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새로운 메카, 마이애미로 고고씽?

그러나 투자자이건 창업자이건 실리콘밸리를 포기하는 것은 시기상조

한국에서는 확진자 수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있으면 팬데믹과는 거의 무관한 생활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레스토랑부터 각종 실내외 이벤트까지 모든 것이 평상시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피스로의 복귀'에 관해서는 아직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구글이나 애플 등의 대기업은 지난 4월부터 오피스에 복귀 시작하였습니다. 다만 아직 원격근무가 대세여서 그런지 샌프란시스코는 100% 팬데믹 이전 상태로 돌아갔다고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는 샌프란시스코 (더 넓게는 실리콘밸리)가 스타트업 메카로서의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작년 8월에 '#33 샌프란시스코가 끝났는지 아닌지가 아니다' 기사에서도 소개했듯이 실리콘밸리가 지위를 잃어가고 있느냐가 아니고, 새로운 지역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투자자로서, 그리고 스타트업 창업자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생각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지역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당연히 마이애미입니다. 샌프란시스코나 뉴욕 같은 도시에서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저명한 VC들이 마이애미 해변으로 옮겨갔습니다. 저명한 VC인 안드리센 호로위츠는 올해 안에 마이애미에 새로운 오피스까지 오픈을 할 예정입니다.

실제 미국의 스타트업 투자건수에서 마이애미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미국 VC 마켓에서 마이애미의 존재감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피치북은 2021년부터 2022년에 걸쳐서 마이애미의 점유율이 1.94%에서 2.49%로(28% 포인트 상승)로 치솟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전미 스타트업 투자건수에서 각각 지역이 차지하는 비율의 성장률


또 다른 흥미 있는 지역은 필라델피아입니다. 마이애미만큼은 아니지만 위 테이블에서 알 수 있듯, 이곳에서도 벤처투자 점유율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피치북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필라델피아의 점유율이 3.08%에서 3.37%로(9.4% 포인트 상승)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실제 숫자입니다. 마이애미가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단지 2.49%에 지나지 않고, 필라델피아도 3.37%입니다. 이 정도의 수준이면, 아무리 성장하고 있다고 해도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한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미국 스타트업 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인 실리콘밸리, 뉴욕, 로스앤젤레스, 보스턴의 4개 도시는 합쳐서 전체 안건수의 50% 이상, 투자 금액 기준으로는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이어 실리콘벨리를 포함한 이들 지역의 영향력이 약해졌다고는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상위 4개 지역의 딜 수는 총 50% 이상을 차지

마이애미와 필라델피아와 같은 새로운 지역은 훌륭한 인재에 대한 접근에 대해 큰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으로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 채용은 필수입니다. 하지만 마이애미와 필라델피아는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대학 졸업자 비율이 낮습니다. 또한, 특히 마이애미에서는 정상급 대학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의 인재에 대한 접근을 의문시하는 목소리도 많이 있습니다. 요즘은 원격근무가 대세이기 때문에 이 점은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고려해 둘 필요가 있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각 지역의 대학 졸업장 이상의 학위를 가진 인구의 비율

최근 마이애미나 기타 새로운 지역의 대두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접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적어도 현 단계에서는 가장 큰 4개 지역에도 계속 초점을 맞추는 것은 중요합니다. 이들 지역은 성공한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트 한 경험이 있고 VC로서의 큰 투자 리턴을 만든 실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로서나 창업자로서나 리스크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외의 도시가 대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무조건 무시할 수많은 없습니다. 따라서, 그러한 지역에 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험이 많은 창업자가 새로운 도시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것이나, 투자 실적이 있는 투자자들이 새로운 도시에서 투자를 시작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경감시키면서, 새로운 지역이기 때문에 생겨날 잠재적인 포텐셜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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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Q2 2022 PitchBook-NVCA Venture Monitor - https://pitchbook.com/news/reports/q2-2022-pitchbook-nvca-venture-monitor 

BOOM! Andreessen Horowitz opening office in Miami Beach - https://refreshmiami.com/boom-andreessen-horowitz-opening-office-in-miami-beach/ 

Census Report - https://censusreporter.org/ 

본 기사의 원문은 이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록

yk@vridg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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