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 매니저가 배운 4가지 레슨

매니저(manager)로 일한 지 대충 1년이 넘어가는 것 같다. 매니저란 뭘까. ‘manage’의 뜻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manage : to be responsible for controlling or organizing someone or something, especially a business or employees:

책임감을 가지고, 무언가, 혹은 누구인가를 컨트롤하고 조직하는 일.

무언가를 컨트롤한다고 하니 뭔가 대단하거나 굉장히 나쁜 놈이 하는 일처럼 보인다. 일해보니 그 말이 정말 맞았다. 책임감을 가지고, ‘잘 못하면’ 바로 나쁜 놈이 될 수 있는 역할. 그리고 그러지 않기 위해 열심히 발버둥 쳤고, 그 과정에서 배운 점 네 가지를 공유해본다.

참고로, 네 가지를 배웠다는 뜻은, 네 번은 크게 실패했다는 말과 같다. (ㅠㅠ)

뭘 할지 모르겠다면, 일하기 좋은 환경부터 만들어주세요.

a16z 공동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의 구루, 벤 호로위츠의 저서 <하드씽>에 나온 구절.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단순히 커피챗을 자주 하고, 하기 싫은 일을 슬쩍 업무 분장에서 빼주고, 맛있는 밥을 사주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일하기 좋은 환경은 팀원이 맡은 업무가 팀원과 제품 모두를 성장시키는 상황을 말한다. 즉, 팀장은 팀원의 동기부여 수준을 맞추고 이에 맞는 지원을 해야 한다. 팀원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자주 (특히 초기에) 이야기하고 조직이 팀원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기대치 조정’이다. 즉,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기대치를 조정하는 일’이다. 아래 세 가지를 투명하고, 자주 이야기해야 한다.

  1. 우리 팀이 올해 목표는 무엇인지
  2.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가 기대하는 당신의 역할은 무엇인지
  3. 당신이 원하는 성장 방향은 무엇인지, 이를 위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생각하는 기대치 조정의 핵심은 ‘솔직함’이다. 팀원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하고, 팀장은 해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해줄 수 없다고 솔직히 이야기해야 한다. 매니저 초기(연초)에 이 부분을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나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질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는 나중에 더 큰 문제로 번졌다. 어느 정도 불가피한 부분도 있었지만 기대치에 대한 조정은 수시로, 그리고 정확히 이루어져야 한다.

좋은 환경이라고 팀원은 저절로 성장하지 않는다.

“조직을 맡게 되면 매니저로서 해야 할 일은 딱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채용이고, 하나는 육성입니다.”

엥? 훌륭한 IT인재는 스스로 크는 것 아닌가? 매니저에게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아리송했는데, 시간이 흐르자 그 의미를 알게 되었다. 조직이 성장하고 있고, 주변에 배울 점이 많은 훌륭한 팀원이 있으니 채용만 잘해두면 알아서 쭉쭉 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았다.

좋은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회고를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나 또한 주 단위, 일 단위로 자주 회고하면서 성장했는데, 팀원에게는 제대로 회고를 요청하거나 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회고를 잘하는 것은 성장에 있어서 ‘필수 역량’이고, 제대로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므로 주니어 팀원이 회고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어려워하는 것도 당연하다. 매니저는 팀원의 회고를 도와줄 수 있는 가장 큰 조력자이므로 이를 도와주지 않는다면 업무 태만이라 할 수 있다. 나 스스로의 회고를 통해 팀원의 회고를 열심히 돕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그 이후로 주간 회고와 1on1 피드백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팀원과의 1on1은 오로지 팀원을 위한 시간이다’라는 글로 배운 원칙을 가지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주 나누고, 내가 말하는 시간보다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요점은 팀원이 스스로 자신에 대해서 파악하고 다음 할 일을 찾게 하는 것이다.

“00점이 부족하다고 느꼈군요. 그래서 어떻게 채울 예정인가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00를 읽어보시는 건 어때요?) “

“00 하다는 점을 배웠군요. 그래서 00님의 업무에 어떻게 적용했나요? 업무에 있어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또 하나 팀원을 매니지함에 있어 내가 주의를 기울이는 점은,’ 단점보다는 강점을 찾아 강화시키는’ 원칙을 지키고자 한다는 것이다.

단점을 지적하지 말고 강점을 찾아주어라.

첫 1on1에서 팀원에게 ‘피드백받고 싶은 점’을 적어서 가져오라고 했는데, A to Z로 자신의 단점을 잔뜩 적어서 노션에 기록해왔다. 리서치를 설계하는 법, 정량 데이터를 이해하는 법,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법.. 그리고 이걸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각에 대해 대략적인 피드백을 주면서 나는 이렇게 1on1을 마무리했다.

