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디지털 전환 시대, 2022년 스타트업 생태계 이슈 톺아보기

[AI요약] 코로나19의 여파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가 엔데믹 혹은 위드 코로나 시대라는 변화에 적응해 간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변화는 ‘격변’이 거듭됐다고 할 정도로 쉽지 않은 일들의 연속이었다. 이에 테크42는 2022년 한 해 진행된 IT·테크 분야의 이슈를 점검하며 일련의 변화들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일으킬 ‘나비효과’를 전망해 봤다.

2022년은 불확실성이 커지고 코로나19 시기 억눌려 왔던 여러 불안 요소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빅테크들은 성장의 한계를 경험하며 지속가능한 방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러한 숨 고르기 상황, 혹은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격변의 시기에 접어들며 가장 말단에 자리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적잖은 위협을 받게 됐다는 점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코로나19의 여파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가 엔데믹 혹은 위드 코로나 시대라는 변화에 적응해 간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변화는 ‘격변’이 거듭됐다고 할 정도로 쉽지 않은 일들의 연속이었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됐던 디지털 전환과 그로 인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던 디지털 생태계는 코로나19의 위세가 약화되며 급속한 침체를 맞이했다. 글로벌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의 대립 속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발발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코로나19 시기 억눌려 왔던 여러 불안 요소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빅테크들은 성장의 한계를 경험하며 지속가능한 방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러한 숨 고르기 상황, 혹은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격변의 시기에 접어들며 가장 말단에 자리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적잖은 위협을 받게 됐다는 점이다.

이에 테크42는 2022년 한 해 진행된 IT·테크 분야의 이슈를 점검하며 일련의 변화들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일으킬 ‘나비효과’를 전망해 봤다.

디지털 전환과 함께 증가한 스타트업 투자, 올해 2분기부터 이상 조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과 함께 온라인 중심의 비대면 서비스가 큰 폭의 성장을 거두면서 국내외 신흥 빅테크의 기세는 기존 글로벌 기업 혹은 대기업의 자리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커졌다.

이에 그간 아날로그 체제의 시스템을 고수하던 기업들 조차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여기게 됐고, 이는 보수적인 분야로 손꼽혔던 금융, 제조, 유통 분야의 혁신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 특징적으로 나타난 현상은 각 분야에서 주도권을 위협받는 전통적인 강자들이 순혈주의를 버리고 이른바 ‘디지털 전문가’로 불리는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이다.

올 1분기까지 기업들은 신기술로 무장한, 혹은 고객들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공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승부하는 스타트업들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 등의 방식으로 변화에 대응했고, 그로 인해 유니콘으로 등극하는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했다. (이미지=픽사베이)

그 외에도 적지 않은 기업들은 신기술로 무장한, 혹은 고객들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공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승부하는 스타트업들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 등의 방식으로 변화에 대응했다. 사실 이러한 방식은 이전에도 국내외 빅테크업계에서 적용된 것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확대된 셈이다.

그 결과 놀라운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했으며 그중 몇몇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며 위축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가시화된 것은 올 1분기 이후였다. 실제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CB인사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 초만해도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은 1000개를 돌파하며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그 기세는 2분기에 접어들며 눈에 띄게 꺾이고 있다. 이는 수치적으로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2021년 글로벌 시장에서 탄생한 유니콘 기업이 총 537개인데 반해 올해 2분기 기준 새롭게 탄생한 유니콘 기업은 87개에 불과했다.

주의 깊게 볼 점은 이러한 변화가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스타트업에 투자를 늘려왔던 국내외 빅테크들의 성장세 하락과 함께 시작됐다는 사실이다.

즉 유니콘 기업 등장이 줄어든 이유는 코로나19 팽창적으로 진행됐던 투자 열기가 단숨에 냉각된 것을 꼽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스타트업계에 ‘투자 혹한기’가 도래했다”고 보고 있다.

