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에너지, 일본서 VIB ESS 첫 해외 실증…초급속 충전 전력 부담 낮춘다

교토 MK택시 본사에 바나듐 이온 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장치 설치
전기차 충전기의 순간 전력 수요와 계약전력 부담 완화 효과 검증
LB휴넷과 일본 충전·상업·물류시설 등으로 적용 영역 확대 추진
스탠다드에너지가 일본 교토 MK 택시 본사에 설치한 바나듐 이온 배터리 ESS. (사진=스탠다드에너지)

스탠다드에너지가 일본 교토에서 바나듐 이온 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장치의 첫 해외 실증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연계 운용을 검증한 데 이어 일본 시장에서 현지 전력 환경과 제도에 맞는 사업성을 확인한다.

스탠다드에너지는 16일 일본 교토 MK택시 본사에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와 연계한 바나듐 이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VIB ESS)를 설치하고 준공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카나모토 타츠야 MK홀딩스 부사장과 마에가와 히로시 MK그룹 사장, 나카지마 유스케 MK석유 사장, 구본완 LB휴넷 부회장,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 설비는 초급속 충전 과정에서 짧은 시간에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전력 수요의 최고점을 낮춰 사업장의 기본요금 부담을 줄이고, 계약전력 규모에 따라 제약을 받는 충전기 동시 사용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실증의 핵심이다.

초급속 충전기 2기와 연계…현지 운송·전력 규정 충족

스탠다드에너지 김부기 대표가 일본 교토 MK택시 본사에서 개최된 VIB ESS 오프닝 행사에서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스탠다드에너지)

MK택시 본사에는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2기와 연결된 VIB ESS가 설치됐다. 스탠다드에너지 측은 “장비를 해외로 운송해 통관과 설치, 가동까지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의 관련 운송·전력 규정을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스탠다드에너지와 LB휴넷, MK는 앞으로 일본의 전력 운용 환경에서 VIB ESS가 초급속 충전기의 출력 보조 수단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내는지 검증할 예정이다.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일본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서 후속 사업도 모색한다.

스탠다드에너지와 LB휴넷의 일본 시장 협력은 지난 2023년 11월 체결한 양해각서에서 시작됐다. 스탠다드에너지는 당시 LB휴넷에 VIB ESS의 일본 내수시장 영업권을 부여했다.

두 회사는 이후 일본 배터리·ESS 전시회인 ‘배터리 제팬’에 2024년과 2025년 공동 참가했다. 현지 고객 발굴과 실증 사업 준비, 일본 내 VIB ESS 설치에 필요한 제도적 대응도 함께 추진했다.

충전망 확대하는 일본…ESS로 전력 피크 관리

일본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와 전기 경차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배터리 용량이 작은 차량이 많은 만큼 충전시설의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이 전기차 시장 확대의 주요 조건으로 꼽힌다.

일본 정부는 2024년 말 약 6만8000개였던 공공 충전기를 2030년까지 30만개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급속충전기는 약 3만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초급속 충전기는 충전 시 순간적으로 많은 전력을 사용한다. 충전 사업자는 높은 계약전력을 확보해야 해 전기요금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전력 사용이 집중되면 전력망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ESS가 충전기에 전력을 보조하면 전력 수요가 최고점까지 치솟는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계통 부담과 전기요금을 함께 낮추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가 확인하려는 운용 모델이다.

스탠다드에너지는 화재와 열폭주 위험을 낮춘 VIB ESS의 특성을 앞세워 도심과 인구 밀집 지역을 포함한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앞서 2022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서울 압구정동 하이마트에서 초급속 충전기 연계 VIB ESS를 실증했다. 1년 9개월 동안 전기차 2430대를 충전했으며, 이 기간 열폭주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충전시설 넘어 주택·건물용 ESS로 사업 확대 검토

스탠다드에너지와 LB휴넷은 이번 전기차 충전 연계 사업을 시작으로 일본의 상업시설과 물류시설, 산업단지 등에 VIB ESS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진을 비롯한 재난 발생 시 전력 공급 중단에 대비하려는 수요가 큰 일본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주택용과 건물용 ESS 분야 진출도 검토한다.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는 “한국 기술진이 개발한 바나듐 이온 배터리가 국내 실증을 넘어 처음으로 해외에서 실증 사례를 만들었다”며 “MK택시 사업장의 전기차 초급속 충전 연계 실증을 계기로 일본을 포함한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인공지능 산업이 확대되면서 전력망 안정성 문제가 세계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바나듐 이온 배터리 ESS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구본완 LB휴넷 부회장은 “이번 실증에서 안전성과 경제성, 운영 데이터를 확보해 일본의 상업시설과 물류시설, 산업단지,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으로 적용 분야를 넓힐 것”이라며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인프라 확산을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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