00님, 00님이 자신의 역량을 꼼꼼히 분석을 하고, 보완할 점을 선제적으로 찾아준 점은 너무 좋습니다. 자기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고, 좋은 태도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는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막 리서치를 시작하면서 못하는 점이 눈에 밟히는 것은 어쩔 수 없어요. 그러나 00님을 채용한 것은 저는 가지지 못한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면 저는 데이터를 감정 없이, 퉁명스럽게 분석하는 스타일이라면 00님은 지나간 인터뷰 대상자의 말 하나하나에 감동을 받고, 이를 ‘흥미로운 사실’로 끌어올리는 직관이 있어요. 이런 태도 때문에 재밌는 인사이트가 팀에 더 잘 전달되기도 하고요. 단점 보완도 좋지만, 다음 피드백에는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그 강점을 어떻게 팀에서 더 잘 발휘할 수 있을지 고민해오는 걸 숙제로 합시다.

단점을 찾는 것은 너무 쉽다. 떠올려보면 몇 년 전의 나는 정말 못 봐줄 정도의 엉터리였다. 심지어 작년의 나를 지금 내가 돌아보면 아주 답답할지도 모른다. (성장의 증거니 좋은 면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런데 갓 일을 시작한 팀원이 어떻게 장점만 갖추고 있겠는가?

그러나 단점을 지적하고, 이야기하고 , ‘고쳐라’라고 백 번 말하는 것은 솔직히 말해서 별로 효과가 없다. 이것은 직장생활을 떠나서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항상 그렇다. 자신의 방식을 ‘교정당하고’ 싶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요즘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읽고 있는데, 수십, 수백 개의 사례를 들어하는 말은 딱 하나다. ‘칭찬해라.’

중요한 것은 칭찬과 아첨은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칭찬은 상대방이 자신을 더욱 잘 알게 하고, 긍정적인 면을 강화시킨다. 그러나 아첨은 단순히 기분이 좋아질 뿐 아무련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칭찬으로 어떻게 팀원이 자기 자신도 모르는 강점을 알게 할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매니저가 팀원의 강점을 고도의 집중 관찰을 통해 알아내야 한다. 대화도 많이 나누고, 위임도 여러 단계로 해보면서 부딪혀봐야지만 알 수 있다.

피드백은 위로도 향해야 한다.

대표가 아니라면, 매니저가 된다는 것은 ‘중간 관리자’가 된다는 뜻이다. 팀원이 나에게 불만이 생길 수 있는 것처럼, 나 또한 상위 직급자의 태도나 결정에 불만이 생길 수 있다. 상위 직급자와 갈등을 겪을까 봐 피드백을 피하기만 한다면 (불만을 참고만 산다면) 생산적 충돌은 줄어들고 이는 낮은 퀄리티의 결과물로 직결된다. 이럴 때 종종 '상향 피드백'을 하는 것이 좋다.

가령 이런 방식이다.

"제가 생각하기에 요즘 우리 조직은 00한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원인은 000에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부분을 당신이 간과하고 있다는 느낌을 듭니다. 물론 당신이 이러한 부분을 일부러 놓쳤거나 무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 조직에서의 역할은 000한 것이고 이 부분에 있어 당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당신의 생각도 듣고 싶습니다.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을까요?"

상향 피드백에 대한 나의 몇 가지 원칙이 있다.

  • 사건(문제)이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최대한 빠르게 정리해서 말하기
  • 나의 관점이 드러난 구체적인 문제 설명하기
  • 문제의 원인이 무조건적으로 리더에게 있다고 단정 짓지 않기
  • 개인적인 감정으로 문제를 부풀리지 않기.

마지막이 가장 어렵다. 보통 불만에서 피드백이 시작하기 때문이다. 불만이 가득 쌓인 마음으로 피드백을 하다 보면 사람인지라 개인적인 감정이 섞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실언을 하기도 했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사과를 한 적도 있다. 그때 정말, '아차' 하고 미안한 마음이 너무 들었다. 리더도 사람이고 마음이 있고 아프기도 한다는 사실.

항상 '나의 능력을 끌어내는 것이 리더의 역량이라면 리더가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나의 역할이 아닐까?'라는 마음가짐으로 피드백을 준비하면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본 글의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다김

jyee5001@gmail.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마케터가 꼭 알아야 할 세 가지 기술 트렌드 공유합니다!

얼마 전,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추천해 준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 '소녀 리버스(RE:VERSE)'의 영상이었다. 오디션...

경쟁 대신 윈윈! 코피티션 성공 가이드

앞으로 기술과 산업이 고도화되고 융합될수록 코피티션 전략은 혁신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코피티션을 이끌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꼬맨틀 공략집

하루에 한 번, 유사도를 이용해 오늘의 단어를 맞히는 게임. 뉴스젤리가 제작한 꼬맨틀! 플레이 해 보셨나요?

코딩 없는 시대...가 올까?

코딩이라는 과목이 알파세대 아이들의 필수인 듯 이야기하기도 했었다만 이젠 로우코드와 노코드의 개막을 이야기한다. 아주 쉽고 단순하게 말하면, "로우코드는 코드를 최소화하는 것이고 노코드는 아예 코드 없이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경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