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키워드 '카카오' '김범수' '넷플릭스' '구글 갑질' '김어준'

5일 개최된 2021년 국정감사에서 플랫폼 관련 키워드를 정리해 봤다.

이번 국감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급성장한 플랫폼 기업 규제의 목소리가 커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이를 촉발했고, 플랫폼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 기업에 대한 여론은 악화됐다.

이에 앞서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 인앱결제 갑질,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논란 및 세금 회피 등 국내외 플랫폼 기업에 대한 '공정성' 이슈가 대두되면서 '플랫폼 국감'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한편, 플랫폼 논란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던 국회 과방위에서는 TBS의 김어준 이슈를 두고 소모적인 정치 공방이 이어져 기대(?)를 벗어나기도 했다.

카카오와 김범수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는 네이버를 제치고 '플랫폼 공룡'으로 떠오른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해라는 거센 비판을 받으면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3년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촉발됐다. '스마트호출' 서비스로 더 악화된 택시 업계와의 갈등, 꽃과 간식 등 배달 중개 서비스, 대리운전 시장 잠식, 실내골프연습장, 미용 분야로의 문어발식 확장 등 논란은 결국 카카오 본사와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에게 불똥이 튀었다.

김범수 의장이 5일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김 의장은 자신이 지분 100%를 소유한 개인회사이면서, 카카오의 대주주인 케이큐브홀딩스에 대한 질책이 이어지자, "가족회사가 아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회사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의 지분 11.2%를 가진 대주주다. 여느 국내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적은 지분으로도 기업 경영권을 소유하는 구조를 지녔다. 특히 올해 초 케이큐브홀딩스에 김 의장의 아들과 딸이 근무하고 있어 경영승계 논란이 있었다.

이외에도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의 동생에게 돈을 빌려주는 등 카카오라는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 이미지에 상충하는 부정적 이미지를 노출해 왔다. 여기에 최근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이 더해져 정치권의 타깃이 됐다.

이날 정무위 소속 윤창현 의원(국민의힘)은 "케이큐브홀딩스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동생한테 돈을 빌려주질 않나 선물옵션 거래를 한다든지 사모투자신탁에 가입한다든지 해서 이익을 내고 있다"라며, "지주회사인지, 금융회사인지도 불분명하다. 금산분리 규정 위반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특히 "케이큐브홀딩스가 마치 가족끼리 돈놀이 하는 놀이터 같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김범수 의장은 '죄송하다', '사과드린다'는 말은 앞세우며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해 논란이 없게 더이상 가족 형태 회사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회사로 전환하고, 일정을 앞당겨서 진행하겠다"고 대답했다. 또한 골목 상권을 침해하지 않는 내용 등이 포함된 개선안을 빠르게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9월 14일 김 의장은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을 통해 케이큐브홀딩스의 정관에서 금융업과 투자업을 제외하고, 미래 인재 양성 중심으로 기업을 전환한다고 밝혔다. 케이큐브에서 일하고 있는 두 자녀도 퇴사시키기로 한 바 있다.

'먹튀' 넷플릭스

올해 초 한국에 5500억원 투자를 약속하며 국내 OTT 및 콘텐츠 산업 발전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넷플릭스. 그러나 국내 ISP 사업자를 대상으로 망 사용료 조차 제대로 내지 않고, 영업이익률을 줄여 세금 회피를 하는 등 이번 국감을 통해 먹튀 본색이 제대로 드러났다.

또한 '오징어게임'과 같은 글로벌 흥행작을 냈지만 국내 창작자에게 저작권을 외면하는 계약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우 넷플릭스가 2·3차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까지 모두 가져가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진행한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팀장은 “최근 83개국에서 1위를 달성한 오징어게임의 지적재산권(IP)은 누구에게 있냐”는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의에 “저희(넷플릭스)가 가져가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세금 회피 논란도 있다. 넷플릭스는 2020년 국내 매출 4154억원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매출이지만, 이 중 77%인 3204억원을 본사에 수수료로 지급했다.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이 본사 수수료이기 때문에, 넷플릭스 한국지사의 매출원가는 크게 상승했고 영업이익률은 매우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결국 회계상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으로 번 돈이 작아졌기 때문에 넷플릭스는 21억 여원의 법인세만 부담했다.

불법은 아니지만 외국계 기업이 그동안 벌여왔던 세금 회피 방법을 넷플릭스도 어김 없이 단행한 것이다.

