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민 클레이튼재단 이사장 “카카오에서 완전독립, 탈중앙화 된 토큰 생태계 만들 것”

카카오로부터 법적·재무적 완전한 독립 상태 강조, 증권형 토큰 우려 불식… 의사결정은 ‘GC(거버넌스카운슬) 투표로

클레이 미유통물량 74억8000개 중 52억8000개 소각, 20억개는 가치 제고를 위한 리저브로 활용

클레이튼 메인넷, 인플레이션 없이 자체 수익으로 생태계 운영될 수 있는 건강한 토크노믹스 실현할 것

카카오에서 탄생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이 지난 2019년 메인넷 출범 이래 4년만에 대대적인 변화를 선언했다. 클레이튼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가 출시한 블록체인 메인넷이다. 카카오는 2021년 싱가포르에 블록체인 자회사인 ‘크러스트’와 비영리단체인 ‘클레이튼재단’을 설립해 클레이튼 생태계를 육성해 왔다.

그런데 지난 1일부로 크러스트에서 관리했던 클레이튼 블록체인 생태계와 관련된 사업을 모두 클레이튼재단(이하 재단)이 이관 받았다. 가장 이목을 끈 부분은 이와 함께 재단이 카카오로부터 완전독립을 선언한 점이다. 재단은 카카오와의 법적, 재무적인 연결 고리를 완전히 끊어 내고 운영사였던 크러스트의 주요 인력을 카카오 지분이 없는, 비영리단체인 재단으로 이동시킨다고 발표했다.

이날 서상민 이사장은 2023 클레이튼 비전맵을 통해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한 과제와 전략을 강조했다. (이미지=클레이튼재단)

재단에서는 이를 ‘메인넷 출범 시 수립했던 장기 거버넌스 로드맵’에 따른 것으로 설명한 바 있다. 향후 재단은 거버넌스 로드맵을 기반으로 퍼미션리스 (Permissionless) 블록체인 전환도 지속 추진해 블록 검증자 참여 기회를 일반 사용자들에게 개방하고, 나아가 클레이튼 플랫폼 상에서 다채로운 탈중앙화 프로젝트들이 운영될 수 있도록 장려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진행된 거버넌스 카운슬 (Governance Council, 이하 GC) 투표를 통해 클레이 가치 제고를 위한 미유통물량 74억8000개 중 73%에 해당하는 52억8000개를 하드포크 적용으로 4월까지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20억개의 미유통물량은 클레이 가치 제고를 위한 리저브에 활용하며(1.97억개는 그라운드X 개발 용역 잔급으로 지급), 이 역시도 GC의 승인 하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3년 이내 활용되지 않을 경우 이 20억개 마저도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3년 후에는 초기 발행 리저브는 남지 않는 형태의 토크노믹스가 실현되는 셈이다.

다음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천명한 서상민 클레이튼재단 이사장과의 일문 일답이다.

서상민 클레이튼재단 이사장은 카카오로부터 독립을 비롯해 탈중앙화 전략을 담은 비전맵을 설명했다. (사진=테크42)

Q 올해 메타버스와 관련된 프로젝트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현재 진행 상황은 어떤가?

서상민 이사장(이하 서)_ 계속 준비 중이다. 아직 세부적인 내용을 언급할 정도로 발전돼 있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수는 없지만, 현재 실험적으로 해보고 있는 것이 소셜프로젝트다. 목적 자체는 커뮤니티 유저들이 클레이 팀의 장점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 영역으로서 웹3 소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중 알파버전 정도는 공개할 수 있을 듯하다. 그렇게 되면 메타버스와도 연결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소셜 영역이 많은 커뮤니티 유저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인데, 그런 인프라가 만들어지고 게임과 같은 실제적인 서비스들과 연결되면 많은 부분에서 시너지가 날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클레이튼 장기 거버넌스 로드맵. (이미지=클레이튼재단)

Q 탈중앙화를 강화하는 방안을 이야기했지만, 사실 탈중앙화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한 이사장의 생각은?

서_ 거버넌스를 변화시키는 것은 처음부터 계획돼 있던 것이지만, 시점은 이번에 정한 것이 맞다. 지난해부터 크러스트에서 일을 진행하며 고민했던 영역이기도 하다. 탈중앙화가 상당부분 안돼 있다는 지적이 맞을 수도 있지만, 기술적으로 퍼미션리스’ ‘온체인 보팅’을 비롯한 토크노믹스의 변화 등을 이전부터 준비해 왔다. 외부에서 볼 때 갑작스러운 변경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꾸준히 추진해 왔다는 말이다. (따지고 보면) 재단 출범 이후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준비해 온 것이지만, 이번에 한꺼번에 발표를 하며 서프라이즈처럼 느껴진 것이라고 본다. 다만 탈중앙화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다만 처음부터 모든 것을 탈중앙화하지 않고 시작한 것은 초기 네트워크 성능과 속도 등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있었다. 또 생태계가 어느 정도 성장이 돼 있어야 탈중앙화로 전환하는 것이 의미있다고 생각했다.

