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시각화로 알아보는 유럽의 폭염 사태

여러분은 작년 11월, 넷플릭스에 개봉된 ‘고요의 바다’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나요? 우리나라의 첫 우주 SF 드라마라 저는 굉장히 흥미롭게 본 기억이 있는데요. 이 드라마의 핵심 배경은 바로 ‘물 부족’입니다. 한강은 바닥을 드러내고, 사람들이 식수 배급소에서 물을 배급받는 등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허구에 불과하다 생각했던 드라마 속 장면들이 올해 프랑스에서 현실화되고 맙니다. 2022년 7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프랑스의 100개 이상 마을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요. 트럭으로 식수를 공급받고 몇몇 지역에서는 1인당 사용량을 제한받기도 했습니다. 이는 비단 프랑스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올해 한국은 지속된 장마로 비교적 서늘한 여름을 보냈지만, 유럽에는 전례 없는 폭염이 덮쳤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유럽의 폭염 사태를 담은 여러 데이터 시각화 차트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폭염으로 몸살 앓는 유럽, 얼마나 더워졌을까?

올해 기후 위기가 더 심각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평소 더위와 거리가 먼 유럽이 극한의 무더위를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난 세월 동안 유럽은 얼마나 더워졌을까요?


▵1980-2022 유럽 수도별 월 최고 기온(출처 : The Guardian)

위 사진은 유럽 국가의 수도별 기온 현황을 나타낸 멀티 라인 차트(Multi-line Chart)입니다. x축은 ‘월’을, y축은 ‘최고 기온’을 그리고 겹겹이 쌓인 선들은 ‘연도를 의미합니다. 여러 선 중에서도 2022년의 라인만 진하게 처리해 올해의 온도가 과거 대비 몇도 상승했는지 알 수 있어요.

올해 기온 변화가 유독 큰 도시가 보이시나요? 바로 영국의 런던인데요. 층층이 겹친 선 중 2022년을 나타내는 선이 나머지 라인에 비해 유독 크게 솟아 있습니다. 올해 영국은 유럽의 수도 중 유일하게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한 도시입니다. 비교적 선선한 여름 날씨로 유명한 영국에게 39.3도란 상상할 수 없던 수치였을 겁니다. 

▵프랑스 127개 관측소별 최고 온도 현황(출처 : Le Monde)

이번에는 앞서 식수 부족 사태가 발생했던 프랑스의 기온 현황에 대해 살펴봅시다. 위의 차트는 프랑스에 있는 기상 관측소의 연도별 최고 기온 현황을 보여줍니다. 기존의 라인 차트와 다르게 선이 계단식 형태(Step Line Chart)라는 점이 두드러지는데요. 최고 기온이 경신된 지점을 곡선이 아닌 수직·수평선으로 연결하고 있어요.

모든 차트에서 최고 기온은 상승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변화 양상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가운데 아래에 위치한 프랑스 서부 도시 Brest의 차트를 볼까요? 77년 동안 최고 기온 기록이 깨지지 않다가 올해 최고 기온이 무려 39.3도로 갑작스럽게 증가했어요. 반면 프랑스 북서부의  Landivisiau는 다섯 차례의 기록 경신을 단계적으로 거치며 11도가 증가했습니다.

유럽에서도 유독 어느 지역이 더웠을까?

기상 현상을 시각화할 때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지역’인데요. 같은 유럽에 속할지라도 지역별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유독 유럽에서도 어느 지역의 기온이 높았을까요?


▵7월 15일 지구의 표면 기온 현황(출처 : NASA)

위의 지도는 NASA가 7월 13일 지구의 서쪽 표면 온도를 시각화한 히트맵입니다. 히트맵의 중요한 특징은 바로 데이터를 색으로 표현한다는 점인데요. 지도 하단의 컬러 스펙트럼을 보면,  0도에서 15도까지는 파란색 계열, 그 이상의 온도로 갈수록 붉은색 계열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지도를 보니 유독 아프리카 북부와 서유럽 지역이 검붉은색으로 물들어 있는데요. 진하게 칠해진 검붉은색은 폭염의 심각성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작은 글씨로 표시된 스페인의 세비야(Seville)는 올해 6월, 태풍이나 허리케인처럼 폭염에 이름을 지정하고 심각성에 따라 등급을 분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서유럽의 폭염 징후는 3년 전인 2019년 유럽의 기온 현황을 시각화한 차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 6월 27-28일 유럽 기온 현황 (출처 : 국민일보)

위 지도 또한 히트맵으로 나타낸 시각화 지도로 유럽의 기온 현황을 담고 있습니다. 국가의 고유한 영역보다는 동일한 수치 데이터 값을 갖는 지점을 선으로 연결해 색을 부여하고 있는데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폭염의 피해가 컸던 스페인과 프랑스를 포함한 서유럽은 전 지역이 40도를 웃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역 위에 칠해진 색깔이 이러한 현황을 잘 드러내고 있을까요? 보통 측정값의 높고 낮음은 색상의 옅고 진함으로 표현하기 마련인데요. 위 차트의 컬러 스펙트럼을 보면, 온도가 높아질수록 붉은색 계열에서 분홍색 계열로 변하고 있습니다. 또한 온도가 가장 높은 구간이 옅은 분홍색으로 칠해져 차트를 해석하는 데 혼란을 주고 있어요. 독자가 혼동 없이 차트를 해석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색깔의 계열을 통일하고 진하기에만 차이를 주는 것이 적합해 보입니다. 

