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 우주에 데이터센터 설치한다···괴상한 데이터센터들

인류를 위협하는 온실효과 부작용을 줄이고자 전세계가 탄소배출 저감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유럽이 독특한 계획을 주목을 끌고 있다. 바로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냥 생각만하고 있는 게 아니다. 이미 예산이 배정됐고 타당성 검토를 위한 시범 연구 사업 컨소시엄도 구성됐다. 사업의 윤곽이 드러난 것은 이달 중순이었다. 유럽연합(EU)차원의 연구프로젝트인 ‘호라이즌 유럽’ 프로그램의 일부로 추진되며 200만유로(약 27억7000만원)가 투입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프로젝트는 과연 어떤 것인지,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약점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이와 함께 전세계에 설치된 몇몇 특이한 데이터센터들도 함께 소개한다.

EC의 야심찬 우주 데이터 센터 구축 계획

EC가 우주궤도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200만유로짜리 시범 연구사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가 컨소시엄 주도업체로 선정됐다. (사진=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

우주 데이터센터는 “과연 될까?”할 생각이 들릴 정도로 엉뚱하고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EC는 그것이 얼마나 달성 가능한지 조사하기 위해 과감히 돈을 투입하고 있다.

영국 더레지스터의 최신 보도에 따르면 이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주도 업체는 유럽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체인 탈레스와 레오나르도가 합작해 만든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Thales Alenia Space)다.

유럽위원회(EC)는 이달 중순 이 회사를 어센드(ASCEND)로 불리는 ‘우주 데이터센터 타당성 조사’ 주도업체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어센드는 ‘유럽 넷제로 이산화탄소 배출과 데이터 주권’, 즉 ‘Advanced Space Cloud for European Net zero emission and Data sovereignty’의 약자다.

어센드에 대한 내용은 EC가 지난달 발표한 사실자료(factsheet)에서 상세히 설명됐다. 이에 따르면 어센드는 200만유로(약 27억700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게 되며 호라이즌 유럽 2021의 우주 기반 제안을 요구받은 데서 시작됐다.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의 원동력은 환경이다.

IT 서비스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유럽과 전 세계의 데이터 센터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결국 에너지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환경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주 데이터센터가 분명한 해결책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는 이런 기상천외한 데이터 센터가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지 ▲태양 에너지로 작동하는지 ▲지상 시설과의 데이터 링크를 제공하기 위해 광통신을 사용할 수 있는지 유무를 조사하기 위한 컨소시엄사 대표로서 이들을 이끌게 된다.

이 회사는 이 프로젝트가 오는 2050년까지 ‘그린 딜(Green Deal)’ 이라는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유럽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유럽의 우주 및 디지털 생태계에서 전례 없는 발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C 지원받는 컨소시엄 시범사업의 2가지 목표

통상 우주 로켓 발사시 약 100~300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 발사시 엔 300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해 수년간 대기권 상층에 머문다. (사진=위키피디아)

이 사업은 당장은 시범 연구 사업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연구의 첫 번째 목표는 우주 인프라의 건설과 발사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지구상에 있는 더많은 데이터 센터 건설시 배출하는 탄소량보다 상당히 적을 것인지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새로운 프로젝트는 데이터 센터를 우주로 발사하는 로켓 역시 발사 순간 엄청난 탄소 배출량을 보인다.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을 지구 저궤도로 발사하는 데 최고 300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일반 버스 1대는 1km 운행시 1.3kg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니까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떠있는 곳의 2배가 넘는 거리인 1000km 정도를 운행할 경우 1300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셈이다.)

두 번째 목표는 요구되는 발사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 즉 로켓에 데이터 센터를 고정하고 작동 상태에서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우주 기반 데이터 센터의 작동 가능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우주데이터센터 3요소인 발사솔루션, 우주태양광발전소, 광통신 기술 보유

우주데이터센터 시범 연구사업을 주도하는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는 23일 EU텔샛10B 통신 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사진=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

그렇다면 정말 현실화 가능성은 있는 걸까.

