 퍼스트’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조건이 됐는지, 그리고 어떤 기업이 다음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인지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


'AI 최전선' 공동 저자 앤디 색(Andy Sack).

샘 올트먼(오픈AI CEO),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먼(링크드인 공동 창업자), 이선 몰릭(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 무스타파 술레이만(당시 인플렉션 AI 최고경영자, 현 마이크로소프트 AI CEO). 생성형 AI 시대의 방향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들이다. 기술을 만들고, 산업을 재편하고, 기업의 의사결정 방식을 바꾸는 이 혁신가들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고, 그 공통된 문제의식을 기업 전략의 언어로 다시 정리한 인물이 있다. ‘AI 최전선’ 공동 저자 앤디 색(Andy Sack)이다.

AI 최전선

앤디 색은 기술, 금융, 벤처캐피털 분야에서 25년 넘게 활동해 온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대부이자 투자자다. 사티아 나델라 CEO 체제의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컨설턴트로 활약하며 디지털 전환(DX)을 주도했다. 기술 액셀러레이터인 테크스타스 시애틀의 매니징 디렉터로서 리미틀리(Remitly), 집라인(Zipline) 등 유니콘 기업의 초기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세 개의 기술 회사를 공동 설립해 뉴욕타임스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매각한 바 있다. 현재 애덤 브로트먼과 포럼3를 공동 설립해 글로벌 브랜드들이 새로운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공동 저자 애덤 브로트먼(Adam Brotman) 역시 포럼3 공동 창업자 겸 공동 CEO이자 스타벅스 초대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 모바일 결제와 로열티 플랫폼 구축을 이끈 디지털 전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즉 ‘AI 최전선’은 AI 업계 바깥에서 훈수를 두는 관찰자의 책이 아니라, 브랜드 전략과 디지털 전환, 스타트업 생태계와 대기업 혁신을 모두 경험한 두 실무형 리더가 함께 쓴 책에 가깝다.

이들이 던지는 문제의식은 명확하다. AI는 더 이상 한 부서의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나 유행처럼 지나갈 신기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업은 이제 AI를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AI를 중심으로 조직을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특히 앤디 색은 이번 테크42와의 인터뷰에서 샘 올트먼과의 대화가 어떻게 ‘AI 최전선’ 집필의 직접적 계기가 됐는지, 왜 이번 AI 전환이 과거 클라우드·모바일 전환과 본질적으로 다른지, 그리고 왜 이미 기업 간 새로운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는지를 설명했다. 그의 핵심 진단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AI 퍼스트(AI-first)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조건이라는 것이다.

샘 올트먼과의 대화, “이건 생존의 문제였다”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를 이끄는 주요 혁신가들. (왼쪽 위 첫 번째부터 시계 방향) 리드 호프먼(LinkedIn 공동 창업자), 이선 몰릭(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 무스타파 술레이만(Microsoft AI CEO), 빌 게이츠(Microsoft 공동 창업자), 샘 올트먼(OpenAI CEO). (이미지=AI로 생성)

앤디 색은 책을 쓰게 된 직접적인 출발점을 지난 2023년 10월 오픈AI에서 샘 올트먼과 나눈 대화에서 찾았다. 그는 “이미 브랜드의 AI 전략과 전환을 다루는 일을 하고 있었지만, 그 만남은 ‘이 변화의 규모를 다시 보게 만든 사건’이었다”고 돌이켰다.

“애덤과 나는 샘 올트먼과 나눈 대화를 통해 비즈니스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뀌었어요. 샘은 오늘날 마케터들이 에이전시나 크리에이티브 전문가에게 맡기는 일의 95%를 AI가 손쉽게, 거의 즉시, 그리고 거의 비용 없이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죠. 또 범용인공지능(AGI)도 대략 5년 정도 남았다고 했어요. 우리는 그 미팅을 마친 뒤 길 건너편 놀이터에 가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방금 들은 이야기를 곱씹고 있었을 뿐이었죠.”

