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인 메모리와 스토리지 가격이 분기마다 최대 90%씩 뛰며 'AI 인프라 비용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메모리 대장주 마이크론의 주가는 3년 새 1,100% 넘게 올랐고,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 세 회사가 전 세계 D램 시장의 90% 이상을 쥐고 있다.
문제는 이 가격 상승이 끝없는 악순환을 만든다는 점이다. AI 투자가 늘면 메모리 수요가 커지고, 수요가 커지면 가격이 오르고, 가격이 오르면 투자 비용이 다시 늘어나는 구조가 반복된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애널리스트 사이먼 레오폴드는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의 설비 투자가 1년 새 80% 급증했지만, 그 상당 부분은 실제 시설 확충이 아닌 부품 가격 인상 탓이라고 지적했다.
상위 5개 하이퍼스케일러(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초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설비 투자 비율은 영업 현금흐름의 거의 100%에 달해, 벌어들이는 돈을 거의 전부 투자에 쏟아붓고 있는 상황이다. 레오폴드는 메모리 가격이 꺾이는 순간 투자 심리도 함께 꺾이며 주가 폭락과 공급 과잉이 동시에 터지는 '에어 포켓(갑작스러운 수요 공백)'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브스 기고자이자 퓨처리옴 리서치 대표인 R. 스콧 레이노비치는 "지금 많은 테크 투자자들은 사실상 인플레이션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술 시장 전반에 과열 경보를 울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