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 금리, 벤처투자의 황금기는 끝난 것인가?

지난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FF금리(정책금리)를 0.25% 포인트 올렸습니다. 약 1년 전쯤 FF금리가 화제가 되기 시작했을 때 쓴 상승하는 금리, 벤처투자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에서도 말씀드렸듯이, FF금리는 반드시 벤처업계가 걱정할 토픽은 아니지만, 미국의 10년물 국채(10-Year Treasury Bonds)는 상관이 있을 수 있다 라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국채의 금리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사상 최대의 양적완화(QE, Quantitative Easing) 덕분에 지난 2년간 낮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에, 벤처투자나 주식투자활동의 황금기를 만드는 촉진제가 되어 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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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러한 양적완화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큰 문제가 되고 있고, 또 FRB가 국채 매입을 통해 실시했던 QE 프로그램의 종료를 발표한 지금, 국채 금리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의 의한 국채의 매입이 줄어들면, 그만큼 금리가 오르기 때문인데요, 이는 슬슬 벤처 투자 활동이 신경을 써야 할 타이밍이 된 것을 의미합니다. 

기관투자가에게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VC펀드 이외의 투자대상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채 수익률이 제로에 가까울 때는 투자를 해도 아무런 수익이 없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은 다른 투자자산을 찾아야 했고, 그 자금은 VC펀드에도 모이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안전한 투자자산인 미국 채권의 수익률이 올라가면, 굳이 다른 자산에 투자를 할 것 없이, 미국 채권을 사면 되기 때문에, VC펀드에 자금을 투입하는 인센티브가 줄게 됩니다. 아래의 그래프에서 나와 있듯이, 금리가 떨어짐에 따라 VC펀드의 총 자금 조달액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밸류에이션이 저하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가치를 계산할 때 이용하는 할인율(Discount Rate)이 올라가므로, 결과 기업가치도 낮아집니다. 최근 뉴스에서 많이 접할 수 있듯이, 많은 상장 테크 회사의 밸류에이션이 떨어지는 가격 조정이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추가적인 부담이 되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을 생각할 때, 상장되어 있는 유사회사를 참고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Comparable Analysis) 유사 상장사의 평가가 떨어지면 스타트업도 거기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 금리가 상승하면 은행 대출에 의한 자금조달(Venture Debt)도 어려워지므로 VC로부터의 자금조달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됩니다. VC에 유리한 시장이 될수록 밸류에이션도 어느 정도는 떨어질 것이고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론적으로만 보면, 금리 상승은 벤처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VC펀드는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은 올라가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5년 후, 10년 후에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스타트업도 나타나지 않을까요? 또한, 성공하는 VC펀드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것일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테크놀로지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높으며 인공지능, 유전자공학,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암호 자산 등의 기술 진보는 멈출 기미가 전혀 없습니다. 그에 따라 보다 많은 인재가 스타트업의 세계에 뛰어들고 있고, 또 보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앞으로도 훌륭한 스타트업이 탄생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는 것입니다. 지난주 한 기관투자가로부터 최근 금리 변경과는 상관없이 벤처 캐피털의 자산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계속 많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지금, 시드 스테이지의 스타트업의 평가액이 아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어쩌면 이러한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관투자가 중에는 당연히 벤처투자에서 자금을 빼는 곳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DAO와 같은 새로운 구조도 생기고 있고, Allocate와 같은 서비스를 통해 벤처 캐피털이라는 투자 자산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수단도 늘고 있습니다. 또, 패밀리오피스와 같은 투자자들도 해마다 벤처투자를 늘리고 있는 등, 벤처 자산에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도 더욱더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이번 금리 상승으로 인해 벤처 캐피털, 더 넓은 의미의 프라이빗 에퀴티(Private Equity) 자산군 전체가 위태로워진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벤처 캐피털이나 프라이빗 에퀴티는 거대한 영역이며,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마크로 환경의 변화 속에, 승자도 패배자도 나올 것입니다. 탄탄한 실적 있고 유망한 VC펀드는 앞으로도 문제없이 자금을 계속 조달할 수 있을 것이고, 참신한 스타트업은 문제없이 자금을 조달하고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거시환경 변화 논의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성공하는 VC펀드와 유망한 스타트업을 찾을 수 있는지를 논의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Reference

10 Year Treasury Rate - 54 Year Historical Chart - https://www.macrotrends.net/2016/10-year-treasury-bond-rate-yield-chart 

U.S. Inflation Rate 1960-2022 - https://www.macrotrends.net/countries/USA/united-states/inflation-rate-cpi 

Federal Funds Rate - 62 Year Historical Chart - https://www.macrotrends.net/2015/fed-funds-rate-historical-chart 

Fed’s Biggest-Ever Bond-Buying Binge Is Drawing to a Close -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2-03-09/fed-s-biggest-ever-bond-buying-binge-is-drawing-to-a-close 

Just stop! Investors want the Fed to quit buying bonds now - https://www.cnbc.com/2021/12/15/fed-will-aggressively-dial-back-its-monthly-bond-buying-sees-three-rate-hikes-next-year.html 

Will rising interest rates scupper the startup surge? - https://techcrunch.com/2021/09/27/will-rising-interest-rates-scupper-the-startup-surge/ 

As interest rates rise, will limited partners move on from venture capital? - https://fortune.com/2022/03/17/interest-rates-rise-limited-partners-venture-capital/ 

Private Equity’s Inflation Challenge - https://www.bain.com/insights/inflation-global-private-equity-report-2022/ 

The private equity industry in the new interest rate environment - https://voxeu.org/article/private-equity-industry-new-interest-rate-enviro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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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yk@vridg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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