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봄님·홍만의 와이어드컴퍼니 대표 “AI 탑재한 커머스 솔루션으로 1인 셀러 생태계를 혁신하고 있습니다”

멀티링크와 쇼핑몰 구조 결합해 1인 셀러를 위한 쇼핑 솔루션 ‘케미’ 선보여, 인공지능으로 날개
만성 적자 해소 고민하는 이커머스 업계… 1분기 이후 흑자 전환 성공한 와이어드컴퍼니 비결은?
브랜드사, 1인 셀러의 니즈 모두 반영한 시스템 자동화, 수수료 모듈화로 3분여 만에 판매 가능
요즘은 본업 외에 다른 일을 통해 추가 소득을 올리는 ‘N잡’이 유행하는 시대다. (이미지=픽사베이)

최근 월급 외에도 매월 이자나 배당 등 부수입으로 5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직장인이 4000명 이상이라는 뉴스가 화제가 됐다. 저마다 방식은 다르겠지만, 본업 외에 다른 일을 병행하는 ‘N잡’이 유행하는 시대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러한 ‘N잡러’들이 많이 도전하는 분야가 온라인 마켓 판매다. 이들을 흔히 1인 셀러(판매자)라고 부른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비롯해 다양한 쇼핑몰 플랫폼들은 이들이 활동하는 무대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시장 진입은 어렵지 않지만 수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개 ‘온라인 판매로 몇천만원을 벌었다’는 경험담의 주인공이 된 이들은 보통 온라인 판매에서 필요한 복잡한 전 과정을 전문가 수준으로 마스터하고 구매자 컴플레인까지 완벽하게 해결하는 능력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이들 성공 뒤에도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의 경험이 존재한다.  

문제는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도전하는 이들이다. 온라인 마켓에 올라온 상품 소개나 판매 방식을 보면 언뜻 쉬워 보인다. 개중에는 ‘플랫폼이 자동화 시스템을 다 제공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막상 이를 경험해 본 이들은 수익은 고사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단계까지 가는 것 조차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대부분 손을 들어버리고 만다.

온라인 마켓이라는 광활한 바다에 뛰어든 초보 1인 셀러가 직면하는 문제들은 하나 같이 호락호락한 것이 없다. (이미지=픽사베이)

다시 말하자면 온라인 마켓이라는 광활한 바다에 뛰어든 초보 1인 셀러가 직면하는 문제들은 하나 같이 호락호락한 것이 없다. 상품소싱 및 발굴부터 발주 및 배송, 결제시스템 연동, 소비자 분석 등을 통한 사업 효율성 제고 등 모든 것이 발로 뛰고 직접 진행해야 하는 것들이다.

이러한 생태계에서 제품을 제공하는 브랜드사 역시 문제를 겪고 있다. 마케팅에 쏟아 부은 비용 대비 정확한 전환율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고, 여전히 상당부분 자동화되지 못한 프로세스로 인해 적잖은 인력이 투입 돼야 한다.

와이어드컴퍼니는 이렇듯 1인 셀러 생태계 곳곳에 존재하는 페인포인트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이커머스 스타트업이다. 무기는 1인 셀러를 위한 커머스 솔루션 ‘케미(Kemi)’다. 이들이 이렇게 자신만만한 이유는 뭘까. 홍만의·황봄님 와이어드컴퍼니 공동대표와의 인터뷰는 그런 호기심으로 시작됐다.

재수 시절 만난 친구, 마케팅 업계에서 커리어 쌓으며 공통의 관심사로 뭉쳐

(왼쪽부터) 황봄님, 홍만의 와이어드컴퍼니 공동대표. 재수시절 학원 친구로 만난 이들은 각각 로레알·샤넬의 마케터, LG전자 마케터로 일하며 남다른 커리어를 쌓았다. (사진=와이어드컴퍼니)

홍만의 대표와 황봄님 대표의 만남은 스무살 무렵 재수 시절도 거슬러 올라간다. 재수 학원의 같은 반 친구였고, 함께 공부하며 어울리던 두 사람의 인연은 대학을 거쳐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흥미로운 점은 업종은 달랐지만, 두 사람 모두 마케팅 분야에서 남다른 커리어를 쌓아왔다는 점이다. 홍 대표의 경우 LG전자에서 국내와 해외 마케팅을 두루 경험했다. 황 대표는 글로벌 브랜드인 로레알과 샤넬에서 마케터로 경험을 쌓았다.

