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직원들 문신 허용하는 기업들···배경과 조건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은 많은 직장과 조직에 오랜 관행과 정책을 재조정하게 만들었다. 고용주들은 이미 하이브리드 및 원격 작업을 수용하는 것에서부터 대학 학위 요구 사항을 제거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그 동안 근로자들에게 덜 보장되던 허용 사항까지 바꿔나가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근로자들의 문신을 눈에 띄게 드러낼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미국의 디즈니, UPS, 버진 애틀랜틱, 그리고 미 육군이 직원과 병사들에게 문신을 드러내는 것을 허용한 대표적 사례다. 이들은 직원들에 대한 문신 제한을 완화함으로써 인력 확보난을 해소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는 동시에 기업경쟁력도 높이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직원들에 대한 회사의 문신 정책은 종종 부정적 낙인에 이끌려 왔지만 더 이상 그렇지만은 않다. 이를 보여주는 연구결과까지 나왔는데 근로자들이 문신을 했든 안 했든 고객 감정은 동일했다는 것이다. 미국 내의 이런 분위기는 최근 뉴욕 시의회가 직장내 근로자를 포함해 문신을 한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검토하는 것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기업과 조직이 문신관련 정책을 검토할 때 어떤 점을 참고해야 할지 미국과 영국기업의 사례, 그리고 각국의 문신 문화를 CNBC의 보도와 잉크어웨이, 스타포닷컴 등 관련 사이트 등을 참고해 소개한다.

UPS와 디즈니의 문신허용 배경엔 사기진작과 고객서비스

디즈니랜드 직원의 문신. (사진=블로그미키닷컴)

UPS가 문신을 허용하게 된 계기는 오랫동안 홈디포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캐롤 토메가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된 지난 2020년 6월 이후에 시작됐다. 소포배달 대기업을 개혁하기 위한 그녀의 첫 번째 시도는 전 세계적 53만 4,000명 이상의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됐다. 그 구상 중 일부는 회사의 복장과 스타일 제한에 초점이 맞춰졌다.

토메 CEO는 지난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문신 정책은 미 육군보다 더 제약을 받았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바트렛 UPS 사람및문화 담당 부사장은 “엄격한 갈색 유니폼과 운전자 복장규정으로 잘 알려진 UPS는 직원들에게 진정한 자아를 직장에 가져오게 할 더 현대적 직장을 만들어 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UPS는 우선 남성들에게 금지했던 긴 머리카락과 턱수염 관련 정책을 재검토해 2020년 11월 여러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적으로 착용하는’ 수염과 콧수염을 허용했다.

바틀렛 부사장은 그 정책이 좋은 평가를 받은 후 문신 정책 변화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전에는 직원들에게 눈에 보이는 어떤 문신도 드러내지 못하게 했다. 문신을 한 직원들은 긴 소매나 바지, 또는 피부색 덮개로 문신을 가려야 했다.

바틀렛은 UPS가 정책을 변경한 후 여러 직원이 UPS를 주제로 한 문신을 회사 내부 게시판에 게시한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가 이곳에서 25년간 운전 경력을 쌓은 후 UPS 로고를 부착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며, 이는 회사가 그들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긍정적 효과에 대해 말했다.

지난해 4월 디즈니의 공원사업 부문도 UPS와 비슷한 변화를 겪었고, 직원들이 문신을 드러낼 수 있도록 복장과 스타일 코드를 업데이트했다.

디즈니는 이것이 자사 직원들과 손님들이 자사 테마파크에서 더 환영받는 느낌을 받도록 하기 위한 보다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조쉬 다마로 디즈니 파크, 경험 및 제품 담당 회장은 디즈니 웹사이트 블로그에 이 정책 변화에 대해 “성별을 포함하는 헤어스타일, 보석, 네일 스타일, 그리고 의상 선택을 둘러싼 개인적인 표현의 형태와 관련해 더 큰 유연성을 제공한다. 그리고 적절한 눈에 보이는 문신을 허용한다”고 썼다. 다마로는 “우리는 오늘날의 직장에서 관련성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출연자들이 직장에서 그들의 문화와 개성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도록 그들을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신에 대한 인식 변화...미국 40대미만 절반이 문신

