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플라잉카 버티포트 개항··· 국내 UAM 시장 어디까지 왔나

영국 어반 에어포트사가 25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영국 코번트리시의 자동차 주차장에 지어 문을 연 플라잉카 공항 ‘에어원’의 모습. 오는 2027년까지 세계 각국에 200여개를 지을 에어원 버티포트의 청사진인 셈이다. (사진=어반 에어포트)

영화 속 해리포터(2002), 젯슨(the Jetsons·1962), 그리고 제5원소(1997)에 이르기까지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카)는 오랫동안 SF영화의 주요 소재가 됐다.

오는 2025년이면 플라잉카가 현실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 최초의 드론 및 플라잉카 전용 공항(버티포트·Vertiport)이 25일(현지시간) 영국 코번트리시에서 문을 열었다.

이 화제의 공항은 영국 어반에어포트(Urban Airport)가 세계 최초로 구축한 ‘에어원(Air One)’이다. 어반 에어포트사는 오는 2027년까지 전 세계에 200개 이상의 플라잉카 전용 공항을 구축할 계획이다. (버티포트란 ‘수직(vertical)’과 ‘공항(airport)’의 합성어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같은 수직 이착륙 비행체가 충전·정비 등을 할 수 있는 플라잉카 터미널이다.)

어반 에어포트가 최초의 버티포트를 거대도시 런던 대신 코번트리에 세운 것은 무엇보다도 이 도시가 영국 내 대부분의 주요 도시와 4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교통의 요지라는 점이 작용했다.

어반 에어포트는 향후 자사의 버티포트가 4개 주요 시장 즉, ▲비행택시 ▲자율 배달 드론 ▲재난 비상 관리 ▲국방 작전 및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반 에어포트가 구축한 세계최초의 플라잉카 공항인 에어원 버티포트에 대해 알아보고 우리나라 3곳에서 추진 중인 플라잉카 공항 상황도 함께 따라가 본다.

에어원은 모듈식으로 설계된 팝업 공항

에어원 버티포트의 내부 구조. (사진=어반 에어포트)

어반 에어포트사는 ‘에어원’ 버티포트를 모듈식으로 설계한 이른바 ‘팝업 공항’으로 소개되고 있다.

일반 헬기장보다 60% 작은 버티포트는 빠르게 짓고 필요할 때 해체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장점이다. 따라서 도시환경은 물론 인도적 지원 및 재난 구호가 필요한 지역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에어원 공항은 다양한 저탄소 운송 모드가 어떻게 통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전기 자동차용 충전 인프라를 끌어들였다. 더불어 전력망과 무관한 전원 공급 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에어원’ 공항은 예비 플라잉카 고객들에게 인프라 개념을 입증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어반 에어포트사는 전기수직이착륙(eVTOL) 항공기와 드론이 이착륙할 에어원 공항을 향후 5년 동안 200개소 이상 설치한다는 야심 찬 목표로 갖고 있다.

영국 웨스트미들랜즈 경찰과 영국에 본사를 둔 대형 항공화물 물류 스타트업 ‘스카이 페어러(Skyfarer)’는 이 지역에서 가장 먼저 이 공항을 이용하는 항공 운항 회사로 선정됐다. 시험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버티포트가 가까운 장래에 항공 경찰 작전과 화물 운송을 위한 드론 기지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게 된다.

대형 화물용 드론 비행도 드론 개발사인 말로이 에어로노틱스(Malloy Aeronautics)가 시연한다. 현대차그룹 산하 eVTOL 항공기 개발사인 ‘슈퍼널’도 이 프로젝트의 또 다른 파트너다.

개막일에 말로이 에어로노틱스가 개발한 침대 크기의 거대한 드론이 에어원 허브에서 날아올랐다. 이는 도시환경에서 이런 크기의 드론이 비행하는 첫 사례가 됐다.

지난 25일 코번트리 에어원 버티포트에서 시험비행을 하고 있는 말로이 에어로노틱스의 드론. (사진=어반에어포트)

어반 에어포트는 에어원 버티포트 공항 구축 계획 예정지로 영국 웨스트 미드랜드와 런던 외에 미국 LA, 호주, 한국, 프랑스, 독일, 스칸디나비아, 동남아시아 등을 선정했다.

