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바다 ‘화이트 골드러시’가 인디언 부족을 할퀴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리튬이 풍부한 네바다 주가 최근 리튬 채굴을 둘러싼 송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문제는 개발하려는 땅 대부분이 인디언 원주민 지역에 있고, 이들이 개발을 반대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채굴을 시작하려다 중단한 태커 패스(Thacker Pass)가 문제의 지역이다. 연방 및 지방정부 지원을 받아 리튬을 채굴하려던 대기업들과 환경은 물론 불행한 과거 사적지를 보존하려는 인디언 부족이 대립하고 있다. 향후 50년간 연간 8만톤이상의 엄청난 리튬을 캐낼 수 있는 지역이라서 관심이 쏠린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100만대분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달라진 것은 과거 1848년 캘리포니아 골드러시가 황금채굴자들 개인들에 의한 것이었다면, 네바다 화이트 골드러시는 거대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에 의한 조용한 열기라는 점이다. 미국 정부로선 탄소중립을 위해 전기차용 배터리핵심광물을 캐낼 수 있는 미국내의 유일한 광산이다. 원주민인 인디언들은 조상들의 고향이 ‘전기차 배터리로 인한 희생 구역’으로 바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무려 1만7,000건 이상의 광산에 대한 클레임이 걸려 있다는 이 지역의 환경보호와 보존, 그리고 현실적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또다시 할퀴어지는 인디언 원주민의 땅

리튬 광상 개발을 두고 분쟁지가 된 네바다 인디언 구역 내 태커 패스. (사진=리튬 아메리카)

미국 네바다는 이미 ‘화이트 골드 러시’지역이 됐다. 하지만 리튬채광지에 대한 1만 7,000개 이상의 광상(鑛床) 소유권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이 채굴지의 약 4분의 3이 인디어 부족 땅에 있다. 특히 이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조상들의 고향이 ‘전기차 배터리의 희생 구역’으로 바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인디언들이 우려하는 것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이 땅은 1865년 수십 명의 인디언들이 학살당한 곳이다. 포트 맥더미트 파이우트 쇼쇼니 인디언 부족원인 셸리 하조는 “이 프로젝트는 결국 우리 지역에서 알려진 인디언 학살 장소 가운데에서 가장 큰 신성모독과 강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 곳인 태커 패스(Thacker Pass)는 매년 최소 8만 톤의 리튬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땅에서 이처럼 대규모로 리튬을 캐낼 수 있으면 배터리 원자재 수급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이는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 거국적으로 노력했지만 여전히 얻지 못한 엄청난 자원이다.

타커패스에 매장된 50년치의 엄청난 리튬

인디언 보호구역 사이에 있는 타커 패스. (사진=네바다주 환경 보호국)

미국은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내연엔진 자동차를 서서히 포기하고 전기 자동차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용 광물인 리튬 확보를 위해 세계적인 리튬 자원 강국인 중국과 같은 다른 나라에 더 의존해야 할 것임을 의미한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네바다 인디언 보호구역에 있는 리튬 광산은 미국 정부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해 줄 만큼 엄청나다.

원주민 인디언의 개발 반대 주장은 현실적 이익과 압력 앞에 빛바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이미 조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정부 관리들은 “가지고 있는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민 부족의 땅이 미국 전기차 생산을 위한 리튬 생산을 늘리는 데 방해가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이처럼 특히 타커 패스의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우려하는 미국 원주민과 환경주의 단체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타커 패스의 리튬 광산 채광 프로젝트는 훔볼트 카운티가 제안했다.

소유자는 리튬 아메리카로서 거의 50년 동안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행한 과거 ‘인디언 학살’이 드러나다

나코 인더스트리 자회사 소투스가 지난 2019년 타코 패스에서 채굴권을 얻었다. (사진=인터내셔널 마이닝)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1월 발표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리노-스파크스 인디언 구역( Reno-Sparks Indian Colony)과 번즈 파이우트 부족(Burns Paiute Tribe)은 수백 년 전에 일어난 살인 사건들을 들어 법원에 공사를 중단해 달라고 청원했다.

미란다 뒤 미국 지방법원 판사는 지난해 11월 과거 미정부군에 의한 인디언 학살이 일어났다는 증거가 없으며, 리튬 아메리카는 그 부지를 계속 개발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미국토관리국(BLM)은 올들어 현장을 재조사해 31명의 남자, 여자, 아이들이 미 정부군에 의해 학살당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유골을 발견했다.

