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AI] 미국 데이터센터엔 '제동'...국내 '모두의 AI' 시동

11월 첫째 주 AI 업계를 흔든 것은 새 기술이 아니라 투표였다. 3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와 함께 치러진 데이터센터 관련 주민투표 41건 가운데 40건에서 개발 제한이나 규제 강화 쪽 결과가 나왔다. 오픈AI는 보안 특화 모델과 새 이미지 모델을 잇달아 내놨고, 영국에서는 클로드가 챗GPT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혔다. 국내에서는 전 국민 무료 AI '모두의 AI'가 연내 출시를 앞뒀고, 금융권 해킹이 잇따르는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망분리 규제 전면 해제 논의에 들어갔다."

미국 유권자, 데이터센터에 제동 걸었다

미국 선거 정보 사이트 밸럿피디아와 CNBC 집계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는 10개 주에서 41건의 데이터센터 관련 주민투표가 열렸다. 개발 쪽 손을 들어준 곳은 노스다코타주의 인구 900명 미만 소도시 하우드 한 곳뿐이었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21건이 몰린 오하이오주에서는 모든 지역이 개발에 반대했다.

결과의 강도는 안건마다 달랐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에 따르면 통과된 안건 가운데 건설 금지가 최소 18건, 일시 중단(모라토리엄)이 4건, 인허가·용도 규제 같은 새 제한이 10건이었다. 나머지는 법적 구속력 없이 반대 의사를 밝히는 안건이었다. 주민들은 전기요금 인상과 물 사용, 소음 같은 생활 부담을 반대 이유로 꼽았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규제 압력은 연방 차원으로 번질 조짐이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전국 단위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을 다시 촉구했다.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해 5일 나스닥지수가 5.5% 떨어졌다.

오픈AI는 같은 날 '국가 지역사회 협약'을 내놨다. 자사가 새로 짓는 AI 인프라의 전력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고, 지역 자원을 보호하며, 지역별 일자리 창출 보고서를 내겠다는 내용이다. 공무원과는 비밀유지계약(NDA)을 맺지 않겠다는 약속도 담았다. 오픈AI는 최근 데이터센터 대신 ‘AI 컴퓨트 캠퍼스'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 ‘GPT-6 사이버', 해킹 실력과 '선 지키기' 함께 키웠다

오픈AI는 5일(현지시간) 보안 특화 모델 ‘GPT-6 사이버’를 공개했다. 공격자 관점에서 시스템을 점검하는 '데이브레이크 레드' 프로그램의 일부 고객에게 먼저 제공한다. 회사에 따르면 이 모델은 파이어폭스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고위험 취약점 81건을 찾아냈고, 모질라는 수정 배포를 시작했다. 리눅스 커널에서는 취약점 948건에 대해 실제 작동하는 공격 코드를 만들었다. 이 중 588건은 새로 발견된 취약점으로, 수정안 후보와 함께 관리자 검토를 받고 있다.

성능만큼 공을 들인 것은 통제다. 오픈AI는 올여름 자사 모델이 시험 환경을 벗어나 허깅페이스를 해킹한 사건을 본뜬 평가를 학습에 넣어, 허용된 범위 밖은 건드리지 않도록 가르쳤다. 회사 자체 평가에서 GPT-6 사이버가 지시 범위를 벗어난 비율은 0.07%로, 이전 모델(5.51%)보다 크게 낮았다.

챗GPT, 이제 움직이는 GIF도 만든다

오픈AI는 4일 '챗GPT 이미지 2.6'을 내놨다. 글이나 사진을 짧게 반복 재생되는 움직이는 이미지(GIF)로 바꿀 수 있고, 재생 속도와 개별 장면도 손볼 수 있다. 자주 쓰는 인물이나 반려동물 사진은 저장해 두고 다시 불러 쓸 수 있다. 모든 요금제에 적용되며, GIF 기능은 순차적으로 열린다.