디즈니 직원의 문신. (사진=디즈니푸드블로그)

엔리카 러그스 휴스턴 C.T. 바우어 경영 및 리더십 대학 부교수는 문신에 대한 오랜 부정적인 낙인이 있었고 문신을 한 사람들이 반항적인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고용 관리자들이 눈에 보이는 문신을 가진 지원자들로 고정시키거나 고용주가 문신을 한 사람을 고용하면 고객이 외면할까 걱정하는 기업 문화로 이어졌다.

하지만 러그스 교수는 최근 연구에서 대부분의 문신은 현재 기억 속의 이미지, 그들의 문화나 직업에 대한 호소,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어울리는 문신 등 소속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러그스는 임시 문신을 한 근로자들에 대한 고객 반응을 측정하는 실험을 했다.

일부 고객들은 여전히 문신에 대해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지만, 문신을 한 직원들은 문신을 하지 않은 직원들만큼 많은 매출을 올렸다.

부정적 고정관념도 고객들의 조직에 대한 인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사실, 러그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화이트칼라나 창조적 직업에 종사하는 문신을 한 직원들이 문신을 하지 않은 직원들보다 고객들에게 더 호의적이고 유능하게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문신이 조직에 피해를 줄 수 있으며, 이는 소비자의 구매 행태를 바꿀 수 있다는 주장도 항상 있어 왔다”고 했다. 러그스는 또 ”그러나 당신 비즈니스의 초석이 서비스라면 이는 변하지 않지만, 이러한 정책 중 일부를 허용하고 완화하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채용할 수 있는 인력범위를 늘릴 수 있어 직원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직원들이 행복하고 직원들에 대해 만족감을 느낀다면, 그들은 또한 매우 생산적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신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1월 라스무센 리포트의 조사에 따르면 40세 미만의 미국인 중 거의 절반이 문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연령대로 보면 미국인 전체의 33%가 문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디즈니,버진 어틀랜틱 등 문신 허용 기업 조직의 기준은?

디즈니랜드 직원들의 문신 코드. 얼굴과 머리, 목을 제외하고는 문신이 허용된다고 쓰고 있다. (사진=디즈니푸드블로그닷컴)

디즈니 출연자 핸드북에 따르면 펼친 손보다 넓지 않은 보이는 문신은 허용된다. 하지만 얼굴, 머리, 목에는 어떤 문신도 허용되지 않는다.

팔이나 다리에 큰 문신을 할 경우, 직원들은 그에 맞는 원단 문신 소매옷을 착용할 수 있다. 나체, 모욕적이거나 부적절한 언어를 묘사하거나 회사 정책을 위반하는 어떤 문신도 허용되지 않는다.

디즈니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리처드 브랜슨이 소유한 영국 항공사 버진 애틀랜틱은 지난 5월 제복을 입은 직원들의 눈에 보이는 문신 금지 정책을 해제했다.

버진 어틀랜틱 승무원이 문신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사진=버진어틀랜틱)

에스텔 홀링스워스 버진 애틀랜틱 최고사람책임자(Chief People Officer)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문신을 통해 자신의 독특한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으며, 우리의 고객을 대면하는 제복 입은 동료들이 원한다면 그렇게 하는 것에서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 육군은 지난 6월 손과 목 뒤의 문신을 포함시키면서 문신 허용 범위를 더욱 확대하는 새로운 지침을 내놓으며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육군은 앞서 지난 2015년 신병과 군인들이 팔과 다리에 할 수 있는 문신의 수를 제한했던 제한을 완화했다.

더그 스티트 육군 인사관리국장(소장)은 미육군 뉴스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항상 육군이 가능한 한 더많은 사람들에게 열려있는 선택이 되도록 하기 위한 정책을 검토한다”며 “이 지침은 현재 복무중인 장병들에게 해당하며, 더 많은 수의 재능 있는 사람들이 지금 복무할 수 있는 기회를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육군 훈련 독트린 사령부에 따르면, 18~34세 장병의 41%가 적어도 하나 이상의 문신을 가지고 있다.