BLM 토지 관리자들은 해당 부지가 미 국가 사적 등록 대상일 수 있지만, 조사 중에 발견된 5개 부지는 리튬 프로젝트 구역의 범위 안에 있지 않다고 결론내렸다. 이는 리튬 아메리카가 리튬 채굴 계획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바다주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리튬 광상 탐사가 급증했으며 미국에서 유일하게 운영되는 리튬 광산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네바다 실버피크에 위치한 한 리튬 광산은 연간 약 5,000톤의 리튬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전기차 8만 대 분의 배터리를 만들기에 충분한 양이라고 한다. 즉, 태커패스의 연 8만톤 리튬생산은 연간 128만대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제조에 충분한 분량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중국내 전기차 생산량이 약 240만대였다.

끝없는 리튬 열기

네바다 타커 패스 채광 개발 반대 시위. (사진=시에라 네바다 앨리)

미국유일의 리튬광산 운영업체 앨버말의 카렌 나월드 전무이사는 “리튬에 대한 수요는 어마어마하다. 현재로서는 수요가 공급을 확실히 초과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프라 법안과 인플레이션 감소법(IRA)은 미국이 전기차를 위한 국내 공급망을 개발할 수 있는 정말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디언 원주민인 하조는 채광에 대해 앨버말 임원과 같은 열정을 갖고 있지 않다. 보도에 따르면 인디언들은 이 지역을 알링턴 국립묘지같은 구역으로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조는 “우리는 대기업들이 엄청난 부를 창출하고 자원을 고갈시키고 우리의 미래 세대들이 타커 패스 광산에 남길 무질서를 견디도록 남겨둔 채 우리만의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을 위해 성지, 건강 및 내부 균형을 희생할 용의가 있는가?”라고 썼다. 그는 “나는 결코 이것이 더 친환경적인 삶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지 않으며 우리 지역의 다른 많은 원주민들도 믿지 않을 것이다. 성스러운 땅에서 타커 패스 노천 갱도를 파는 것은 어머니 땅(Mother Earth)의 추가 파괴를 위한 많은 문을 열 뿐이다”라고 말한다.

1848년 골드러시로부터 170여년이 지난 2022년 현재 캘리포니아 골드러시는 네바다의 화이트골드러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곳은 핵심 자원 개발을 둘러싼 환경보호 주장자와 개발자들의 새로운 상징적 분쟁지가 되고 있다.

1848년 황금이 발견된 캘리포니아

태커 패스 지도. 태커패스 지역은 캘리포니아와 면한 네바다 북부지역에 있다. 왼쪽 아래 샌프란시스코 만이 보인다. (사진=리튬 아메리카)

1848년 1월 24일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새클라멘토의 한 제재소 수로에서 금덩이가 발견됐다. 이른바 ‘골드러시’의 시작이었다. 이 ‘황금덩이’ 소문은 이듬해 공식화됐다. 1948년 12월 5일 미국 대통령 포크에 의해 이 사실이 공식화됐다. 금캐기 열풍은 미국 동부로, 심지어는 유럽으로까지 퍼져나갔다. 유럽, 그리고 전세계에서 미국 서부를 향해 떠났다. 특히 1849년에 유독 그 수가 많아서 포티 나이너스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다. 이 한해에 70톤의 황금이 이 지역에서 발견됐다. 황금의 꿈에 부풀어 서부로 향하는 대부분의 포티나이너스는 캘리포니아로 가는 도중 인디언의 습격, 그리고 현장에서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고통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캘리포니아 채굴 현장으로 몰려 들면서 경쟁이 거세졌고, 수많은 채굴자들이 오면서 나무를 베고 자연은 할퀴어졌고 산사태가 빈발했다. 극소수만이 영화를 누렸다. 샌프란시스코 인구는 500명이었지만 해마다 수만명이 전세계에서 이 소도시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도시는 망가졌고, 샌프란시스코의 모든 물가는 치솟았다. 채굴현장에서는 황금의 꿈을 찾아 온 이들에게 필요한 질긴 천막용 천으로 만든 진 바지를 팔아 더많은 돈을 버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리바이 형제의 이 블루진은 오늘날 청바지의 대명사가 됐다. 현재 포티나이너스는 샌프란시스코 미식축구 팀의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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