2023년 스타트업계 ‘시계 제로’… “냉혹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

투자에 신중해진 기업과 벤처캐피탈 등은 이제 스타트업 투자의 초점을 ‘수익화 가능성’으로 바꾸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투자 혹한기'가 시작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국내외 경기가 급격한 위축 상황을 맞으며 그간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부으며 디지털 전환에 나섰던 대형 기업들도 투자 전략을 긴축으로 바꾸며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투자에 신중해진 기업과 벤처캐피탈 등은 이제 스타트업 투자의 초점을 ‘수익화 가능성’으로 바꾸고 있다. 과거 기술력이나 가능성만으로도 투자를 결정했다면 앞으로는 확실한 수익화 모델을 가지고 있고 성장할 가능성이 있냐를 따진다는 것이다.

실제 테크42가 만난 VC 업계 관계자들 중에는 “2023년에 스타트업계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렇듯 엄혹한 환경 속에, 2023년 스타트업계는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모든 길은 ‘사스(SaaS)’로 통한다

국내외 디지털 시장에서 하반기 최근 자주 언급되는 단어가 ‘사스(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다. 이는 최근 들어 금융, 콘텐츠, 솔루션, 유통 등 사실상 거의 모든 분야의 기업들, 스타트업의 지향점이 되고 있다. (이미지=edisongroup)

어려워지는 상황 속에서 특징적인 또 다른 현상은 많은 기업들이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클라우드로 전환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비용절감’이다. 이와 함께 국내외 디지털 시장에서 하반기 최근 자주 언급되는 단어가 ‘사스(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다. 이는 최근 들어 금융, 콘텐츠, 솔루션, 유통 등 사실상 거의 모든 분야의 기업들, 스타트업의 지향점이 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주목되는 부분은 B2C(소비자 대상 비즈니스)를 메인으로 했던 스타트업 조차 그간 구축한 데이터 혹은 백엔드 서비스를 고도화해 B2B(기업 대상 비즈니스) 사스(SaaS) 방식의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B2B 업계인 플랫폼 및 설계, 소프트웨어, 보안 등의 분야 역시 사스 방식의 서비스로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너지 산업 분야도 다르지 않다. 시장분석업체 가이드하우스인사이트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사스 기반 에너지 기술 글로벌시장은 2021년 35억달러(약 4조5990억원)에서 2030년 175억달러(약 22조9950억원)으로 연평균 19.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전히 존재하는 ‘규제공화국’의 그림자

한국무역협회(이하 KITA)가 지난달 스타트업 25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스타트업계의 지속 성장과 애로 해소를 위한 설문조사’ 결과, 규제 개선과 관련해 응답자의 44.1%가 ‘국내 규제로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이는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기업(22.3%)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한국무역협회)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디지털 혁신의 선두에 서 있던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의 플랫폼 사업들에서 독과점, 갑질 등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여론에 민감한 정치권 중심의 규제 분위기가 2023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규제 혁신, 완화로 흘러가는 듯했으나 얼마 전 발생한 판교 C&C 데이터센터 화재와 그에 따른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로 인해 급격히 원점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문제는 이렇듯 빅테크로 인해 불거진 규제 이슈에 가장 피해를 받는 것은 스타트업계라는 점이다. 규제와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카카오, 네이버 등은 올해 경영진 대거 교체라는 체제 번화와 함께 2023년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이제 막 성장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은 각종 규제에 대응하는 것도 모자라 기존 전문가 집단의 직역 이기주의 등에 직면해 힘겨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이에 지난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 ‘컴업(COMEUP) 2022’에 참석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규제개혁’과 ‘글로벌’을 올해 스타트업 키워드로 제시하며 "이전 규제와 충돌이 발생하더라도 과감하게 규제를 푸는 쪽으로 가려고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실제 정책적으로 스타트업 대상규제 완화가 반영되는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는 것이 업계의 외침이다.

