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핀테크&블록체인 2023’ 현장, 세상을 바꾸는 챗GPT의 특징은?

변화와 기회의 시대, AI 기술은 원자폭탄이 될 것 Vs. 산업에 큰 역할을 할 것… 우려와 희망 교차
GPT4가 일으킨 변화…디지털 제너레이션에 이어 AI 제너레이션 등장
‘챗GPT 기회를 잡는 사람들’ ‘챗GPT4 : 제대로 알고 써먹자’ 저자들이 이야기하는 미래상
(왼쪽부터) 장민 뉴럴웍스랩 대표, 이준호 삼월삼십삼일 대표. (사진=테크42)

블록체인 기술 및 웹3 환경이 일으키는 변화 속에 스타트업을 비롯한 각 산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전망하는 ‘서울 핀테크&블록체인 2023(Seoul Fintech&Blockchain 2023)’의 기조 연설에서 주된 화두는 단연 챗GPT였다.

지난 22일 서울 코엑스 스타트업브랜치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핀테크 스타트업의 대표, 신기술의 등장으로 급변하는 시대에 맞는 법과 제도를 변화를 이야기하는 법학자, 챗GPT의 등장 초기부터 이를 활용해 일상과 비즈니스에 변화를 시도하는 파이오니어(pioneer) 등이 모여 변화하는 시대상과 그에 대응하는 방식, 저마다의 비즈니스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가 됐다.

특히 이날 주목을 받은 것은 기조 연설자로 나선 장민 뉴럴웍스랩 대표, 이준호 삼월삼십삼일 대표의 강연이었다.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단연 챗GPT의 등장과 이로 인한 변화였다.

AI를 연구하는 공학박사가 이야기하는 변화와 기회의 시대

'인공지능&블록체인, 변화와 기회의 시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장민 대표. (사진=테크42)

장민 대표가 이끄는 뉴럴웍스랩은 노코드 AI 개발 도구 ‘뉴럴스튜디오’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그에 앞서 장 대표는 머신러닝,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전공한 포스텍 공학박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챗GPT의 등장 이후 그는 ‘챗GPT 기회를 잡는 사람들’ ‘누구든 시작하라 프롬프트 엔지니어’ 등 관련 서적을 집필하며 30년 연구경력의 인사이트를 담은 전망과 변화하는 시대에 대처하는 방식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런 장 대표가 이번 행사에서 꺼낸 첫 마디는 “요즘은 서바이벌이라는 명제를 두고 열심히 고민하고 실행하는 사람”이라는 자기소개였다. 그러한 고민은 앞서 언급한 두 권의 책에 이은 챗GPT 관련 후속작 집필로 이어지는 듯했다.  

“조만간 책 한권이 또 나오는데 우스개 소리로 요즘은 AI, 블록체인 일타강사라는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웃음). (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요즘은 AI를 두고 ‘원자폭탄’이라거나 ‘사람을 다 없앨 것’이라는 비관적인 이야기와 ‘산업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이야기가 공존하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변화와 기회의 시대라고도 할 수 있죠.”

장 대표는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라는 단어에 창조를 뜻하는 생성(Generative)에 주목하며 지난해 말 다양한 생성형 AI 탄생 이후 상황을 진단했다. 특히 이를 위협으로 보는 시각과 관련해 장 대표는 “지금의 AI 위협은 우리가 판 함정이기도 하다”며 말을 이어갔다.

장 대표는 블록체인은 물론 최근 챗GPT 등장 이후 지속적으로 출간을 이어가며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테크42)

“요즘은 데이터를 잘 읽고 쓰고, 또 거기서 정보와 지식을 뽑아내는 능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죠. 대기업 임원 승진 시험에 코팅이 포함된 경우도 꽤 있습니다. 또 이제는 금융권을 비롯해 수없이 많은 회사에서 데이터를 만들어 내고 있죠. 결국 우리가 만들어 낸 데이터를 가지고 기계가 학습을 해서 인간을 흉내 내거나 또는 흉내내는 이상의 창의성을 갖게 된 시기가 지금 온 겁니다.”

이어 장 대표는 수많은 전선으로 연결됐던 초기 컴퓨터가 현재의 터치 방식으로 변화하는 인터페이스의 혁신 과정을 설명하며 인간이 컴퓨터와 소통하기 위해 만든 것이 ‘프로그램 언어’라고 언급했다. 그런데 생성형 AI, 즉 챗GPT의 등장은 이와 같은 상황을 완전히 바꿔놨다는 것이다.

