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한 MWC 2021, 그 흥행을 쥐고 있는 일론 머스크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1이 28일(현지시간) 개최됐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지난해에는 개최가 불발됐었죠. 올해도 코로나19 사태는 여전히 세계 최대의 모바일 및 통신 전시회 MWC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같은 주요 기업이 온라인으로만 참여하는 등 불참 사례가 많고, 애플은 자체 행사를 하는 이유로 참석하지 않고 있죠. 이에 따라 대중의 관심도 시들하고, 예전과 같은 취재 경쟁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주최하는 MWC는 2010년대 들어와서 전세계의 첨단 IT기술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 전까지는 소비자가전쇼인 CES가 대세였죠. 그러나 스마트폰 대중화로 모바일 시대가 열리면서 MWC가 왕좌에 앉았습니다. IT 좀 한다는 기업은 반드시 MWC에 참가해야 기술력을 인정 받았었고, 중국 등지에서 지역별 행사까지 여는 등 규모를 키워왔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MWC의 기세를 단번에 꺾었습니다. 2020년은 행사를 열지도 못했고, 올해는 주요기업이 빠지거나 오프라인 부스도 없이 온라인으로만 참여하는 등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습니다. 2019년 행사에는 전세계 2000개 이상의 업체가 참가했지만, 올해 참가 업체는 그 절반 수준인 1100여개 기업입니다.

일상으로의 복귀 내세운 CES...그러나 MWC는 코로나에 발목?

올해 1월에 열린 CES 2021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 영향으로 소비자 가전에 대한 수요와 맞물려 예상 보다는 나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슈 탓에 중국 업체들 대거 빠졌지만, 주요 업체들이 대부분 참가해 '중박' 정도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CES의 주제도 '일상'에 맞춰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기술과 제품, 서비스를 내세워 대중의 적절한 관심을 이끌어 냈습니다.

그러나 MWC는 CES 만큼 흥행이 예상되지 않습니다. 스페인 현지 시간으로 이미 개최를 했지만, 삼성전자가 온라인으로 발표한 '원 UI 워치' 공개나 퀄컴이나 IBM의 온라인 발표 내용 외에는 눈에 띄는 소식이 없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하드웨어 신제품 발표가 아니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그다지 있다고 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MWC 2021의 주제는 '커넥티드 임팩트'로 5G(5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모바일 생태계, 빅데이터 기술 등이 주인공입니다. 시대를 관통하는 핵심 기술이기는 하지만, CES 때 처럼 시의적절한 적용사례가 덜 담긴 느낌입니다.

모바일 기술 분야의 글로벌 업체 중 대부분이 온라인으로만 참가합니다. 수년간 MWC의 메인 스폰서였던 삼성전자가 일부 온라인으로만 참가했고, LG전자 역시 마찬가집니다. MWC 단골 참가기업이었던 국내 이동통신 3사도 온라인으로만 참가했습니다. 글로벌 기업 중 주요 기업인 노키아, 에릭슨, 인텔, 엔비디아, 소니 모바일, 오라클 등도 오프라인으로 참가하지 않습니다.

MWC 2021의 흥행은 일론 머스크...스페이스X '스타링크' 프로젝트

이렇듯 시들한 MWC의 흥행 여부를 쥐고 있는 것은 기조연설에 나오는 스페이스X입니다. 더 정확히 이야기 하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CEO인 일론 머스크에 MWC의 흥행이 달려 있는 것이죠.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및 테슬라 CEO가 MWC 2021 기조연설에 등장한다.

일론 머스크는 MWC 2021 기조연설에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통신에 대해 강연합니다. 통신 위성을 띄워 전세계의 소외된 국가 및 지역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가 스타링크입니다. 그리고 이 주제는 코로나19 시대에 딱 들어 맞는 낙후 지역의 정보화를 키워드로 담고 있기에 흥행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코인 파동의 주범으로 많은 이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자동차 결제를 번복하는 한편, 도지코인 말장난(트윗)으로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기업 이미지도 실추시켰죠.

이번 MWC는 일론 머스크-테슬라-스페이스X 스스로도 분위기 전환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고, 동시에 한때 대세였던 MWC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줄 수 있는 조합이기도 합니다.

단 일론 머스크와 함께 MWC 기조연설에 나올 IBM, AWS, 버라이즌의 CEO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서비스나 첨단 기술의 재발견 수준의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습니다. 코로나19에 멈춰있던 지난 1년 여 동안, 우리 주변을 관통하는 테크 트렌드는 '일상으로의 복귀, 그리고 언택트 서비스의 재발견'였기 때문이죠.

그래도 일론 머스크와 주요 IT기업이 공개하게 될 소식은 현재의 '코로나 블루'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테크이기에, 흥행 여부와 상관 없는 기대감을 가져 봅니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모르면 손해! 3억 구독자 등에 업은 ‘넷플릭스 무료게임’ 최신 리스트

넷플릭스가 넷플릭스게임즈를 키우기 위해 에픽게임즈의 인재를 영입하면서 곧 기업에 상당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초 넷플릭스게임즈는 2024년 로드맵을 발표했으며, 여기에는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액세스할 수 있는 최대 14개의 새로운 게임이 포함돼 있다.

도대체 왜?···머스크의 트럼프 지지 속내 3가지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가 미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바이든 행정부에서 겪은 푸대접 대신 오히려 최소 3가지 이익을 기대하며 그를 지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본적으로 머스크는 트럼프와 ‘배짱이 맞아서’ 지지했을 것이다.) 그 3가지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공제법 폐지시에도 자사의 보급경 전기차(모델 3)는 경쟁력있다는 점 ▲바이든 행정부가 머스크와 테슬라에 보인 푸대접을 더 이상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 ▲바이든 행정부가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을 예의주시하며 잠재적으로 증권과 전신 사기 혐의로 이어질 수 있는 조사 개시를 회피할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다.

[AGI 콘퍼런스 2024]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AI 챗봇 서비스 도입의 목적은 개인화된 고객 커뮤니케이션 자동화, 사용자 경험 극대화입니다”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바퀴를 재발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 서비스 개발 시 이런저런 시도로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이 불가피하지만 결국 ‘사업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빨리 시장에 선보이고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웨이모 Vs 크루즈 Vs 사이버캡’ 미국의 ‘로보택시’ 삼파전

제너럴모터스의 자율주행차 사업부인 크루즈가 도시에서 운행하도록 설계된 자율주행 셔틀 오리진의 생산을 무기한 연기 발표하자 알파벳은 자사의 자율주행차 사업부인 웨이모에 대대적인 투자를 발표했다. 테슬라 역시 전용 로봇택시인 사이버캡 공개 계획을 미루면서, 웨이모의 미국 로보택시 시장 선점에 청신호가 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