이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에 따르면, EU는 이미 그러한 실행 가능한 배치 시나리오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에 따르면, 우선 그러한 궤도 데이터 센터에 공급할 전력에너지 수백 메가와트(MW)가 태양열 발전소에서 나온다.

또한 지상과의 연결은 ‘유럽이 기본 기술을 숙달한’ 광통신에 기반한 고대역폭 인터넷 연결을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지구궤도에 데이터센터를 올리기 위해 요구되는 발사 솔루션 개발 목표는 에로스 IOD(EROSS IOD) 시연기(demonstrator)에서처럼 현재 유럽에서 개발 중인 로봇 보조 기술을 사용해 달성할 수 있다.

EROSS IOD는 위성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궤도 내 서비스 기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가 지난 9월 20일 주 사업자로 선정돼 사업을 진행중이다.

EROSS IOD는 2026년까지 로봇에 의한 우주위성 서비스 작업에 필요한 기술을 검증하게 된다. 이 임무는 미래에 궤도상 로봇 임무를 위한 우주 로봇 공학의 주요 발전을 추진하기 위해 위성 랑데부, 포획, 도킹, 연료 주입 및 페이로드 교환 기능을 시연하게 된다.

탈레스는 지난 9월 20일 EC와 우주 궤도 위성 서비스 로봇인 EROSS IOD 프로그램 주사업자 에 선정됐다. (사진=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

발사시, 발사후 문제는 없을까?

다만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에 어려움과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궤도 데이터 센터는 가장 큰 발사체의 꼭대기 부 탑재량에 의해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궤도에서 서로 연결되지 않는 한 지상의 데이터 센터보다는 크기도 용량도 훨씬 작을 것이다.

또 다른 우려 사항은 고장 난 스토리지 어레이를 수리하기 위해 엔지니어를 파견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며, 서버 수명 주기는 이 우주인프라가 약 5년 후에 구식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컨소시엄 구성과 참여업체는?

이 컨소시엄에는 관련 전문 분야를 보유한 수많은 기업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는 ▲카본4, VITO(환경분야) ▲오렌지, 클라우드 페로, 벨기에 HPE(클라우드 컴퓨팅 분야) ▲아리안그룹(발사체 분야) ▲독일항공우주센터(DLR),에어버스 디펜스앤스페이스, 텔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궤도 시스템 분야)이 각각 참여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이 정거장은 장기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일 것이다. 어느 쪽이든 그것은 여전히 세계 기후 온난화에는 긍정적일 것이다.

EC가 과연 우주데이터 센터 구축방식을 비용 효율적으로 내놓게 될지 기다려 볼 일이다. 이처럼 특이한 우주 데이터 센터는 결국 환경 보호라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다면 전세계적으로 어떤 특이한 데이터센터가 있는지 왜 그렇게 구축됐는지도 궁금해진다. 수많은 특이한 데이터 센터가 있지만 핵 벙커였던 광산속 데이터 센터, 바닷물속 데이터 센터 등 그 중 극히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클라우드앤히트(Cloud&Heat)=자신의 열 재사용

클라우드 앤 히트의 마이크로 데이터 센터.

독일인들은 특히 2010년대 초부터 친환경 기술로 유명했다. 클라우드앤히트(Cloud&Heat)는 환경적 지속 가능성으로 인해 독특한 데이터센터로 꼽히는 사례 중 하나다.

이 회사의 데이터센터는 자신의 열을 재사용하고 일상 업무에 더 적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은 상업용 및 주거용 건물의 공기와 물을 가열하는 데 사용된다. 이는 고유한 지속 가능성 뿐 아니라 운영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사이버벙커(CyberBunker)=핵전쟁이 나도 끄덕없다

핵벙커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스웨덴 스톡홀름 피오넨의 화이트마운틴 아래에 있는 반트호프 데이터 센터와 그 위의 회의실. (사진=핑돔닷컴)

사이버벙커는 스스로를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센터라고 부르며, 확실히 가장 논란이 많은 데이터 센터 중 하나이기도 하다.

