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케일업을 위한 기술특례상장제도, 전략은?

한국중소기업발전협회, 벤처 인증 지원 사업, 스타트업 스케일업 전략 등 기술특례상장 지원
바이오기업 중심의 기술특례상장, 2021년부터 비(非) 바이오기업의 상장 수가 더 많아져
지속적인 IP 포트폴리오 구축, 조기 밸류에이션을 통한 성공적인 기술특례상장 로드맵 필요
‘기술특례상장제도’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핵심기술 보유 기업의 기술성을 평가해 코스닥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 제공하며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등의 IPO 전략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스타트업에게 있어 IPO(기업공개)는 자금조달을 통해 사업 규모를 획기적으로 키울 수 있는 기회임과 동시에 대외적으로 사업 성장성과 안정성을 공인받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 중소기업이라도 당장의 실적이 좋지 않거나 한국거래소가 정한 코스닥시장 상장에 필요한 심사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IPO는 쉽지 않다.

이러한 기업을 위한 제도가 바로 ‘기술특례상장제도’다. 이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등의 IPO 전략 중  하나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핵심기술 보유 기업의 기술성을 평가해 코스닥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다만 이 제도는 지난 2005년 도입됐지만,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기술성과 시장성을 체계적, 효율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IPO에 도전하는 기업들의 수는 2010년 5개사에서 2021년 25개사로 매해 조금씩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징적인 것은 이렇듯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활용해 IPO를 한 기업들의 장기 주가 성과가 일반 상장 기업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IPO에 도전하고자 하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이 제도에 대한 이해와 활용방법을 소개하고 IP포트폴리오, 테크트리 작성과 활용 노하우, 기업 밸류에이션 극대화 전략 등을 주제로한 세미나가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사단법인 한국중소기업발전협회가 지난달 28일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활용한 Scale-up 전략’을 주제로 서울창업허브에서 개최한 ‘2023 스타트업 Scale-up 세미나’를 꼽을 수 있다.

(왼쪽부터) 유재영 한국중소기업발전협회 협회장, 임종승 피앤케이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장진국 이촌회계법인 회계사. (사진=테크42)

이날 ‘기술특례상장으로 IPO를 도전하라!’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유재영 한국중소기업발전협회 협회장은 “상장이라는 큰 키워드를 가지고 출발했고 지금은 기술특례상장이라는 특화된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스타트업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초기 창업을 위한 벤처 인증 지원 사업을 비롯해 스타트업 스케일업 전략 등 기업 초기부터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그림을 그리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협회의 지원 사업을 설명했다.

이어 실질적인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방법에 대해서는 임종승 피앤케이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가, 투자유치를 위한 기업의 밸류에이션 준비 노하우에 대해서는 장진국 이촌회계법인 회계사가 발표를 이어갔다.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한 기술특례상장 전략은?

유 협회장에 이어 본격적인 기술특례상장 전략 소개에 나선 임종승 변리사는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한 기술특례상장 전략’을 주제로 협회와 함께 진행하는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노하우를 설명했다.

임 변리사에 따르면 기술특례제도를 활용해 상장한 기어의 수는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유지하다가 2021년에 정점을 찍고 지난해는 약간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기존 기술특례제도를 활용해 상장한 바이오 기업들의 성과가 저조한 영향이 컸다. 또 평가 기관의 주관적인 평가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았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주식 시장이 전반적인 하락세에 직면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기술특례상장제도는 특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임 변리사의 생각이다.

“초기 기술특례상장제도는 바이오 기업의 전유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지난 2014년부터 비(非) 바이오기업 또한 기술특례상장을 이용할 수 있게 제도 개선이 이뤄졌죠. 그래도 한동안은 바이오기업의 비중이 더 컸습니다. 그러던 것이 2021년도에 비로소 비(非) 바이오기업의 상장 수가 더 많아지게 됐죠. 최근에는 바이오 기업 보다는 AI,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기업들이 기술특례를 이용해 상장하는 확률이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임 변리사에 따르면 기술특례상장을 목표로하는 시트트업이 기술 및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기간은 대략 3년이 소요된다. (이미지=픽사베이)