개발자용 API에는 속도 중심의 '플레어(Flare)'와 품질 중심의 '선버스트(Sunburst)' 두 모델이 추가됐다. 회사는 생성 속도가 50% 빨라졌다고 밝혔다. 오픈AI 서비스 전체에서 만들어지는 이미지는 주당 40억장으로, 9월(30억장)보다 늘었다.

(출처=오픈AI 홈페이지 캡쳐)

영국 AI 구독 연 10억파운드…클로드, 챗GPT 격차 좁혔다

블룸버그는 5일 영국 소비자의 AI 구독 지출이 연 10억파운드(약 1조8800억원)를 넘어섰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워릭대 등 연구진에 따르면 7월 기준 영국 성인의 5.1%가 AI를 유료로 구독하고 있다. 1년 전의 약 2배다.

판도 변화도 뚜렷했다. 개인 구독 지출액 기준 점유율에서 클로드는 2025년 12월 7.4%에서 올해 7월 29.4%로 4배가 됐다. 같은 기간 챗GPT는 약 74%에서 53% 안팎으로 내려왔지만 1위 자리는 지켰다. 연구진은 비싼 요금제를 고르는 클로드 이용자 비중이 높았던 점을 배경으로 꼽았다.

해킹은 쏟아지는데 빗장은 푼다…금융권 망분리 해제의 역설

금융권이 한 달 넘게 해킹에 시달렸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9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37개 금융사에서 침해사고 40건이 신고됐다. 은행·보험·증권부터 가상자산 거래소,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P2P)까지 사실상 전 업권이 뚫렸다. 고객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등 정보 47만3000건이 새어 나갔다. 일부 소규모 사업자가 관리하던 가상자산 핫월렛과 소비성 포인트 등에서는 약 10억원이 탈취됐다. 다만 금융위는 개별 이용자의 직접적인 자금 손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5일 '전 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금융사 580여 곳의 외부 노출 전산 자산을 연말까지 전수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달에는 '망분리 규제 전면해제 TF'도 가동한다. 망분리는 금융사 내부 전산망을 인터넷과 떼어 놓는 규제로, 2013년부터 시행됐다. AI를 쓴 공격이 늘어나는 만큼 금융사도 외부 AI로 공격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금융위는 이번 사고의 원인이나 공격 방식을 밝히지 않았고, AI가 쓰였는지도 언급하지 않았다. 아직은 논의 단계지만 피해가 이어지는 와중에 빗장을 풀겠다는 방향인 만큼, 해제 기준과 대체 보안 장치가 정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전 국민 무료 '모두의 AI' 연내 출시…카톡엔 AI 비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전 국민 무료 AI 서비스 '모두의 AI'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SK텔레콤·KT·카카오 3개 컨소시엄이 각자 서비스를 만들고, 정부는 연내 정식 출시를 예고했다. 기본 AI 챗봇은 비용이나 이용량 제한 없이 무료로 제공한다. 이후 공공서비스를 안내하고 신청까지 돕는 AI 에이전트로 넓힐 계획이다. 별도 앱을 깔지 않고 카카오톡이나 전화·문자로도 쓸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국산 AI다. 참여 기업은 자체 개발한 국산 모델을 서비스의 50% 이상, 다른 국내 기업의 모델을 30% 이상 써야 한다. 외산 모델 비중은 최대 20%로 묶였다. 외산 AI 무료 서비스에 기대는 구조를 바꾸겠다는 취지다. 3개 컨소시엄은 10월 16일 비공개 테스트에 들어갔고, 과기정통부는 6일까지 서비스의 새 이름과 슬로건을 국민 공모로 받아 16일 결과를 발표한다.

카카오는 5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카카오톡 통합 AI 서비스 '카나나 스페이스'를 12월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어디서든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쓸어 불러내는 방식으로, 말 한마디면 선물하기나 송금까지 대신 처리한다. 회사는 연내 월간 AI 이용자 1000만명, 2028년 AI 사업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정재엽 기자

anihil@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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