이들이 당황한 것은 단순히 놀랐기 때문이 아니라, 대부분의 기업 리더가 아직도 이 구조적 전환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집필 계기를 통해 앤디 색은 ‘AI 최전선’의 목적성을 둘러 말하는 듯했다. 즉 이 책은 AI가 얼마나 똑똑해졌는지, 어떤 모델이 더 좋은지를 비교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AI가 기업의 일하는 방식을 얼마나 급격하게 바꿀 수 있는지, 그런 상황에서 리더가 어떤 질문을 먼저 던져야 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앤디 색에게 이 책은 기술 설명서가 아니라 경영진을 위한 일정의 플레이북인 셈이다.

앤디 색은 'AI 최전선' 공동 저자인 애덤 브로트먼과 포럼3를 공동 설립해 글로벌 브랜드들이 새로운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당시 우리는 이미 브랜드들이 AI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포럼3를 만들고 있었지만, 그 대화를 통해 다가올 변화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그리고 대부분의 리더에게는 그 변화를 위한 플레이북이 없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어요. 바로 그 순간 이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했죠. 우리는 이미 AI를 다루고 있었지만, 그 대화를 통해 무엇이 다가오고 있는지의 스케일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대부분의 리더는 그 변화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었죠.”

앤디 색이 ‘AI 퍼스트’를 생존 조건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과거 클라우드와 모바일 전환도 산업 구조를 뒤흔든 중대한 변화였지만, 기업은 비교적 각자의 템포에 맞춰 적응할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앤디 색은 AI를 전혀 다른 양상의 변화로 봤다. 경쟁사가 AI 퍼스트 체제로 들어가는데 자사는 과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면, 단지 조금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 아예 다른 시대의 규칙으로 경쟁하게 된다는 것이다. 수십 년에 걸쳐 구축한 선도적 SaaS 플랫폼의 전체 코드베이스가 AI에 의해 일주일 만에 다시 만들어질 수도 있고, 다섯 명짜리 스타트업이 포춘 500대 기업 수준의 마케팅 산출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면, 기존의 조직 규모나 프로세스는 더 이상 안전판이 되지 못한다. 먼저 이해하고 움직이는 기업은 우위를 계속 축적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시간이 갈수록 따라잡기 어려워지는 구조가 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왜 이것이 생존 조건이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하고 싶네요. 이번 변화는 클라우드 전환이나 모바일 전환과는 다릅니다. 그때는 기업이 각자의 속도에 맞춰 도입해도 몇 년은 큰 문제없이 버틸 수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경쟁사는 AI 퍼스트인데 당신의 회사는 아니라면, 단지 뒤처지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다른 시대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셈이에요. 그래서 나는 이것을 생존 조건이라고 부릅니다.”

속도·범위·성격 모두 다르다… “이번 AI 전환은 전례가 없다”

앤디 색은 이번 AI 전환이 과거 기술 변화와 다른 이유를 세 가지 축으로 설명했다. 첫째는 기술의 성격 자체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클라우드와 모바일은 결국 ‘인프라 전환’이었다. 컴퓨팅이 어디서 이뤄지는지, 사용자가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바꿨지만, 기본적으로는 인간의 일을 돕는 도구였다. 그러나 AI는 다르다. 그는 이를 ‘전통적 의미의 소프트웨어와 다른 종류의 지능’이라고 표현했다.

“AI는 전통적인 의미의 소프트웨어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추론하고, 창조하고, 점점 더 행동까지 수행하는 새로운 종류의 지능에 가깝죠. 그래서 단순히 새로운 클라우드 플랫폼을 도입할 때와는 전혀 다른 조직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둘째는 속도다. 그는 과거의 기술혁명이 대체로 예측 가능한 확산 곡선을 따라갔다고 설명한다. 인터넷은 기술적으로 1969년 아파넷(ARPANET)에서 시작됐지만 1990년대 중반 브라우저 시대가 열리며 대중화됐고, 개인용 컴퓨팅 역시 이론적·기술적 기반이 축적된 뒤 PC 시대로 넘어오며 확산됐다.