공항 구축업체 어반에어포트와 영국정부의 기대감

에어원 개항 계획은 지난해 10월 처음 발표됐지만 공식적으로 이 수직공항의 문을 연 것은 지난 25일(현지시간)이다.

이날 리키 산두 어반 에어포트 창업자이자 회장은 “에어원 개장은 새로운 교통의 시대를 여는 중요한 순간이다. 매연과 정체가 없는 도시간, 도시내 교통으로 사람들을 더 건강하고, 행복하고,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연결시켜 주는 새로운 교통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차에는 도로가 있다. 기차에는 철로가 있다. 비행기에는 공항이 있다. 이제 eVTOL기를 위한 어번 에어포트(Urban-Air Port)가 있다”고 덧붙였다.

리키 산두 회장은 “설계부터 제작까지, 그리고 이제 운영까지, 어반에어포트는 불과 15개월 만에 에어원을 에어원을 마무리해 전 세계 버티포트 배치의 표준을 설정했고, 신속대응공항교통을 위한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놓았다”고 말했다.

에어원 버티포트에서 플라잉카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미래 승객들의 모습 렌더링. (사진=어반 에어포트)

로버트 코츠 영국 항공 장관은 “영국의 혁신은 1800년대 철도 건설에서 1950년대 재규어, 트라이엄프, 로버와 같은 영국의 위대한 브랜드들의 성장에 이르기까지 세계 교통수단을 변화시킨 풍부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영국 정부 자금 지원을 받아 문을 연 에어원은 사람과 물품이 전국을 여행하는 방식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다. (에어원 버티포트는 영국 정부로부터 120만 파운드(165만 달러, 약 21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 발걸음은 영국을 청정 교통의 선두에 서게 하고, 국가에 투자와 고도로 숙련된 녹색 일자리 기회를 가져오게 하는 동시에, 미들랜즈에서 기회를 한 단계 높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래 동영상은 어반 에어포트의 시범 공항인 스몰 어반 에어포트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또다른 다양한 미래형 플라잉카 공항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향후 이 회사가 에어원 외에도 테라 원(Terra One), 마린 원(Marine One)을 구축해 도심간 이동은 물론 항만 부두로의 이동까지도 가능하게 만들 계획임을 보여준다.

영국, 드론슈퍼하이웨이 구축계획 제출받았다

어반 에어포트가 소개하는 동영상에 등장하는 ‘마린 원’ 플라잉카 버티포트. (사진=어반 에어포트)

이 수직공항 개항은 영국 정부에 미들랜즈와 남동부를 가로지르는 ‘드론 슈퍼 하이웨이’ 네트워크를 위한 계획을 제출한 직후 이루어졌다.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앨티튜드 엔젤(Altitude Angel)이 이끄는 컨소시엄은 스카이웨이 프로젝트(Project Skyway)라는 이름의 슈퍼 하이웨이 계획을 제출했다. 이는 레딩, 옥스퍼드, 밀튼 케인스, 케이브릿지, 코벤트리, 럭비를 잇는 165마일에 이르는 도시 위 하늘을 연결하게 된다.

이 계획이 승인되면 드론 슈퍼 하이웨이망은 잠재적으로 영국 남해안의 사우샘프턴과 동해안의 입스위치까지 확장될 수 있다.

이 단체는 슈퍼 하이웨이가 앞으로 몇 주 내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허가 결정과 함께 무인항공기가 제공하는 거대한 잠재력을 풀어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차-한화 등이 플라잉카와 함께 버터포트 구축서도 선두경쟁

어반에어포트 버티포트에 전시된 현대자동차그룹의 도시항공교통(UAM) 자회사 슈퍼널의 S-A1 플라잉카(eVTOL). (사진=이라퀴뉴스)
현대차그룹 슈퍼널의 S-A1 eVTOL기 비행도. (사진=어반에어포트)

우리나라는 2020년 6월 정부의 도심항공교통 민관 협의체 'UAM 팀 코리아' 출범 등으로 속도가 붙고 있다. 국내 UAM 시장에서 UAM용 버티포트 구축과 관련, 가장 주목할 회사는 단연 현대자동차와 한화시스템이다.