원래 냉전시대 지상 핵벙커로 건설돼 전 세계에 얼마 남지 않았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의해 해체됐고 1990년대에 네덜란드 기업가에게 팔려 현재의 데이터 센터로 바뀌었다.

이 데이터센터는 사이버 벙커가 서비스하는 몇몇 논란많은 고객들 덕분에 여러 법적 분쟁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사이버 벙커는 당국에 의해 법정으로 설 때마다 이겼다.

핵벙커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세워진 데이터 센터에는 스웨덴 스톡홀름 피오넨의 화이트마운틴 아래에 있는 반트호프 데이터 센터도 있다.

마운틴 콤플렉스=보안 우선의 데이터 센터

마운틴 콤플렉스(Mountain Complex) 데이터 센터는 미국 중부의 놀라운 산맥인 오자크 산맥 안에 있다. 오래된 광산은 28만㎡(약 8만4000평)이상의 공간으로 개조됐다. 더 많은 공간을 추가하기 위해 향후 개발될 여유분 추가 지역들이 있다. 이 데이터 센터는 테이블록 댐 정상에서 약 30.5m 이상 위에있는 산 내부에 보호돼 있다. 즉, 홍수, 토네이도, 심지어 직접적인 핵 미사일 공격도 데이터 센터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

EMS 및 휴대용 데이터센터=어느 곳에나 있는 데이터센터

EMS의 엔지니어는 데이터 센터를 휴대할 수 있고 쉽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어디에나’ 배치할 수 있다. 모든 유닛에는 완전한 랙 공간, 내장된 냉각 시스템 및 물리적 사고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종류의 장갑(armor)으로 돼 있다.

EMS(Elliptical Mobile Solutions) 데이터 센터는 그 물리적 위치 때문에 목록에 포함됐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물리적 위치가 없다. EMS의 엔지니어는 데이터 센터를 휴대할 수 있고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따라서 ‘어디에나’ 배치할 수 있다. 모든 장치에는 완전한 랙 공간, 내장된 냉각 시스템 및 물리적 사고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종류의 장갑(armor)이 있다. 이 휴대용 데이터 센터의 아이디어는 국제 기업(그리고 군대)에 매우 매력적이다. 하지만 휴대성만이 매력적인 것은 아니다. 전력 사용 측면에서도 매우 효율적이다. EMS 및 기타 휴대용 데이터 센터 제조업체(예: HP, Dell 및 IBM)는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해저 데이터센터=지상보다 안전하다

MS의 수중 데이터 센터. (사진=MS)

2020년 여름 MS 나틱 프로젝트팀은 수중 데이터 센터가 신뢰할 수 있고 실용적이며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스코틀랜드 오크니 제도 해저에서 조류, 따개비, 말미잘로 코팅된 선박 컨테이너 크기의 데이터 센터를 만들었다. 이는 수중 데이터 센터의 개념이 논리적, 환경적, 경제적 실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수년 간 이어온 노력의 마지막 단계였다.

MS 팀은 앞서 2018년 봄에 117피트(35m) 깊이의 노던아일랜드 해저에 데이터 센터를 배치했다. 이후 2년 동안 팀원들은 데이터 센터 서버의 성능과 안정성을 테스트하고 모니터링했다. 연구팀은 해저에 밀폐된 컨테이너를 설치하면 데이터 센터의 전반적인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가정했다. 육상에서는 산소와 습도에 의한 부식, 온도 변동, 고장 난 부품을 교체하는 사람들의 충돌과 밀림 등이 모두 장비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변수다. 연구팀은 이 해저 데이터 센터의 안정성을 입증한 덕분에 전 세계 어디서나 전술적이고 중요한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운영해야 하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MS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 팀과의 논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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