클라우드 전환이 IT 부서의 의사결정으로, 모바일 전환이 서비스 조직의 문제로 비교적 좁혀질 수 있었다면, AI 전환은 전사 차원의 운영체계 재설계 문제로 올라온다. 따라서 AI 대응은 전담 조직 몇 명이 챗봇을 붙여 보는 실험으로 끝날 수 없고, 경영진 스스로가 기술을 사용해보고 조직 전반의 변화 방향을 판단해야 하는 사안이 된다. (이미지=AI로 생성)

하지만 AI는 챗GPT 출시 이후 약 2년 만에 멀티모달 추론과 에이전트 단계로 빠르게 이동했다. 그가 빌 게이츠와 나눈 대화도 이 인식을 강화했다. 앤디 색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이전의 기술 혁신과 달리 이번 변화는 뚜렷한 상한선이 없고 훨씬 더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샘 올트먼 역시 사람들이 적응해야 하는 속도 자체가 가장 두려운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AI는 성능 향상 속도 자체가 경영진의 의사결정 속도를 압박하는 기술이 됐다. 천천히 살펴본 뒤 뒤따라가도 되는 전환이 아니라는 얘기다.

셋째는 범위다. 클라우드가 주로 IT 조직에, 모바일이 고객 접점과 서비스 경험에 영향을 줬다면, AI는 조직 내 모든 지식노동 영역에 동시에 영향을 미친다. 마케팅과 영업은 물론 법무, 인사, 재무, 제품 개발, 전략까지 예외가 없다. 그래서 앤디 색은 AI를 특정 부서의 실험 과제나 전담팀 프로젝트로만 다루는 방식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는 이선 몰릭이 코로나19 시기의 전면 원격근무 전환을 예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선 몰릭은 필요한 조직 변화의 규모를 코로나19 시기와 비교했습니다. 모두가 하룻밤 사이 전면 원격근무를 하면 기업은 무너질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포춘 5000대 기업 가운데 그렇게 무너진 곳은 없었죠.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큰 조직적 유연성을 갖고 있었던 거죠.”

이 설명은 단순한 기술론이 아니다. 앤디 색이 실제로 강조하는 것은 기업의 대응 방식이다. 클라우드 전환이 IT 부서의 의사결정으로, 모바일 전환이 서비스 조직의 문제로 비교적 좁혀질 수 있었다면, AI 전환은 전사 차원의 운영체계 재설계 문제로 올라온다. 따라서 AI 대응은 전담 조직 몇 명이 챗봇을 붙여 보는 실험으로 끝날 수 없고, 경영진 스스로가 기술을 사용해보고 조직 전반의 변화 방향을 판단해야 하는 사안이 된다. 그가 이번 전환을 ‘생존 조건’이라고 규정하는 이유도 바로 이 점에 있다.

“기다리는 기업은 더 뒤처진다”… 이미 시작된 AI 격차

앤디 색이 여러 인터뷰이들과의 대화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한 것은 낙관론과 긴박감의 공존이었다. 빌 게이츠, 리드 호프먼, 샘 올트먼, 이선 몰릭, 무스타파 술레이만 모두 AI가 가능하게 할 미래에 기대를 걸고 있었지만, 동시에 대부분의 조직이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우려를 공유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앤디 색의 말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GPT-4를 처음 경험한 순간을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이전에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를 처음 봤을 때의 충격에 비유했다. 그는 GPT-4가 설명까지 곁들여 생물학 시험 문제를 푸는 모습을 보며 새로운 세계의 문턱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고 했고, 그만큼 조직이 더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리드 호프먼은 기업 안팎에 다수의 AI 에이전트가 존재하는 ‘AI 에이전트 유니버스’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앤디 색에게 가장 직설적으로 다가온 인물은 이선 몰릭이었다.

