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되는 우주항공청장에게 요구되는 역량···NASA 국장의 경우

조만간 윤석열 대통령은 우주항공청 설립에 이은 우주청장 임명을 놓고도 고민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우주항공청 입지를 놓고서도 대전과 사천을 놓고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들은 어떤 우주항공청장을 보게 될까.

아스테크니카가 14일(현지시각) 초기 임명 때의 회의적 시각을 딛고 달라진 평가를 받는 빌 넬슨 미항공우주국(NASA·나사) 국장과의 대화를 게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빌 넬슨 전 상원의원을 나사 국장으로 지명했을 때만 해도 언론과 많은 사람들은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2년 가까이 지난 지금 그에 대한 평가는 달라져 있다. 그를 비판적으로 썼던 일부 매체조차도 그를 다시 보게 됐다고 한다.

그는 이전과 달리 자신의 전임자가 하던 일을 폐기하지 않았고 그 중요성을 살리면서 오히려 더 힘을 실어 주었다. 항공우주 분야에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갖춘 그였기에 뭐가 중요한지를 잘 알았고, 그렇기에 더 힘을 보탤 수 있었다.

그는 쉽게 실패할 수도 있었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발사 및 우주안착을 성공시켰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틀어진 미-러 관계 속에서도 국제우주정거장(ISS) 협력관계를 유지했다. 지구로 오는 소행성 방향을 바꾸는 다트(DART)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나사의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난 11일엔 오래 전부터 지연돼 온 아르테미스 1호를 보란 듯이 달로 쏘아보낸 후 지구로 무사 귀환시켰다. 게다가 전임자가 임기 내내 끙끙대며 머리 싸맸던 나사 예산도 2022년 회계연도엔 단 한푼도 깎이지 않고 고스란히 받아냈다. 그래서 그는 아폴로 11호 우주선 달 정복 이래 나사 최고의 한 해를 일궈낸 나사 국장으로 꼽힌다고 한다.

빌 넬슨 국장의 사례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분명 참고할 만한 점이 보인다. 기사는 한 나라의 국가우주기관의 수장에게 요구되는 능력이 어떤 것인가를 빌 넬슨 나사 국장과의 대담기사를 통해 잘 보여준다. 우주항공청 책임자는 무엇보다도 뚝심있고 휘둘리지 않아야 하며, 여야 의원 모두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최고 전문가들에게 기꺼이 맡기되 전임자들이 해오던 중요한 사업들을 판단하고 추진력있게 밀고 나갈 수 있어야 하며, 다른 나라 우주국과의 협력도 원활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우주청 전 직원을 하나로 만들어 목표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돌파력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기사는 이제부터 우주항공청을 세우고 책임자를 임명해야 하는 우리나라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우주기관 수장이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를 말해 주기엔 충분해 보인다. 기자는 조 바이든이 그를 선택한 것이 천재같은 한 수였다고 띄웠다. 글을 쓴 에릭 버거 우주부문 선임 편집자는 국내에도 소개된 스페이스X가 지구궤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책 ‘리프트오프’의 저자이기도 하다. 담담하게 써내려갔지만 많은 것을 생각게 하는 빌 넬슨 나사 국장과의 대담 기사를 소개한다.

빌 넬슨 NASA 행정관은 우주국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사진=NASA)

빌 넬슨 미항공우주국(NASA·나사) 국장은 이 기관 안에서 자제력을 가진 침착한 사람이었다.

이번 달 초에 빌 넬슨 나사 국장과 인터뷰할 때 나는 내가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와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어떤 질문을 하기 전에 뭔가부터 말해야겠다. 나는 당신이 나사 국장으로 지명됐을 때 당신에 대해 비판적인 몇 가지를 썼다. 그리고 내가 쓴 그것들이 틀렸다”고 말했다.

넬슨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는 “나는 정치인 출신으로서 비판에 익숙해지게 된다고 해야겠다”고 말했다.

넬슨은 “만약 내가 수년간 받은 비판들을 모두 기억한다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그레이스 넬슨 코치(*미국의 심리치료사)로부터 집에서 충분한 비판을 받았고, 그 비판들을 더 잘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계와 전문가들과의 삶 속에 있는 비판들은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회의적 반응을 샀던 경험없고 늙은 정치가 출신

넬슨 국장은 팸 멀로이와 같은 기술적으로 유능한 사람을 부국장으로 두면서 그 덕을 봤다. (사진=NASA)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3월 21일 넬슨을 나사 국장으로 지명했다. 당시 넬슨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항공우주국 일을 하기엔 너무 늙어 보였다.

