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경제 시대의 에이지테크(2)

수천 년 동안 인간은 무병장수를 꿈꿨다. 기원전,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아 다니며 영생하려는 환상을 가진 것처럼 말이다. 의학 및 과학기술 발전 덕분에 인간은 신체·정신·사회적·영적 등 모든 측면에서 더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고, 더 오래 살 수 있게 되었다. 글로벌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전 세계 65세 이상 인구가 2022년 7억 명에서 2050년 15억 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례 없는 인구구조 변화 속에서 50대 이상의 인구가 경제와 소비를 이끄는 장수 경제(Longevity Economy)가 떠오르고 있다. ‘에이지테크(AgeTech)’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이 드는 시장에 대응하는 에이지테크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자.


노화 경험을 향상시키는 에이지테크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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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인 이동과 소셜 활동을 도와 활기찬 노화를 이끈다

고령층의 사회적 및 심리적 고립은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에이지테크는 고령자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거나, 팬데믹과 같은 사회적 격리 상황에서도 소셜 활동을 도와 연결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

2012년 설립된 일본 기업 휠(WHILL)은 완전자율주행 기능이 적용된 전동휠체어로 CES 2023 최고혁신상을 받으며 눈길을 끌었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가 공항, 병원, 테마파크, 주변 동네와 같은 넓은 장소에서 휠체어를 타고 목적지를 설정하면 어디든 찾아갈 수 있다. 휠체어에 달린 센서는 장애물을 판단하고, 알아서 안전한 우회로를 찾아 돌아간다. 현재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등 여러 국제 공항에서 테스트 및 설치되고 있으며, 고령자의 편리한 이동을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

Source: WHILL 홈페이지

휴머노이드 로봇은 고령층 지원 로봇으로 발전하고 있다. 일본 로봇 스타트업 아이올러스로보틱스(Aeolus Robotics)는 양팔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오(Aeo)를 개발했는데, 청소, 소독, 배달부터 고령층 돌봄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어 병원, 요양시설, 학교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아이오는 한 팔로 문을 열고, 다른 팔로는 음식이나 약을 쟁반에 담아 배달하는 등 양팔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또한 아이오에 달린 센서는 돌봄 대상의 자세와 위치 등 상태를 파악하고, 이상이 있을 경우 보호자에게 경고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Source: Aeolus Robotics 홈페이지

청년들의 놀이터라 여기는 메타버스도 고령층의 사회적 연결감을 높이는 데 활용된다. MIT 대학의 스타트업 랜디버(Rendever)와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VR 플랫폼 ‘알코브(Alcove)’를 개발해 고령자들이 가상현실 속에서도 일상에 가까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VR 헤드셋을 끼면 멀리 떨어진 가족과 가상공간에서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고, 요가, 클래식 음악, 게임, 과거로의 여행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알코브는 고령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외로움과 고립감을 해소하고, 인지건강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러한 성과로 랜디버는 미국 비즈니스 매거진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가 선정한 2023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의 증강·가상현실 부문 7위로 올랐다.

Source: Rendever 홈페이지


나이 드는 시장을 사로잡을 준비가 되었는가?

UN은 2021년~2030년을 ‘건강한 노화 10년’으로 선언하면서 모든 국가와 산업에서 고령자가 더욱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전 산업을 걸쳐 고령층을 위한 제품·서비스와 인프라에 디지털 혁신이 이뤄지고 있고,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도 고령층의 관점을 녹여서 새롭게 탄생시키고 있다. 이때 고령층을 의존적이고 수동적으로 바라보던 기존 패러다임을 전환하여 더 건강하고 활동적인 시기로 바라보며 참여와 자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앞으로 에이지테크는 인류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에이지테크는 부모, 우리 자신,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더 안전하고 준비된 환경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기업과 비즈니스는 나이 들어가는 사회와 고객의 마음을 계속해서 사로잡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고민해볼 때이다.

IGM세계경영연구원

insightlab@ig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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