“로레알과 샤넬에서 8년 정도 마케터로 일했죠. 그러면서 우연찮게 블로그 마케팅을 시작했어요. 막 블로그가 성장할 무렵이었죠. 그 과정에서 블로거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돈을 버는지, 기업의 입장에서 어떻게 블로그 등 새로운 미디어를 활용해 세일즈를 만들어가는지를 경험할 수 있었어요. 그러다가 2010년 즈음에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을 시도했어요. 홍보 매체로 TV나 신문이 메인인 시절에 운 좋게도 글로벌 지사 중에 저희 팀만 어렵게 컨펌을 받아 진행할 수 있었죠. 그러다 2013년에 퇴사 후 작은 브랜드 컨설팅을 하게 되면서 뉴미디어와 커머스를 연결시키는 시도를 하게 됐고요. 그때가 페이스북을 넘어 인스타그램이 떠오르는 시점이었어요.”

새로운 변화를 직접 경험하며 황 대표는 창업을 결심했다. 개인사업자로 시작해 규모를 키웠고, 지속적으로 커가는 시장을 보면서 본격적인 스타트업 나서 혁신을 시도해야 한다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홍만의 대표가 함께한 것은 그 즈음이었다.

“당시 저는 결혼과 육아로 힘이 분산돼 있는데다 박사과정을 거치면서면서 외부 강의 요청이 많이 들어오던 때였어요. 홍 대표는 스무살 이후로 제가 해온 일들을 계속 봐온 친구로서 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죠. 그래서 시장이 이렇게 커가고 있는데 정말 좋은 스타트업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홍 대표에게 털어놨어요.”

친구의 제안에 홍 대표는 고민없이 LG전자 퇴사를 선택했다. 이후 황 대표가 대외 활동에 집중하는 동안 홍 대표는 조직을 구성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는 등 스타트업으로서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데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그렇게 5년가까이 지난 현재 와이어드컴퍼니는 시리즈 A 투자유치 등으로 누적 투자금 53억원을 유치한 커머스 스타트업이 됐다. 성과도 적지 않다. 누적 매출 300억원을 달성하는가 하면 지난해 9월 본격 론칭한 1인 셀러를 위한 커머스 솔루션 ‘케미’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업계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3분만에 홈페이지 제작, 판매까지 가능하다고?

‘모두가 커머스의 주인공이 되는 세상’이라는 가치를 내걸고 나선 와이어드컴퍼니는 그간 발견한 1인 셀러 중심의 SNS 커머스의 문제점을 반영하고, IT화한 솔루션 ‘케미(Kemi)를 선보였다. (이미지=와이어드컴퍼니)

와이어드컴퍼니는 초기 ‘셀럽커머스’라는 이름으로 검증된 브랜드와 셀럽, 인플루언서를 직접 매칭해 제품을 판매하는 인플루언서 기반 커머스 솔루션을 추진했다. 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프리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을 진행하면 할수록 다른 시장이 보였다. 따지고 보면 인플루언서 역시 1인 셀러의 범주에 포함되는 상황, 문제는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보통의 1인 셀러들이 직면한 페인포인트가 더 크다는 점이었다. 홍 대표는 여기서 기회를 봤다.