Q 카카오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언급했는데, 향후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서_ 카카오가 클레이튼을 처음 시작하고 인큐베이팅한 것은 사실이다. 재단으로 리딩 주체가 바뀌면서 가장 큰 변화는 카카오 역시 다른 GC와 같은 거버넌스 참여 주체로 포지션을 바꾼다고 보면 된다. 다른 GC멤버들과 함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식으로 기여를 하게 되는 셈이다. 즉 이제까지 메인넷의 개발, 운영, 생태계 확장에 있어 카카오가 함께했다면, 향후에는 재단이 리딩한다고 보면 된다. 이를 통해 재단은 기민성과 유연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강조하자면 클레이튼재단은 카카오로부터 재무적으로 완전히 독립돼 있는 비영리 법인이다.

Q 카카오로부터 독립은 결국 규제 이슈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은데?

서_사실 (블록체인, 토큰과 관련된) 규제는 특금법이나 디지털자산기본법 등과 같이 이제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에 속했을 때와 아닐 때의 차이는 원래 산업에 대한 고려를 하느냐 여부인 것 같다. 기본적으로 규제를 잘 살피고 따를 것이다. 다만 그 이외의 규제 중에는 사실 기존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있다. 특히 금융과 관련해 카카오 경우도 은행이나 페이 등이 있으니 서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독립된 법인으로서 재단은 그런 고려를 할 필요가 없다.

Q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한 킬러앱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서_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메타버스나 게임 쪽을 단기적으로 킬러앱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다. 산업 관점에서 킬러앱은 크립토에 익숙한 유저, 익숙하지 않은 유저로 나눠 봐야 할 것 같다. 크립토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를 유입하는 킬러앱은 결국 P2E(Play to Earn)가 될 것 같다. 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나 모빌리티 등 이전에는 공평성 부분에서 문제 소지가 있어 재단과 클러스트가 함께 있었을 때는 직접적인 지원을 일부러 하지 않았던 부분도 있다. 하지만 카카오 계열사들도 향후 재단 입장에서는 여러 다양한 파트너사 중 하나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고 협력할 예정이다. GC의 투표를 거치겠지만, 기존과 다른 인센티브를 통해 킬러앱을 활성화 할 수 있다고 본다.

Q_클레이의 다양한 활용처를 만든다고 언급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또 미유통분의 소각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

서_일단 재단은 서비스보다는 좀 더 인프라쪽에 클레이의 정책을 많이 발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소각은 가스비 명목에서 클레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미 클레이는 소각되고 있고 그 소각 매커니즘이 더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클레이튼 생태계 안에 거래가 많이 일어나야 한다. 또 당장은 사례가 없지만 GC의 의사결정을 받아서 투자를 진행하고 투자 이익이 발생한 경우도 그 재원을 클레이 소각에 활용함으로서 생태계에 더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향후 재단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때 추구하는 모델이 클레이를 기초 통화로 사용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많은 서비스들이 자체 토큰을 발행하지만, 앞으로는 저희가 다른 관전에서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클레이가 각 서비스에 통화로 쓰이고, 그 과정에서 수수료가 발생했을 때 그 수수료를 바로 소각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서비스까지는 아니고 인프라에서 대표적인 예가 조만간 오라클과 진행하는 것이 있다. 수수료를 클레이로 지불해 수수료의 일정 부분이 소각되는 방식으로 구동될 예정이다.

블록체인 대중화를 위해 서상민 이사장이 '2023 클레이튼 비전맵'을 통해 밝힌 3가지 과제와 세부 실행 방안. (이미지=클레이튼재단)

Q 클레이 가치 제고와 관련한 전략이 궁금하다.

서_클레이 가격에 대한 질문에 대해 사실 그동안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마치 가격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느낌처렴 여겨지긴 했지만, 사실 많이 신경쓰고 있다. 파트너사들이 클레이를 활용한 서비스는 가격에 연동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생태계 차원에서도 클레이 가격은 상당히 중요하다.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들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핵심은 결국 수요 공급이다. 결국은 수요처를 다양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한국 중심의 투자자 수요를 넘어 해외로 확대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클레이튼 인지도르 제고하고 비전에 공감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을 확대하는 것이 저희의 가장 큰 숙제라고 본다.

이날 서상민 이사장을 비롯해 클레이튼의 리드들이 나서 재단의 향후 방향성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사진=테크42)

오래도록 이어진 이날 서 이사장의 답변에서 강조되는 것은 결국 탈중앙화와 디플레이션 등을 통한 클레이 가격 인상 계획이었다.

다만 앞서도 지적됐던 바와 같이 재단이 해결해야 할 숙제는 클레이튼이 여전히 국내에 한정돼 있는 메인넷 서비스라는 점이다. 또 GC를 내세운 의사결정 방향성을 강조했지만, 실질적으로 소수의 상위 몇 개사 구성원에게 의사결정권이 독점될 우려 역시 불식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서 이사장은 “블록체인 밑단의 서비스들이 만들어지는 환경을 계속 구축해 왔고, 기술적으로는 많은 준비가 돼 있다”며 “향후 사업적 확장을 통해 인터렉션을 많이 만들고 대중화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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