그렇다면 기술특례상장 절차는 어떻게 될까. 그 시작은 주관 증권사 선정이다. 이후 모의고사 격인 예비 기술 평가를 거친 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을 거쳐 본 기술 평가를 받게 된다. 임 변리사는 “기술평가기관과 예비기술평가기관이 동일하기 때문에 이런 모의고사는 한두 번 치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기술평가는 두개의 평가기관을 통해 진행된다. 합격선은 적어도 한 곳에서 A등급 나머지 기관에서는 BBB 등급 이상을 받는 것이다. 기준에 부합해 평가에 통과하면 이후 6개월 내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물론 이 과정 자체도 쉬운 것은 아니다. 평가항목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평가 항목 조차도 기업의 기술성을 모두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조정이 거듭되며 이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골치를 아프게 하고 있다. 이에 임 변리사는 “항목이 세분화됐는데, 중복되는 항목의 점수가 제각각이 되며 평가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에는 항목이 총 18개로 줄었다”며 “초기 바이오 기업에 초점이 맞춰진 탓에 다른 기술 분야 기업에 불리한 항목이 지적됐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산업별, 기술별로 구분하는 모듈형 평가제 지표 도입이 예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변리사는 기술평가 시 참고해야 할 사항에 대해 “기술사업계획서의 내용은 최대한 가독성이 좋게 작성하되, 페이지수는 많을수록 좋기 때문에 600페이지 기준에 맞춰 제출하는 것이 좋다”며 “실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현장 실사 때 기업 대표가 발표하는 PPT 자료”라고 말을 이어갔다.

“보통 발표자료는 100페이지 정도의 분량에 맞춰 핵심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업계획서의 내용을 요약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서 사업계획서에 모든 내용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내용에는 회사 개요, 경영진 능력, 기술 진입 능력, 생산 제품의 소개 등 평가 항목에 맞춰 형식적인 목차를 잡는 것이 좋습니다. 콘셉트적으로는 당연히 기술 팀의 상장아니만큼 기술성, 시장성, 지식재산권, 사업성을 강조해 말씀하셔야하고요. 특히 지식재산권을 따로 빼서 중요하게 언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임 변리사가 강조하는 지식재산권(IP)의 대표적인 사례가 특허다. 이는 기술성과 사업성을 어필하는 용도로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임 변리사는 “특허는 특허청의 박사급 심사관들에게 심사를 받아 공인이 된 인증으로 기술성을 어필하는 중요한 요건”이라며 “20년 동안 독점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법적 효력이 있다는 점 역시 사업성과도 연결성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 변리사는 “기술특례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지속적으로 IP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며 “원천 기술을 비롯해 해외 특허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면서 사업 다각화에 따른 다양한 소분류 기술을 확보하는 기술분류체계(테크 트리) 구축을 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공적인 기술특례상장을 달성한 기업의 사례를 보면 애초부터 기술이나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다음, 그에 따라 IP관리, 연구개발이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최우선적으로 특허 포트폴리오, 기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그에 맞춰 기술 평가와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보유 기술과 특허 포지셔닝을 진행하다보면 미보유 기술이 보이고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기술 편중도 피할 수 있고, 사업 다각화까지 이룰 수 있습니다.”

임 변리사에 따르면 이렇게 기술 및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기간은 대략 3년이 소요된다. 1년 차에는 보유 기술 IP 보강과 함께 미보유기술 IP 확보에 주력하고 3년 차에는 실제 연구개발로 어려운 기술을 정부출연연구기관, 대학 등으로부터 매입 방식의 ‘기술 이전’을 통해 지속적으로 IP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확보해야 하는 특허 수는 130건 정도다. 이 과정에서 한국중소기업발전협회는 피앤케이국제특허법률사무소, 이촌회계법인 등과 연계한 컨설팅을 통해 IP 보강 및 기술 테크트리의 부실한 부분을 보강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한다. 또한 이때 기업은 자사의 기술 포트폴리오 뿐 아니라 경쟁사의 포트폴리오를 파악해 ‘장벽 특허’를 세우거나 ‘공백 기술’을 공략하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기업 밸류에이션 준비,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이날 임종승 변리사의 발표에 이어 주목도를 높인 것은 ‘투자유치를 위한 기업 밸류에이션 준비 노하우’를 주제로 나선 장진국 이촌회계법인 회계사의 발표였다.

장 회계사는 LG유플러스 PD사업부를 토스에 매각하는 M&A 자문을 담당하는가 하면 여러 VC(벤처 캐피탈)과 투자 실사를 진행하는 등 오랜 투자유치 자문을 수행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 장 회계사가 먼저 언급한 것은 ‘투자 시리즈별 밸류에이션 결정 방식’이다. 밸류에이션을 하기 전 준비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우선 밸류에이션을 하기 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사업계획입니다. 피터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개선할 수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죠. 이는 사업계획을 통해서 회사를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위치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성장 로드맵에서 굉장히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기 밸류에이션이 필수죠.”