“1인 셀러 분들 중에는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이 많았어요. 경력 단절의 상황에서 SNS를 운영하며 작은 수익이라도 만들어 보려고 시작하시는 분들이었죠. 하지만 막상 제대로 하려면 쇼핑몰도 만들어야 하고 정산도 해야 하고 해결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어요. 그런 문제를 저희가 해결하고 1인 셀러 분들은 판매에 집중하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 시작이었죠. 그런데 하면 할수록 비용 문제에 직면했어요. 온라인 유통이라고 하지만 초기에는 노동집약적인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이었죠. 1인 셀러를 위한 온라인 유통 솔루션이라면 이런 인력 투입을 자동화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과정에서 ‘1인 셀러들을 위한 온라인 마켓’이라는 방향성을 분명하게 정하며 2021년에 와이어드컴퍼니로 사명을 변경하게 됐죠.”

이후 ‘모두가 커머스의 주인공이 되는 세상’이라는 가치를 내걸고 나선 와이어드컴퍼니는 그간 발견한 1인 셀러 중심의 SNS 커머스의 문제점을 반영하고, IT화한 솔루션 ‘케미(Kemi)를 선보였다. 지난해 9월, ‘1인 마켓 유통·운영 솔루션’을 표방하며 서비스에 나선 케미는 론칭 8개월만인 현재 가입자 5만명을 돌파하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홍 대표에 따르면 이는 모두 올가닉(자연유입)으로만 이뤄낸 결과다.

와이어드컴퍼니는 케미 솔루션을 통해 멀티링크, 백오피스 자동화 쇼핑몰 구축, 상품 소싱, 콘텐츠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자동화했다. (이미지=와이어드컴퍼니)

비결은 와이어드컴퍼니가 내내 지적했던 서비스 방식의 IT화, 즉 자동화다. 멀티링크, 백오피스 자동화 쇼핑몰 구축, 상품 소싱, 콘텐츠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자동화했다. 기존 사업자 등록에서부터 홈페이지 개발, 상품소싱까지… 제품 판매를 하기 위해 근 30일 이상 걸리던 작업이 3분여만에 가능해진 것이다. 놀라운 것은 그 모든 초기 비용이 무료라는 점이다. 방식은 간단하다. 카드형 위젯으로 쇼핑몰을 제작하고 케미링크를 SNS 프로필로해 판매를 시작한 된다. 판매시 수익은 자동 정산된다. 홍 대표는 “케미 서비스는 단일 제품만을 판매하는 1인 셀러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특징을 설명했다.

“단일 제품을 판매하는 1인 셀러의 경우는 스마트 스토어 등과 같은 구조에서는 물건 하나만 덩그러니 있는 상황에 직면해요. 그렇게 되면 고객들 입장에서는 멀티링크로 들어갔다가 또 그 안에 있는 스마트 스토어 링크로 들어가서 구매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케미는 멀티링크와 쇼핑몰의 구조를 합쳐서 링크를 걸어 놓을 수도 있고, 바로 유튜브 영상이 재생될 수도 있고 구매까지 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또 셀러 분들은 각 행태 데이터를 결합한 인사이트를 제공받을 수도 있죠. 그런 기능 덕분에 전환율이 많이 늘어났죠.”

케미 솔루션의 성과는 극명하게 나타났다. 이는 전후 매출 추이로도 나타났다. 홍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10억 수준에 머물던 월 매출이 케미 솔루션 서비스 이후인 4분기 43억까지 급증했고, 올 1분기에는 61억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덕분에 올해 예상 매출액은 초과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외에도 와이어드컴퍼니는 브랜드사와 유통사 판매자로 이어지는 온라인 마켓 구조에서 그간 유통사가 불투명하고 포괄적인 가격 정책으로 20~50%까지 추가했던 수수료 정책을 택하지 않았다. 대신 CS, 물류, 디자인, 홍보, 정산, 판매 개런티 등으로 서비스 기능별 수수료제도를 도입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이른바 ‘서비스의 모듈화’다. 홍 대표는 “모든 것을 자동화해 브랜드사와 셀러를 바로 연결시키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최종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제품 그 이상을 판매하는 커머스 시대를 준비한다

“LG전자 시절 새로 오신 임원 분께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 제시와 부진 사유를 보고하는 방식 대신 잘한 일 하나씩만 말하라고 하셨는데, 처음 한두 개 정도 이야기하고 나니 나중에는 보고할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잘할 일을 찾다 보니 커뮤니티에서 건조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가스식 건조기 판매를 추진했죠. 이후 이것이 확산되면서 전기식 건조기도 나오고 이제는 다수가 사용하는 제품이 됐어요. 그때 느낀 것이 직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주고 주도적으로 업무를 하게 해야 한다는 거였죠.”