그는 또한 나사가 저비용 서비스를 위해 점점 더 많이 의지하고 있는 상업 우주 산업에 대한 비판자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정치인이 우주국을 이끌어서는 안 된다며 짐 브라이든스타인 전 국장을 신랄하게 비난했었다. (넬슨은 나사를 이끌기 전 45년 동안 정치인이었다.) 바이든이 그를 나사 국장에 지명한 것에 대한 나의 기사는 이런 우려를 반영한 것이었다.

지명 과정에서 그러한 어떤 것들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넬슨이 지난 18년간 재직했던 미국 상원의 전 동료들은 목소리 투표를 통해 그를 그 자리에 빠르게 확정했다.

이후 넬슨은 정치가처럼 나사를 이끌었다. 막후에서 그는 자신을 도울 두 명의 유능한 부국장을 확보했다. 우주왕복선을 지휘한 두 번째 여성인 팸 멀로이는 그를 도울 부국장(deputy administrator)이 됐다. 넬슨의 친구이자 또 다른 전직 우주왕복선 사령관인 밥 카바나는 (3인자인) 차장(associate administrator)이 됐다. 넬슨은 그들에게 기술적인 세부사항을 위임했다. 그리고 그는 그가 가장 잘하는 일, 즉 한담을 나누고 수다를 떠는 일을 했다.

그러는 동안 그는 우리와 그에게 회의적이었던 일부 언론을 포함해 거의 모든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그는 결코 완벽하지 않았다. 그는 종종 진부하고 일반적인 말을 한다. 하지만 그는 일이 되게 한다. 넬슨이 나사 국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그와 접촉한 적이 있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물어보면 “그는 기관을 위해 배달된 진정으로 좋은 사람이다”라는 변형된 말을 듣게 된다.

넬슨은 나사 국장으로 취임한 이후 18개월 동안 일했기에 나사의 모든 업적에 대해 칭찬받을 만한 자격은 없다. 그러한 프로젝트들 중 많은 것들이 수년 또는 수십 년 전에 시작됐다. 하지만 그는 그들을 결승선 너머로 이끌면서 나사의 많은 우주 프로그램들을 황금기로 이끌었다. 이는 나사의 최근 성과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쉽게 실패할 수도 있었던 100억 달러(약 13조 원) 규모의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프로젝트의 (성공적) 발사 및 배치.

▲오래 전부터 지연돼 온 아르테미스 1호 임무를 성공시키면서 나사 우주비행사들의 심우주 귀환 작전 시작.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 전쟁의 격랑 속에서 러시아와 취약한 국제우주정거장(ISS) 협력관계 유지.

▲소행성의 방향 전환을 위한 충돌 임무(DART)를 성공시키며 지구로 오는 소행성을 비껴가게 하는 나사의 능력 입증.

▲우주복 및 스페이스X 스타십 달 착륙선을 포함한 아르테미스 (달 귀환) 프로그램 자금 전액 확보.

아폴로11호 달 착륙 이후 최고 성과를 낸 해

올 한 해 빌 넬슨 국장은 쉽게 실패할 수도 있었던 100억 달러(약 13조 원) 규모의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발사해 우주에 배치시키는 데 성공했다. (사진=NAS)
빌 넬슨 국장의 성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미-러 긴장 관계속에서 취약한 국제우주정거장(ISS) 협력관계를 유지한 점을 빼놓을 수 없다.
그가 이끄는 나사는 소행성의 방향 전환을 위한 충돌 임무(DART)를 성공시키며 지구로 오는 소행성을 비껴가게 하는 이 기관의 능력을 입증했다.
나사 직원들이 다트 임무의 성공을 확인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NASA)

위의 성과를 보면 2022년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1969년 이후 나사에 에 가장 좋은 해였다고 합리적으로 주장할 수 있다.