“지난 30년 동안 인간은 컴퓨터와 소통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인간의 언어를 가르치는 것이었죠. 챗GPT는 하루아침에 나온 기술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 기술이 충격적인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우선 인간의 말을 알아듣기 시작했다는 거죠. 아무리 일을 시켜도 불평이 없고 이제는 소설을 써라, 시를 써라와 같이 아주 어려운 일, 이를테면 비정량적인 일을 시켜도 굉장히 잘 해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비용도 한달에 20달러면 되죠. 돈을 내고 쓰는 이유는 쓸만 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엄청난 확장성과 속도를 보이고 있죠. 향후 GPT를 비롯해 새롭게 등장하게 될 많은 생성형 AI는 독립되고 인간보다 뛰어날 겁니다.”

장 대표는 AI는 다양한 비즈니스에 적용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생태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반면, 블록체인은 아직 이를 활용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져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 역시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 장 대표의 설명이다. (사진=테크42)

또한 장 대표는 “블록체인과 AI는 탄생 배경이 틀리지만 기본적인 성격은 다르지 않다”면서도 “결국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지의 여부가 성패를 가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AI는 다양한 비즈니스에 적용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생태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반면, 블록체인은 아직 이를 활용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 장 대표의 설명이다.

“초기에 기업들이 만드는 앱에는 한 컴포넌트를 AI로 바꾸거나 일부를 반영하는 수준이었다면, 챗GPT가 등장한 이후에는 앱의 모든 컴포넌트를 AI 네이티브로 바꾸는 시도들이 어이지고 있습니다. 이게 AI 생태계죠. 앱이 그렇게 바뀌니 실제 AI 자체가 돈을 버는 세상이 됐습니다. 예전에 회사 내에 AI 팀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 자체가 AI인 회사가 등장하고 있고, 이는 더 세분화될 겁니다. 한편으로 신뢰와 정보보호가 굉장히 중요해지는 시대가 될 것이고, 결국 AI와 더불어 블록체인, 데이터 소유자가 굉장히 중요하게 부상할 것입니다.”

자라나는 세대는 AI 제너레이션, 도구로써 AI를 활용하는 법을 가르쳐야

이준호 삼월삼십삼일 대표는 20여년 간 금융공기업인 코스콤에서 근무한 금융IT 전문가로 2018년 퇴사 후 블록체인, 수소에너지, 인공지능 보안, 인터넷 언론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거쳤다. (사진=테크42)

이날 행사에서 ‘챗GPT4 : 제대로 알고 써먹자’를 주제로 강연을 이어간 이준호 삼월삼십삼일 대표는 같은 제목의 책을 지난달 출간한 바 있다. 그런데 이 책의 부제가 흥미롭다. ‘아빠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챗GPT 이야기’다.

대학에서 수학을, 대학원에서 암호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20여년 간 금융공기업인 코스콤에서 근무한 금융IT 전문가이자 정보보호전문가다. 그런 그가 안정적인 직장인의 삶을 뒤로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은 4차산업혁명이 화두가된 2018년 무렵이다. 이후 그는 블록체인, 수소에너지, 인공지능 보안, 인터넷 언론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거친 끝에 삼월삼십삼일을 이끌게 됐다. 삼월삼십삼일은 지구를 살리겠다는 목적으로 환경과 미술을 웹3 기술로 연결한 NFT 커뮤니티 비즈니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 그가 챗GPT에 주목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스스로 “인공지능 전문가가 아니다”라고 밝히는 그는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능력”이라고 강조하며 아들에 얽힌 스토리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아들이 출간한 웹소설과 미드저니로 제작한 표지 이미지를 예로 들며 자녀 세대, 즉 Z 세대가 보이는 특성을 소개하기도 했다. (사진=테크42)

“지금 중학교 3학년인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유튜버가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꼼수를 부려 채널명을 ‘아빠와 아들’로 하자고 했죠(웃음). 주제는 수학공부였어요. 편집도 아들이 하는 것으로 했고요. 그렇게 하면 어쨌든 수학은 열심히 반복학습이 될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막상 채널은 운영하는 것을 보니 처음 세편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다 먹방이더군요.(웃음). 대신 편집은 굉장히 잘하게 됐어요. 요즘에는 제가 하는 사업에 들어가는 영상 자료도 1만원만 받고 만들어 줍니다.”