국내 세금 회피의 대표적인 사례는 구글이다. (대부분 외국계 기업이 하고 있으므로 "이 놈만 특히 나쁜놈이다"라고 하기는 힘들다) 지난 2018년 구글의 한국 매출은 5조4098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고, 구글이 낸 세금은 200억원 수준의 법인세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네이버가 낸 세금에 비하면 20분의 1 수준으로 매우 낮다. 그 이유는 구글의 한국 내 매출을 구글코리아가 아닌 싱가포르 매출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아시아 사업본부인 싱가포르에서 구글코리아의 수수료(와 운영비)를 지급하는 형식으로 운영돼, 이 수수료 기반으로 세금을 매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넷플릭스와는 조금 다른 운영방식이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 비슷한 세금 회피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5일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무소속)은 이러한 넷플릭스의 세금 회피를 지적했다. 넷플릭스가 국내 매출의 대부분인 77%를 본사에 수수료로 지급해 영업이익률을 낮춰 21억 7725만원의 세금만 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넷플릭스 본사와 한국지사 재무현황을 비교해보면,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은 본사 61.1%, 한국 81.1%로 한국이 20% 더 높았다. 이에 따라 세금 납부와 관련있는 영업이익률은 본사 18.3%, 한국 2.1%로 9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에 대해 양정숙 의원은 "넷플릭스 본사와 한국지사가 명확하지 않은 깜깜이식 합의를 통해 매출 원가를 책정하고, 영업이익률을 고무줄 처럼 조정했다"라고 주장했다. 세금 회피를 위한 편법이라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국세청도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넷플릭스 한국지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약 80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는데 넷플릭스는 이에 불복하고 법적 조치를 시사했다.

올해 초 넷플릭스는 한국에 5500억원을 투자해 콘텐츠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 콘텐츠를 키우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후 오징어 게임과 같은 히트작이 나와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 그러나 매출이 얼마가 늘어나든 우리나라에서는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은 도의적인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이 뿐아니라 넷플릭스가 국내 1위 OTT 사업자로, 한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을 볼 때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 인터넷사업자에게 정당한 망 이용대가를 납부하지 않고 있는 것도 구설수에 올라 있다. 현재 이 건으로 소송중인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유발한 트래픽은 2018년 5월 50Gbps에서 올해 9월1200Gbps 수준으로 약 24배 폭증했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 간 소송에서는 1심에서 SK브로드밴드가 승소했지만, 넷플릭스는 이에 불복해 항소를 한 상태다.

양 의원은 "넷플릭스는 K콘텐츠 흥행으로 전체 매출 증가와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한 만큼, 한국에서의 책임도 다 해야 한다"며 "한국 매출액을 본사 이익으로 귀속시키면서 세금을 줄이고, 망 이용대가는 회피하겠다는 뻔뻔한 행태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구글 "국내법 준수하는 비즈니스 모델 변경할 것"

이날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는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통과되면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국내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겠다고 답변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는 세계 최초로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 인앱결제 강제에 대해, 해당 사업자의 특정 결제수단 강제를 금지하는 속칭 '구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모바일콘텐츠에 대한 앱마켓 사업자의 심사 지연 행위와 특정 결제수단 강제를 금지하고 결제·환불 관련 사항을 이용약관에 명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국감에 출석한 김경훈 대표는 관련 법안 통과에 아쉬운 점은 있지만 법안을 존중한다고 밝히면서, "구글은 이용자 최우선이라는 가치 아래 국내법 준수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겠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김 대표는 오는 11일까지 이번 개정안 관련 이행계획 제출을 위해 담당 팀과 진행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또한 국감에서 외국 기업의 국내 대리인 제도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법률에 따라 가장 대리 업무를 잘할 수 있는 대리인을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혹시 미흡한 점이 있다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도 국내 대리인 제도와 관련해 관련 부서와 협의해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5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왼쪽 발언대 앞)가 중인 대표로 선서를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정기현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 이강택 TBS 사장,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 코리아 팀장, 박대준 쿠팡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플랫폼 국감 무색하게 만든 '김어준' 공방

일각에서는 이번 국감은 국정 운영을 감사하는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나, 표심을 잡기 위한 플랫폼 기업 몰아가기식 국감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정치적인 목적이 개입됐다는 것인데,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더욱 더 정치적인 국감이었다.

5일 국회 과방위 방송통신위원회 국감 내용을 보면, 앞서 거론한 키워드 처럼 플랫폼 기업의 갑질, 넷플릭스의 망 무임 승차, 외국계 IT 기업에 대한 국내 법 적용 등에 대한 따끔한 지적과 건설적인 해결방안이 논의됐어야 했다.

그러나 해당 국감은 TBS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정치 편향 논란에만 집중됐다. 플랫폼 국감 역시 정치적 논란 지적이 있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정치 공방에 알맹이 빠진 국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날 국감에는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 코리아 팀장,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등이 대거 증인으로 참석했다. 각종 논란에 대해 따져 묻고, 해결책을 도출해야 할 기회였다.

그러나 과방위 위원들의 관심은 이강택 TBS 사장에 집중됐다. 증인 질의가 시작된 이후 처음 1시간 동안 7명 의원 중 5명이 이 사장에게만 질의를 했다. 또 그 1시간 중 50분 가량을 'TBS 김어준 뉴스공장' 라디오 프로그램에 대해 정치편향 공방을 차지했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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