지구온난화는 여름에 국한된 문제일까?

많은 기상학자들이 지구온난화가 이번 폭염 사태를 낳았다고 지적하는데요. 지구 온난화는 사계절 중 특히 온도가 높은 여름에 ‘폭염’, ‘가뭄’, ‘홍수’ 등의 자연 재난과 함께 이슈화되곤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지구온난화는 여름에 국한된 문제일까요? 여름이 아닌 봄·가을·겨울에서 지구의 기온 변화는 어떠할까요?

▵1980-2022 기온 편차 현황(1951-1980 평균과 비교) (출처 : Reuters Graphics)

위 차트는 지구의 월별 기온편차 현황을 나타낸 점 도표(Dot Plot)입니다. 여기서 기온 편차란 산업화 시기(1961~1990)의 평균 기온과 측정 연도와의 차이를 의미합니다. 차트를 보면 ‘월’을 기준으로 구성된 x축 안에 ‘연도’를 나타내는 하위축이 존재하는데요. 2022년에 가까워질수록 점의 색이 푸른 계열에서 붉은 계열로 변화하고 있어요.  

점의 분포를 보니 1월부터 12월까지 모두 점의 색이 붉어질수록 기온편차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3월에서 점들이 위아래로 넓게 흩어져 있는데요. 이를 통해 겨울과 봄 사이에 특히 온도의 상승 폭이 큼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지구의 온도 상승은 여름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계절에서 발생하고 있었네요. 

사실 이와 같은 결과는 다른 시각화 사례를 통해서도 알려져 왔는데요! 아래 NASA의 ‘스파이럴 차트’를 통해 다시 한번 그 의미를 파악해 봅시다.

▵1880-2022 기온 편차 현황(1951-1980 평균과 비교)(출처 : NASA)

막대와 선 그래프가 익숙한 우리에게 ‘스파이럴 차트’는 다소 낯선 시각화 유형입니다. 이름 그대로 선 그래프를 나선형으로 말아놓은 형태의 차트인데요. 선이 회전하면서 월별  추이를 보여주고, 이와 동시에 바퀴의 수가 원 중앙에 있는 연도의 숫자와 함께 늘어나고 있어요. 

연도의 숫자가 커질수록 선이 원의 중심에서 멀어지고 있으며, 2-3월 지점에서 유독 그 반경이 큽니다. 또한 최근으로 갈수록 차트의 색깔이 붉은 색으로 변화하고 있어요. 이전에 언급한 Reuters Graphics의 시각화 차트처럼 해마다 온도가 상승하면서도 그 폭이 유독 2-3월에 크게 나타나고 있음을 동일하게 알 수 있습니다.

에디터의 한마디

지금까지 유럽의 폭염 사태와 관련된 여러 시각화 차트들을 살펴보았는데요. 올여름 극심한 폭염으로 많은 유럽 국가들이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 특히 서유럽의 기온이 가장 높음을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폭염의 근본적인 원인인 지구 온난화는 사계절 상관없이 연중 내내 진행 중이라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인간이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온도 상승의 마지노선이 1.5도라고 합니다. 이는 아무리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도 지구가 계속해서 뜨거워지는 시점을 의미하는데요. 앞서 보여드린 6가지의 차트의 이면에는 점점 극단으로 치닫는 기후 위기의 심각한 경고가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여러 방면에서 대책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공통적으로 문제 상황의 정확한 판단이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시각화의 필요성이 앞으로도 더욱 요구될 것입니다. 여러분도 기후 위기와 관련된 다양한 시각화 사례들을 탐색해보세요!  

*참고
– 장지영, “지옥이 다가오고 있다”… 벌써부터 폭염에 시달리는 유럽, 2019-06-27, 국민일보
– 정철환&백수진, 유럽 최악 가뭄… 프랑스 100개 도시 수돗물 끊겨, 2022-08-08, 조선일보
– 이보배, 스페인 세비야, 폭염에 이름 붙여 관리한다…”세계 최초”, 2022-06-29, 한경닷컴
– Kirk, Ashely 외 2명, Europe’s record summer of heat and fires – visualised, The Guardian, 26 Jul 2022
– Pierre Breteau, Heat wave: View the high-temperature records broken in France in June and July, Le Monde, 22 Jul 2022
– Joshua Stevens, Heatwaves and Fires Scorch Europe, Africa, and Asia, NASA Earth, 15 Jul 2022
– Dea Bankova, It’s getting hotter all year round, Reuters Graphics, 22 Jul 2022
– Mark SubbaRao, GISTEMP Climate Spiral, NASA’s Scientific Visualization Studio, 7 Mar 2022

본 글의 원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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