이러한 홍 대표의 철학은 직원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면서 이를 비즈니스의 혁신으로 연결하는 시도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것인 지난 11월 PB(자체개발) 브랜드를 론칭하며 DAO(탈중앙화 조직) 기반 상품기획을 시도한 것이다. 먼저 SNS 1인 셀러를 대상으로 토큰을 발행하고 직원들에게 제품 아이디어를 내도록 했다. 이후 생산에 필요한 초기 비용의 일정 비율 이상 토큰이 판매된 제품을 상품화하는 프로세스를 진행했다. 이때 해당 제품에 참여한 참여자들이 모여 다양한 디테일에 대한 의사결정을 진행했고, 생산분이 완판되면 투자 비율에 맞춰 수익을 분배하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론칭된 PB 상품은 성공적으로 완판되며 큰 수익을 남겼고, 직원들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성공해 실질적인 수익으로 돌아오는 경험을 얻게 됐다.

DAO방식을 적용한 사례. (이미지=와이어드컴퍼니)
와이어드컴퍼니는 각 셀러의 판매 데이터를 비롯해 어떤 제품 이미지가 어떻게 노출됐을 때 전환율이 높아지는지와 같은 디테일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지=와이어드컴퍼니)

그 외에도 와이어드컴퍼니의 비즈니스 모델이 가진 잠재력은 다양하다. 그 중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가 가진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 와이어드컴퍼니는 각 셀러의 판매 데이터를 비롯해 어떤 제품 이미지가 어떻게 노출됐을 때 전환율이 높아지는지와 같은 디테일한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 황봄님 대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품을 접하고 구매하는 사람들은 팬덤 베이스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와이어드컴퍼니의 고객데이터는 다른 온라인 쇼핑몰 데이터와는 차별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진짜 취향 베이스, 열렬히 좋아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움직이기는 데이터는 저희 밖에 확보한 곳이 없어요. 이러한 데이터는 구매를 하는 고객들에게도 제공되죠. 사람들은 무수히 많은 플랫폼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때로는 어디서 산 것인지 기억을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케미 안에서는 자신의 구매 정보들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어요. 스스로의 구매 패턴도 확인할 수 있는 거죠.”

한편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커머스 전략 전문가로서 황 대표가 주목하는 또 다른 변화는 ‘블로그의 재부상’이다. 한동안 올드한 채널로 치부됐던 블로그에 다시금 젠지(Gen-Z)가 반응하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세대가 과거와 다른 점은 누구나 ‘파워블로거’ ‘셀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들이 생각하는 셀러는 단지 물건만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 기술, 의견을 파는 사람이예요. 또 누구든 제품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죠. 그런 경향은 앞으로 더욱 일반화되고 글로벌화될 거예요. 그렇게 형성되는 각각의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저희의 다음 스텝이라고 할 수 있죠.”

캐미 솔루션을 통해 높은 성장 동력을 확보한 와이어드컴퍼니의 다음 도전은 IPO(기업공개)다. 이커머스 분야에서 드문 흑자 구조를 만들고, 지속적인 매출 증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와이어드컴퍼니의 도전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그러한 의지는 인터뷰 말미, 사명에 담은 의미를 언급하는 황 대표의 말에서도 새삼 느껴졌다.

“와이어드라는 것은 결국 하나의 큰 세계를 연결시킨다는 의미죠. 그 의미처럼 저희는 현재 존재하는 모든 소셜미디어를 포함해 앞으로 등장하는 새로운 개념의 채널까지 모두 엮어주는 일을 케미 솔루션을 통해 하려고 해요. 한 가지 분명한 건 플랫폼은 변하지만 각각의 채널이 커머스로 전환되는 프로세스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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