이선 몰릭이 던진 메시지는 ‘AI 최전선’이 말하는 ‘상위 5% 대 하위 95%’ 구도와 맞닿아 있다. 이미 일부 기업은 AI를 부서 단위 업무 보조가 아니라 조직 경쟁력을 재설계하는 수단으로 다루고 있지만, 다수의 기업은 여전히 위원회를 만들지, 어떤 툴을 도입할지, 어느 부서부터 시작할지를 두고 머뭇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지=AI로 생성)

“와튼의 이선 몰릭은 가장 직설적이었어요. 그는 자신이 만나는 100개 기업 중 단 1곳만이 이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고, 4곳은 그나마 쓸 만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나머지는 각기 다른 형태의 혼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공통된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이 변화는 실제이며, 대부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이를 이해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격차는 이미 크고 지금도 더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죠.”

이선 몰릭이 던진 메시지는 ‘AI 최전선’이 말하는 ‘상위 5% 대 하위 95%’ 구도와 맞닿아 있다. 이미 일부 기업은 AI를 부서 단위 업무 보조가 아니라 조직 경쟁력을 재설계하는 수단으로 다루고 있지만, 다수의 기업은 여전히 위원회를 만들지, 어떤 툴을 도입할지, 어느 부서부터 시작할지를 두고 머뭇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선 몰릭은 이후에도 앤디 색의 사고를 한 번 더 바꿔놓았다고 한다. 앤디 색은 집필 막바지에 몰릭과 대화를 나누며, 자신들이 정리한 플레이북이 ‘오늘을 위한 것일 뿐 내년의 플레이북은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을 들었다고 했다. 앤디 색은 “처음에는 교육, 거버넌스, 파일럿, 로드맵으로 구성된 꽤 단단한 틀을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몰릭은 AI의 진짜 문제는 ‘역동성’이라고 짚었다”고 털어놨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집필 막바지에 이선 몰릭과 나눈 대화였어요. 그는 지금 존재하는 AI를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어요. 6개월에서 12개월 뒤 AI가 도달할 지점을 기준으로 지금부터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대부분의 기업은 아직도 AI가 오늘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최전선은 이미 훨씬 앞서가고 있는 셈입니다. 몰릭은 또 AI 연구개발 랩, 즉 상시 실험과 벤치마킹, 그리고 ‘될 듯 말 듯한 수준’을 넘어서는 시도를 담당하는 전담팀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어요. ‘지금 내부적으로 에이전트를 만들려 하지 않고, 조직 안에서 본격적인 R&D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이미 길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죠. 그 대화는 우리에게 마지막 결정적 각성의 순간이었어요. AI보다 앞서가는 법에 관한 책을 쓰는 동안조차 기술은 원고보다 더 빨리 진화하고 있다는 거였죠.”

앤디 색이 이번 인터뷰에서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AI 전환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가 아니라, 이미 기업을 두 갈래로 나누기 시작한 현재의 문제라는 점이다. 어떤 기업은 AI를 부서 단위 효율화 도구로 소비하고 있지만, 또 다른 기업은 이미 그것을 조직 운영체계의 중심에 놓기 시작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중요한 것은 AI를 쓰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AI를 중심으로 얼마나 빨리 사고방식과 조직을 재편하느냐의 문제다. 그 점에서 이번 인터뷰에서 그가 전한 말은 기술 예찬이 아니라 경영진을 향한 경고에 가깝다. AI는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니라, 기업이 미래 경쟁 질서 안에 남아 있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첫 번째 문턱이 됐다.

다음 2편에서는 이 1편에서 던진 경고를 넘어, 왜 에이전트와 데이터, 실험 속도가 중요해지는가, 한국 시장과 한국 스타트업은 어떤 기회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앤디 색의 생각을 소개한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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