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자금 조달이 힘든 이유는?

당신은 멋진 아이디어가 떠올랐기 때문에 스타트업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아주 우수한 멤버로 창업팀도 꾸렸습니다. 그 후 MVP(Minimum Viable Product)도 무사히 론칭해 초기 잠재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도 얻었습니다. 이제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벤처캐피털로부터 펀드레이징(자금조달)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 후, 당신은 수십 명의 투자자와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텀시트는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조금 다른 버전의 이야기는 많이 있겠지만 이것은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는 굉장히 흔한 이야기입니다. 이는 많은 새로운 창업자들이 자금 조달의 진정한 의미를 오해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자금 조달이란 투자자에게 자기 회사가 얼마나 훌륭한지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금 조달은 영업활동입니다. 즉 투자자가 당신의 스타트업에 대해 더 알고 싶게끔, 상품이라면 사고 싶게끔, 영업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오해하면 안 되는 부분은, 창업자의 열정, 훌륭한 아이디어, 거대한 시장 규모 등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은 자금 조달에 있어서 정말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창업 멤버가 모두 스탠퍼드나 하버드를 졸업한 사람들뿐이라고 합시다. 또한 그들은 대학 졸업 후 일류 기업에서 일한 경험도 있습니다. 구글, 아마존, 골드만삭스, 블랙스톤, 맥킨지, BCG 등등. 창업자가 보기에 분명히 팀의 구성에 대해서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피치 덱에도 출신 대학, 출신 회사의 로고를 붙여놨습니다. "우리는 대단한 팀입니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잠깐 투자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은 수백수천의 스타트업을 만납니다. 이들이 이렇게 많은 스타트업들을 만나다 보면 다른 많은 훌륭한 팀들도 많이 만나게 된 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안타깝게도 당신의 팀은 점점 더 특별해 보이지 않게 됩니다. 2021년 현재 스탠퍼드대에만 17,000명 이상의 학생이 있습니다. 구글은 전 세계적으로 135,000명의 정규 직원을 두고 있습니다. 물론 전부는 아니지만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스탠퍼드와 구글 출신입니다. 따라서 팀원들이 모두 스탠퍼드 출신이고, 모두 구글에서 일했다는 게 매력적이긴 하지만 꼭 투자자들의 관점에서는 특별하게 돋보이는 매력은 아닌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스타트업은 투자자가 당신의 회사를 특별하게 여기고 더 알고 싶어 하게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앞으로 피치 하는 투자자들은 어떤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는가? 어떤 마켓에 관심이 있는가? 왜 그들은 당신의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등등입니다.

조금 전 말씀드린 팀에 관한 이야기에 비유하자면, 이전에 유사한 팀 구성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한 경험이 있는 투자자를 찾거나, 또는 멤버들이 스탠퍼드에서 어떤 공부를 하고 구글에서는 어떤 일을 했으며 왜 그 경험이 당신 스타트업의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지, 그리고 해당 투자자의 경험이 어떻게 그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영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 주인공 Jordan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친구 Brad에게 "나에게 펜을 팔아봐"라고 말하는 장면

VC펀드의 자금 조달에도 똑같은 원칙이 해당됩니다. “Attempting the Impossible"이라는 기사에서는 투자 비즈니스(Investment Business)와 투자 활동 (Investment Practice)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아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자금 조달은 투자 비즈니스의 일부이고, 비즈니스라는 것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도 지금 절찬 펀드의 자금 조달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금 조달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자금 조달의 달인이기 때문에 이렇게 기사를 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 투자를 하는 쪽과 자금 조달을 하는 쪽 모두를 경험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기사에서 말한 것을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고 있습니다. 또 이 사실을 항상 의식함으로써 자금 조달 프로세스를 조금 더 개선시킬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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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Sell me this pen - Wolf Of Wallstreet - https://www.youtube.com/watch?v=9UspZGJ-TrI 

Attempting the Impossible - https://neckar.substack.com/p/attempting-the-impossible  

본 기사의 원문은 이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록

yk@vridg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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