그런 아들을 보며 이 대표는 제트(Z) 세대로 불리는 세대의 특성을 알게 됐다. 아들은 유튜브를 선생님 삼고 세상의 온갖 지식을 습득하고 있었다. 물론 다 아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종종 허점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래서 아들의 별명을 ‘찢어진 백과사전’이라고 짓기도 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 세대와 다른 특이점은 아들이 커가며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중이다.

“(일부 허점이 있긴 하지만) 얼마전부터 아들은 웹소설을 쓰더군요. 또 지난해 겨울 방학에는 코딩을 배우고 싶다고 해서 학원을 끊어줬어요. 정말 공부 빼고는 다 하는 것 같습니다(웃음). 그런 아들에게 나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챗GPT가 나온 직후 알려줬어요. 그게 올 2월 경입니다. 몇 시간 동안 챗GPT를 가지고 이것저것 해보더니 아들의 첫 마디는 ‘아빠 앞으로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였어요.”

알고 보니 챗GPT의 등장으로 자신이 쓰던 웹소설, 열심히 배우고 있는 코딩이 쓸모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이었다.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아들에게 이 대표는 “코딩을 열심히 배워서 챗GPT를 능가하는 인공지능을 만들면 된다”고 했지만, 아들을 납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챗GPT4 제대로 알고 써먹자
챗GPT의 등장으로 혼란스러워 하는 아들과 그 세대들을 이해 시키기 위해 이 대표는 39일만에 책을 써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히 엑스세대 아빠의 전형적인 답변이었죠. 아들의 입장에서는 ‘아빠가 왜 이렇게 이야기하지’라는 표정이었어요. 큰일 났다 싶어서 아들 뿐 아니라 같은 세대 아이들에게도 이해를 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하루만에 ‘내가 뭘 해야 되지’라는 가제목을 단 챗GPT 관련 출판 기획서를 써서 모든 출판사에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일주일 만에 22군데 출판사에서 계약을 하자고 연락이 오더군요. 그렇게 39일이 걸려 책을 쓰게 됐습니다.”

그 외에도 이 대표는 챗GPT의 답변 예시를 들며 “인공지능의 답변에서 따뜻한 감정이 느껴질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이를 이 대표는 “챗GPT가 인간의 피드백을 통한 강화학습을 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답변들이 인간의 또 다른 특성, 즉 거짓말인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서 보안 전문가인 그의 인사이트가 발휘됐다.

“챗GPT는 정답을 말하지는 않습니다. 어찌보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그 상황에 맞게 그럴싸하게 제시하는 것이라고 봐야 하죠. 팩트를 요약하고 알리는 기능은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글을 지어내는 쪽은 훌륭하다고 보고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챗GPT가 똑똑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언어를 가르친 적이 없음에도 영어 공부를 알려주고 있고, 2023년 수능 국어 시험도 88점을 맞았다고 하더군요. GPT3.5 당시 영어의 정확도가 70%였는데, GPT4는 한국어 정확도가 77%를 기록하고 있어요. 저는 이것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가 궁금해 집니다.”

이 대표는 챗GPT4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향후 그 스스로 '두렵다'고도 표현하는 단계, 즉 API를 비롯한 다양한 기능들이 GPT와 연계되는 시점이 오면 더 큰 변화가 올 것이라는 것이 그의 전망이다. (사진=테크42)

이어 이 대표는 GPT4가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 등 다른 것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 그런 추이를 봤을 때 언젠가는 창작의 영역까지 학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기도 했다. 특히 그가 ‘두렵다’고까지 표현한 것은 API를 비롯한 다양한 기능들이 GPT와 연계되는 시점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와 관련된 책이 요즘 주목받고 있지만, 아마 얼마 가지 않을 겁니다. 질문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될 테니까요. 가까운 미래에는 챗GPT 안에 들어간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나뉘게 될 겁니다. 돈을 벌고 여가를 즐기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이 챗GPT와 API로 연결된 서비스를 통해 제공될 거니까요. 이미 저희 회사에서는 홈페이지의 80%를 챗GPT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사실상 챗GPT를 채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죠. 20달러만 내면 ESG 교육 자료, 보도자료 등 못만드는 것이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무섭다고 느꼈지만, 지금은 공생하는 중이죠.”

강연 막바지 이 대표는 챗GPT의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다시 한번 위험한 부분을 강조하며 몇가지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우선 기업에서 전략적 판단을 위해 활용할 경우 민감한 기업 정보를 입력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앞서도 사례를 든 것과 같이 챗GPT의 답변을 무조건 맹신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챗GPT는 어디까지나 ‘도구’로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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