게다가 나사의 미래는 밝다. 나사의 각 전문부서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일련의 과학 임무 성공 사례를 지적한다. 예를 들어 인제뉴어티 화성 헬리콥터가 도착후 1년 이상 지난 현재에도 여전히 화성을 비행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향후 화성 암석을 갖고 지구로 귀환하는 것, 흥미로운 유로파와 타이탄의 달을 방문하는 것 같은 다가오는 일련의 탐사 임무들도 있다.

나사는 (아르테미스1 비행 성공으로)인류와 함께 아폴로 이후 처음으로 인류가 달을 탐사할 수 있는 믿을 만한 경로를 갖게 되었고, 언젠가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통해 화성을 탐사할 수 있게 됐다.

넬슨 국장은 그의 전임자인 브라이든스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아르테미스를 훨씬더 강화하는 좋은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 너무 자주 바뀐 나사의 새 국장과 새로운 행정과 이전에 왔던 사람들의 일을 폐기해 버렸다. 특히 그들이 다른 정당에서 왔을 때 그랬다. 그러나 넬슨은 부임 첫날부터 아르테미스를 찬양했다. 그리고 그는 지속가능성이라는 목표에도 충실했다.

의회 설득해 아르테미스 비용 전액 받아내다

지난 11일 나사는 아르테미스 1 미션을 무사히 마쳤다. 사진은 달 비행을 마치고 귀환한 아르테미스1호 오리온 캡슐. (사진=NASA)

이 무렵, 즉 넬슨 국장이 의회로부터 비용을 추가하는 우주사업 계약 체결에 대해 질책을 받고 있을 때 그는 나사 관리자로서 가장 강력한 행동을 보여주었다. 전임 브라이든스타인 국자은 아르테미스 (달 귀환)프로그램을 만들고 우주 공동체 사이에서 그것에 대한 지지를 구축하는 데 훌륭한 일을 했지만, 결코 의회가 이 비용 전액을 지불토록 설득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특히 그는 아르테미스 달 착륙선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넬슨은 2022 회계연도 예산 편성과정에서 나사가 원하는 만큼의 예산을 따냈다. 나사는 의회로부터 처음으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위해 요청한 돈을 마지막 한푼까지 모두 받았다. 넬슨은 이것이 별 거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글쎄...친구들이 보고 싶다. 상원의원들이 그립다. 그리고 그들은 내가 자기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들 중 대부분은 그 사랑에 보답한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 그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아주 쉽다. 비록 그것이 미국 정부의 모든 예산 경쟁 우선 순위에 들어가지만, 그것은 진정한 무거운 양력은 아니다. 예산을 최대한 낮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더 큰 부담은 관리예산처에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선견지명?

바이든이 넬슨을 나사의 국장으로 선택한 배경을 보면 천재처럼 보인다. 일반적으로 나사 국장(백악관이 임명자, 따라서 대통령의 이익을 대변함)은 적어도 의회, 특히 야당 의원들과 적당히 적대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넬슨은 민주당원이지만 우주 문제에 대해서는 항상 진영을 넘나들며 일했다. 아마도 바이든이 그에게서 본 것도 이것이었을 것이다.

바이든이 대선에서 승리한 후 넬슨은 나사국장이 될 관련 인사 추천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멀로이를 포함한 세 명의 여성의 이름을 최고위직에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넬슨은 바이든이 그 일을 위해 자신을 원했다는 말을 들었다. 왜 그랬을까? 넬슨은 바이든이 자신을 ‘나사를 제대로 날게 할 믿을 만한 사람’으로 느꼈다고 믿는다.

넬슨은 “수년 동안 조와 나는 상원에서 가까운 사이였다. 나는 그의 위원회인 외교위원회에 있었다. 우리 가족은 친했다. 우리 아이들은 서로를 알고 있었다. 그레이스(넬슨)와 질(바이든)은 특히 좋았다. 물론 그가 부통령에 출마했을 때 나는 그를 위해 선거운동을 했었다. 그래서 그게 우리가 가졌던 관계였다. 그는 대부분의 상원의원들이 그랬던 것처럼 내가 우주 문제에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넬슨은 지난 9월 80세가 됐다. 그에게서 그만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는 이번 주에 2023년을 기다릴 수 없으며 나사와 아르테미스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넬슨이 의지하기 좋아하는 남부 구어체 중 하나를 사용하면, 그는 “넷으로 갈라진 개구리 털보다 더 곱게(아주 만족스럽게)”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사의 성공을 응원하는 다른 사람들은 호사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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