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벤치마킹한 쿠팡의 '이머커스+OTT' 전략, 성공했다

[AI요약] 이커머스와 콘텐츠 사업을 연계하며 업종 간 경계를 뛰어 넘는 ‘아마존 방식’을 벤치마킹한 쿠팡의 전략이 지난해 지속적으로 고객 유입을 늘리며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이 이와 같은 성과를 거둔 요인으로는 지난해 출시된 OTT서비스 ‘쿠팡플레이’가 지목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정식 출시 1년여 만에 350만을 넘어서는 월이용자(MAU)를 기록하며 단숨에 국내 4위 OTT로 올라섰다. 주목할 것은 쿠팡과 쿠팡플레이가 각각의 사업으로 따로 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30%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쿠팡플레이라는 치트키를 확보한 쿠팡이 점유율을 확장하며 1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예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커머스와 콘텐츠 사업을 연계한 쿠팡의 전략은 놀라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커머스와 콘텐츠 사업을 연계하며 업종 간 경계를 뛰어 넘는 ‘아마존 방식’을 벤치마킹한 쿠팡의 전략이 지난해 지속적으로 고객 유입을 늘리며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5월 16일 처음으로 일간사용자수(DAU)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후 6월과 10월 11월에 최대 4 영업일 간 1000만명을 돌파했고, 12월에는 그 기간이 10일로 늘어났다.

쿠팡 사용자들은 1인당 월평균 127.13분, 14.31일 간 앱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와 성비에서는 3040 여성 비율이 가장 높았다.

쿠팡의 성과는 ‘사용자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매출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만 20세 이상 한국인이 사용한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휴대폰 소액결제 등을 표본조사한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쿠팡은 해당 항목에서 34조 207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년 대비 54%가 증가한 것이며 결제추정금액 기준 네이버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한 것이기도 하다. 증가폭으로는 쿠팡을 비롯한 네이버, SSG닷컴 등 이커머스 빅3 중 가장 높다.

쿠팡은 쿠팡플레이에 진심이었다

론칭 초기 쿠팡의 부가 서비스 정도로 치부됐던 쿠팡플레이는 최근 높은 이용자 증가세를 보이며 기존 OTT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쿠팡이 이와 같은 성과를 거둔 요인으로는 지난해 출시된 OTT서비스 ‘쿠팡플레이’가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쿠팡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 진출을 발표할 때만해도 업계에서는 ‘무리한 사업 확장’ 혹은 ‘부가 서비스 개념’ 수준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쿠팡은 쿠팡플레이 사업에 진심이었다. 쿠팡플레이는 정식 출시 1년여 만에 350만을 넘어서는 월이용자(MAU)를 기록하며 단숨에 국내 4위 OTT로 올라섰다. 단 11개월 사이 무려 7배의 이용자 증가세를 보이며 3위 업체인 티빙의 턱밑까지 성장한 것이다.

쿠팡플레이의 성장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사용자 규모 면에서 선두 업체인 넷플릭스 등과 비교할 차원은 안되더라도 이용자 증가폭에서는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3위의 티빙과 격차는 58만 정도로 좁혀지고 있다. 즉 현 상승세가 유지될 시 곧 티빙을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 OTT 업계에서는 이러한 쿠팡플레이의 성장세를 경계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론칭 초기 콘텐츠가 빈약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부재 등의 한계를 지적 받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배우 차승원, 김수현 등 스타급을 내세워 처음 론칭한 오리지널 콘텐츠 ‘어느 날’이 주목받으며 이를 불식시켰다.

또 손흥민·이강인·황의조·김민재 등 유럽파 축구선수 경기를 온라인 독점 중계, 오는 2025년까지 국가대표 축구대표팀 경기 중계권 확보,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디지털 독점 중계권 획득 등으로 스포츠 콘텐츠 확보에 주력한 것도 성공적인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예능 분야 오리지널 콘텐츠인 SNL은 글로벌 스타인 이병헌을 첫 출연자로 내세워 이목을 집중시켰고, 최근에는 대선 후보들까지 출연시키며 정치풍자예능으로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이커머스와 OTT의 연계, 사용자 시간 확보 성공했다

쿠팡은 자사 구독서비스인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들에게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제공하며 '이용자의 시간' 확보에 성공했다.

돌이켜보면 쿠팡은 지난 3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며 확보한 대규모 자금 중 적지않은 부분을 OTT에 투자하고 있는 모양새다. 향후 쿠팡플레이는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강화하며 쿠팡과 연계된 서비스로 부각될 전망이다.

주목할 것은 쿠팡과 쿠팡플레이가 각각의 사업으로 따로 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연계점은 ‘로켓와우 멤버십’이다. 쿠팡은 구독 서비스 형태로 무료 배송 등의 혜택을 주는 로켓와우 멤버십 가격을 4990원으로 책정하며 가입 회원에게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러한 쿠팡과 쿠팡플레이의 연계는 OTT업계는 물론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위협적으로 느끼고 있다. 티빙 역시 지난 3월 쿠팡과 마찬가지로 네이버 멤버십과 제휴를 통해 월 4900원의 가격경쟁력까지 더하며 이커머스와 OTT 서비스의 연계를 진행했지만, 연계 효율이나 성과 면에서 같은 계열인 쿠팡과 쿠팡플레이의 약진을 막아내진 못했다. 오히려 업계에서는 “티빙이 네이버와 제휴하지 않았다면 이미 쿠팡플레이에 역전당했을 것”이라는 말이 돌 정도다.

쿠팡플레이의 선전에 힘입어 이커머스 업계에서 쿠팡의 성과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상황이다.

커머스와 콘텐츠 플랫폼을 연계하는 방식은 아마존의 성장 모델로 유명한 ‘플라이휠’ 전략을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의 기계 장치를 의미하는 플라이휠은 처음 돌리는데 많은 힘이 필요하지만 가속도가 붙으면 스스로 빠르게 돌아가게 된다는 것에 착안한 경영 전략이다.

즉 쿠팡플레이를 통해 사용자의 시간을 확보하고 이를 다시 쿠팡, 쿠팡이츠와 같은 서비스로 확장시켜 동반 성장을 유도한다는 것이 쿠팡의 전략인 셈이다.

쿠팡의 실험은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보인다. OTT 업계에서 쿠팡이 다크호스로 기존 업체들을 뛰어 넘을 수도 있다는 예측과 마찬가지로 30%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쿠팡플레이라는 치트키를 확보한 쿠팡이 점유율을 확장하며 1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예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현재 이머커머스 점유율은 온라인 거래액 기준 네이버가 17% 이마트가 15%, 쿠팡이 14%다.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이 모두 쿠팡을 견제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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