영국의 코번트리 버티포트가 특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도 현대자동차그룹(UAM 자회사 슈퍼널)이 이미 이번에 세계 최초 버티포트 개항을 발표한 영국의 어반 에어시스템과 제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매회사 등과의 관련 제휴 행보도 활발하다. 지난 17일 현대건설이 현대자동차, 이지스자산운용과 손잡고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 부지 등에 미래 교통 수단인 UAM 이착륙장인 버티포트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계동 본사에서 현대차, 이지스자산운용과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버티포트는 UAM 보급에 필수적인 기반시설이자, 주택 및 업무·상업시설과 연계한 다양한 개발이 가능해 건설업계의 높은 관심을 사고 있다.

이지스운용과 현대건설이 참여한 신설 법인은 지난 2월 서울 남산 밀레니엄 힐튼 호텔을 인수해 호텔과 업무시설이 등을 포함한 복합시설로 개발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차에서 개발 중인 UAM의 상용화 시기에 맞춰 버티포트를 설치·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UAM 기체 개발부터 인프라, 서비스 등 전 분야를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2028년 UAM용 eVTOL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시스템도 영국 기업과 손잡고 버티포트 구축

한화시스템이 구축 추진 중인 미래 도심공항인 버티포트 인프라의 모습. (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손잡은 미국 오버에어사의 eVTOL ‘버터플라이’. (사진=오버에어)

도심 플라잉카 공항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또 다른 국내 기업으로 한화시스템이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5월 영국 UAM 인프라 전문 기업 스카이포츠(Skyports)와 ‘에어택시’ 인프라 개발 기술을 돕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스카이포츠는 에어택시를 타고 내릴 도심공항을 만드는 영국 기업이다. 지난 2019년 싱가포르 도심에 에어택시용 ‘시범’ 도심공항을 세계 최초로 구축했다. 스카이포츠는 한화시스템을 위해 버티포트를 구축하며 한화시스템은 운항 안전에 필요한 관제 기술을 스카이포츠에 제공한다.

한화시스템은 관제, 항공전자시스템 등의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UAM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플라잉카 기체 개발, 버티포트 등은 국내외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2020년 2월 미국 개인항공기(PAV) 기업 오버에어와 손잡고 비행체 ‘버터플라이’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어 2020년 11월에는 한국공항공사와 김포공항에 에어택시용 ‘버티허브’ 구축에 합의했다. 버티허브는 도심공항 상위 개념이다. 여기에 지난 1월엔 SK텔레콤,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 등과 UAM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오는 2024년 기체 개발을 마치고, 2025년 서울-김포 노선의 시범 운행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시스템과 손잡은 스카이포츠는 지난 2019년 독일 eVTOL기 및 드론 개발 업체인 볼로콥터(Volocopter)와 시범 운영 버티포트를 열었다. 스카이포트는 또한 2024년 올림픽 기간 동안 사용하기 위해 파리에 버티포트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난해 발표했다.

포트원도 버티포트 가세

포트원이 2024년 부산 쇼플렉스에 구축목표로 하고 있는 UAM 이착륙장 개념도.(사진=포트원)

UAM 버티포트를 구축할 계획인 또다른 기업으로 버티포트 전문기업 ㈜포트원이 꼽힌다.

이 회사는 2024년 국내 최초 UAM버티포트를 부산에 건설한다고 지난 2월 발표했다. 이를 위해 쇼플렉스(SHOWPLEX) 시행사인 ㈜아트하랑과 손을 잡고 국내 최초 상용 버티포트 건축에 필요한 공간 및 업무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쇼플렉스는 부산시 기장군의 도심 체류형 관광클러스터인 오시리아관광단지에 건립 예정인 국내 유일의 문화예술타운으로, 문화예술과 엔터테인먼트, 체험, 쇼핑, 휴식, 관광이 어우러진 대규모 복합문화시설이다.

한편 UAM 시장은 2023년 4~5인승 UAM이 미국연방항공청(FAA)과 유럽항공안전청(EASA) 인증을 앞두고 있으며, 이에 각 나라들도 2024년 ~ 2025년 상용화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2025년 4~5인승 UAM인 플라잉카 상용화 15년 뒤인 2040년 UAM 시장 규모는 1조 4700억달러 (약 184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플라잉카 시장이 서서히 달아 오르고 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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