문신에 대한 시각과 이에 특히 부정적인 나라들

이란에서는 2015년 문신을 전면 금지했다. (사진=핀터레스트)

우리나라에서 문신은 조폭들의 전유물, 범죄자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시대변화에 따라 2000년대 이후 문신한 운동선수와 연예인들의 미디어 노출이 증가하면서 작은 문신 정도는 패션의 일부로 봐 주는 부정적 시각이 누그러지는 분위기인 것도 사실이다. 특히 30대 이하 젊은 층이 문신한 모습은 드물지 않게 보인다. 물론 몸전체를 광범위하게 덮는 문신에 대한 인식은 좋아질 가능성이 낮다. 이질적 느낌과 혐오감이나 공포감까지 주기 때문이다. 방송에서도 문신의 직접 노출은 금지된다. 지상파에서 문신 노출은 절대 금기다. 문신 시술을 받은 사람은 경찰공무원임용령 시행규칙에 따라 경찰공무원 시험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문신전문사이트 스타포닷컴은 우리나라 정부가 허가받은 의료인에게만 문신시술을 허용한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지적한다.

참고로 여전히 문신에 부정적인 나라에 대해 소개한다. 잉크어웨이 사이트에 따르면 일본, 이란, 아랍에미레이트(UAE), 투르키예, 중국 등을 문신에 부정적인 대표적 국가로 꼽히고 있다.

일본은 오랫 동안 문신의 영감이 돼 왔다. 하지만 문신은 범죄자들이 외부 지위를 나타내기 위해 특별한 마크로 문신을 새기면서 결국 갱단에 의해 채택됐다. 일본 내에서 문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점점 완화되고 있긴 하지만 현재까지 일부 수영장, 호텔, 스파, 공중 목욕탕에서 문신을 보이는 것이 여전히 금지돼 있다.

일본에서는 현재까지 일부 수영장, 호텔, 스파, 공중 목욕탕에서 문신을 보이는 것이 여전히 금지돼 있다. (사진=스타포닷컴)

중국에서 문신은 조직 범죄와 강하고 오랜 연관성을 갖고 있다. 문신을 한 후 중국을 방문한다면 문신은 지역에 따라 다르게 인식된다. 대도시 지역에서, 특히 관광객들 사이에서 이 관행은 가장 많이 받아들여지지만 외진 시골 지역에서는 대담한 문신이 여전히 상당한 불안감을 부추길 수 있다.

이란 정부는 2015년 인공 태닝과 뾰족한 머리카락과 함께 문신을 전면 금지했다. 바디 잉크가 악마 숭배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문신은 이란이 특히 용납지 않는 서구화의 한 형태를 나타낸다.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문신은 몸이나 성전을 해치는 형태로 여겨진다. 따라서 이는 중요한 이슬람 명령의 위반이다. 비록 그것들이 완전히 불법적인 것은 아니지만 외국인들의 문신조차도 항상 긍정적이지 않다.

트루키예의 종교 지도자들은 이슬람 법에 따른 결정 명령인 ‘파트와’로 문신 금지를 발표했다.

베트남에서도 문신을 범죄자나 갱단과 연관시킨 역사가 있다. 이것은 특히 시골 지역과 노인 거주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매우 널리 퍼져 있는 태도다.

스리랑카에서는 문신을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문신을 하고 있는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불교 이미지의 문신 디자인은 이 나라 사람들에게 문화적으로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스리랑카 인구 70%가 불교도다.) 비록 문신을 한 관광객들에게는 현지인들보다 관대한 경향이 있지만, 한 영국인 방문객은 실제로 그녀의 문신 때문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것은 이러한 위반이 스리랑카 당국에 꽤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다.

태국에서는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부처님 머리 문신을 금지하고 있다. 이 법은 태국 문화부 장관이 부처의 머리 문신을 한 것이 무례하다고 느낀 지난 2011년에 통과됐다.

태국에서는 부처님 머리 이미지 문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사진=핀터레스트)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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