VC 투자 관망세, 약화된 ‘을’들의 협상력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스타트업의 경우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수록 협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미지=픽사베이)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팽창적으로 진행돼 온 디지털 전환으로 늘어났던 스타트업 투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투자 건수가 줄어든 것은 물론, 투자자와 피투자사 간의 협상력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피투자사, 즉 스타트업의 경우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수록 협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스타트업은 더하다. 실제 테크42가 만난 몇몇 스타트업의 경우는 “지난해 시리즈A 투자 유치 이후 당연하게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던 후속 투자 유치를 기약할 수 없게 되며 급기야는 투자금 잠식 상황에 처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스타트업 투자계약을 진행하는 법무법인 등에서도 “(스타트업이) 일정 매출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일정 후속 투자 유치를 하지 못할 경우 리픽싱(주가가 낮아질 경우 전환가격이나 인수가격을 함께 낮추어 가격을 재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적용해 투자자 리스크를 보호하는 규정이 늘어나고 있다”며 “투자계약 협상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공정위, M&A 심사 강화 여파에 촉각

지난 19일 국회에서 개최된 '공정위 MA& 심사기준 강화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 토론회에서는 정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공정위의 M&A 심사기준 강화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사진=스타트업얼라이언스)

국내외를 막론하고 스타트업의 성장 과정에서 M&A(인수합병)와 IPO(기업공개)는 필수가 되고 있다. 따지고 보면 토종 빅테크로 꼽히는 네이버, 카카오는 물론 글로벌 빅테크인 구글, 애플, 메타, 아마존 등도 수많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M&A를 진행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신사업을 추진해 왔다.

흔히 ‘J커브’로 불리는 스타트업 성장 과정에서 초기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후 비즈니스 안정화를 거쳐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수익이 돌아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데스벨리(Valley of Death)라고 한다. 이 기간에 자금부족과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다가 실패하는 스타트업이 전체의 60%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러한 스타트업에게 대기업 혹은 빅테크의 M&A 제안은 안정적으로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또한 어느 정도 사업화에 성공한 스타트업으로서는 단기간에 보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을 규합해 덩치를 키우고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재차 불거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온라인 플랫폼 대상 ‘인수합병(M&A) 심사기준 강화’ 이슈가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M&A를 어렵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실 이와 같은 공정위의 입장은 최근 변화가 아닌 수년 전부터 고수되던 것이었다. 물론 공정위의 이러한 방침에는 지난 10여년간 급성장한 빅테크 업계의 무분별한 M&A와 그에 따른 독과점 심화, 경쟁 제한 발생 등도 적잖은 영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무한 경쟁에 직면한 업계에서는 공정위의 M&A 심사기준 강화가 국내 대표 빅테크의 경쟁력 저하는 물론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슈퍼앱 시대, 금융·핀테크 무한 경쟁 돌입

분야를 막론하고 기업들이 저마다 ‘슈퍼앱’을 내세우는 상황은 비금융 기업과 금융 기업 사이의 영역을 사라지게 만들고, 무한 경쟁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올 한 해는 토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급부상에 따라 위협을 느낀 전통적인 금융사들이 ‘디지털 퍼스트’를 선언하며 빠른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다. 앞서 언급된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인터넷금융 서비스의 약점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그 외에 토스, 네이버파이낸셜 등은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기존 금융사들의 고객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거 교체된 금융당국 수장들은 하나 같이 디지털 금융 확산을 위한 규제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기존 금융사와 인터넷전문은행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에 유리한 정책을 섣불리 도입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모양새다.

더구나 2023년에는 금융과 비금융 기업들 모두 슈퍼앱을 자처하며 무한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슈퍼앱은 하나의 앱만 있으면 별도의 다른 앱이 없어도 쇼핑, 송금, 투자, 예매 등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 기업들은 자사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금융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비금융 기업들은 ‘임베디드 금융’, 즉 자신의 플랫폼 내에 금융 서비스를 탑재해 제공하는 것을 더욱 확대하는 방식으로 경쟁하고 있다. 임베디드 금융의 대표적인 예로는 쇼핑 사이트와 연동한 ‘OO페이’와 같이 회원 등록을 한 고객이 쉽게 결제할 수 있게 한 것을 꼽을 수 있다. 더구나 이는 비단 유통 분야 뿐 아니라 대출, 보험 등 다양한 분야로 넓힐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분야를 막론하고 기업들이 저마다 ‘슈퍼앱’을 내세우는 상황은 비금융 기업과 금융 기업 사이의 영역을 사라지게 만들고, 무한 경쟁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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