정리하자면 스타트업이 성장을 하는 과정은 보통 시드 투자에서 시작해 시리즈 A, B 라운드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밸류에이션이 이뤄지고, 이 근거가 되는 것이 사업계획이다. 장 회계사는 “각 단계별로 필요한 사업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찌감치 조기 밸류에이션을 진행해 회사 현황을 조기 진단한다면 다양한 기대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에 나서기 이전 조기 밸류에이션을 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잇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미지=픽사베이)

“조기 밸류에이션을 할 경우 기대 효과는 외부적 관점과 내부적 관점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외부적 관점에서는 시드나 시리즈 A 단계의 기업이 사업계획이 있다면 투자자들은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투자 유치 마케팅에 도움이 되죠. 회사 자체의 사업계획이나 밸류에이션이 있기 때문에 투자 조건을 협상할 때도 편리하고요. 또 이 사업계획들을 발판 삼아 IPO를 준비할 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내부적인 관점에서도 회사 자체적인 성장 로드맵을 설계하는데 유리하고, 비용계획이나 KPI, 인원 계획에도 활용할 수 있죠. 수익성 관리를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도 생각해 볼 수 있고요.”

이 중에서도 장 회계사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성과관리를 통한 리소스 활용 측면이다. 조기 밸류에이션을 통해 회사의 핵심역량을 조기에 파악하고 조직, 아이템별 수익성 관리를 통해 회사 리소스의 효율적인 배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장 회계사는 “연말 감사 등에서 회사 전체 데이터는 나오지만 부문별 데이터가 안나와 어느 부문에서 성과가 나고 손실이 나는지를 파악하지 못하는 회사들이 종종 있다”며 그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밸류에이션을 통한 투자 유치 필요성 자체에 대한 의문을 가지는 기업들도 종종 있다. 장 회계사는 투자 유치 필요성에 대해 코스메틱 브랜드 AHC를 보유한 카버코리아의 사례를 들어 설명을 이어갔다. 2016년 카버코리아의 기업가치는 7000억원이었다. 당시 이상록 카버코리아 대표는 지분의 25%를 베인캐피탈과 골드막삭스의 ASSG 컨소시엄에 매각하며 투자유치에 나서 1800억원의 엑시트에 성공했다. 이후 글로벌 마케팅에 나선 카버코리아는 베인캐피탈을 통해 AHC 광고 모델로 헐리우드 배우 ‘앤 헤서웨이’를 기용하며 승부수를 띄웠고 이는 중국 매출을 큰 폭으로 끌어 올리며 AHC를 글로벌 브랜드로 부상하게 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듬해 카버코리아는 유니레버에 기업 가치 3조원으로 매각됐고, 당시 35%의 지분을 갖고 있던 이상록 대표는 1.1조의 엑시트에 다시 한 번 성공했다.  

장 회계사는 “카버코리아의 사례를 통해 투자 유치를 통해서 투자자의 힘을 빌려 회사를 성장시키는 모델은 굉장히 괜찮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목적은 내가 투자한 포트폴리오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최근 VC의 투자 동향은 어떨까? 장 회계사는 “2021년까지만해도 사업성, 성장성만 보고 투자를 하는 경향이 많았다면,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사업성은 물론, 회계 기준, 매출 분석, 수익성 분석을 철저히 하는 경향으로 실사 트렌드가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장진국 이촌회계법인 회계사는 투자 유치에 나서는 스타트업이라면 투자자 입장에서 성장성, 수익성, 인정성을 강조한 IR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지=픽사베이)

“수익성이 있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하는 VC들의 투자 경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이나 사업계획을 통한 수익성 관리가 중요한 것이고요. 저는 투자 유치가 소개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소개팅의 목적은 결혼이 아닌 다음 만남으로 연결하는 것이죠. 다시 여기서 중요한 것은 첫인상인데, 투자유치에서 첫인상은 IR자료 입니다. 가독성이 좋고 그들의 언어로 쓰여져 있고, 밸류에이션이 입증돼 있다면 애프터 신청을 받을 수 있게 되고 결국 투자 유치로 연결되죠.”

이어 장 회계사는 첫인상이 좋은 IR 자료의 구성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이 ‘인베스트먼트 하이라이트(Investment Highlight, 투자 관련 핵심 지표)”라며 “투자자 입장에서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측면을 강조해 기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각 요건에는 무엇이 반영돼야 할까?

“회사에 투자하는 이유는 성장성입니다. 성장성이 제일 중요하죠. 이 성장성은 업황과 시장에서 나옵니다. 또 독점적 요소가 있어야 하죠. 또 투자를 유치하면 기술 매입 등을 통해 시너지를 낼 방식이 성장성에 들어가면 좋죠. 수익성은 해당 사업 분야에서 어떤 가격과 마진율을 적용해 수익을 확보할 것인지를 담으면 좋고요. 마지막으로 안정성은 기업이 확보한 파이프라인, MOU 등으로 만들어 놓은 대기업 등의 채널을 강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에 지속적인 고객 유입, 확보 등과 관련한 지표와 그에 따른 ‘5개년 매출 계획’ ‘비용 계획’ 등의 사업 계획 등을 설명하면 투자자들이 보기에 좋은 IR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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