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민호 핀인사이트 대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은 물론 ESG, 리스크 관리까지 가능한 솔루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오픈마켓에서 호주 구매대행 1위 기록 경험, 핀테크 플랫폼 꿈 현실화 하기 위해 두 번째 도전
금융 리스크 컨설턴트 10년의 경험 반영, 창업 초 만든 솔루션으로 성공 예감했지만… 끝내 고배
금융 분석 솔루션, 교육, 컨설팅으로 사업 다각화, 국내 SaaS 서비스 도입, 해외 진출 가능성 확인
창업 8년차에 접어든 스타트업, 핀인사이트를 경영하는 이민호 대표는 현재 호주와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테크42)
이민호 대표(오른쪽에서 네번째)와 핀인사이트 직원들. (사진=핀인사이트)

금융과 기술이 결합한 핀테크 분야의 성장은 어제와 오늘이 다를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말 챗GPT를 시작으로 이어지고 있는 생성형 AI 러시는 금융은 물론 그간 디지털 생태계에서 저마다의 비즈니스를 구축해 나가던 다양한 업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시간 인공지능 분석으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핀인사이트’ 비즈니스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핀테크 춘추전국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경쟁 상황에서 데이터를 수집, 가공, 시각화로 플랫폼 솔루션을 구축한 핀인사이트는 솔루션 뿐 아니라 전문적인 금융 데이터를 분석하고 교육하는 서비스까지 운영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창업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을 거듭했으니, 스타트업으로서 데쓰밸리는 극복한 셈이다.

앞서 핀인사이트는 한국무역협회가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2023 4YFN 참여기업에 선정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4YFN 전시에 참여하기도 했다. 4YFN는 MWC(Mobile world congress)와 공동으로 개최되는 글로벌 스타트업 박람회로 혁신 기술을 보유한 유망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들이 참여한다. 여기서 핀인사이트는 2019년보다 업그레이된 버전의 인사이트페이지를 소개했다.

인사이트페이지는 기업에 대한 투자, 리스크관리부, 마케터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평판분석 서비스로, 비정형데이터를 기반으로 인물과 기업에 대한 분석을 제공한다. 인물분석의 경우 신뢰, 소통, 사회적책임, 전문성 4가지 테마로 분석결과를 제공하고, 기업분석의 경우 ESG를 테마로 분석결과를 제공하여 모니터링 하고싶은 인물 혹은 기업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빠르고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23년 4YFN 핀인사이트 부스를 방문한 100여개의 기업은 마케팅/비즈니스 관련회사 35%, 소프트웨어/데이터 관련회사 31%, 금융/핀테크 관련회사 23%, 기타 11%로 구성됐다. 초기 타겟팅한 금융/핀테크 기업과 마케팅/비즈니스 기업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며 직접 사용하거나 분석결과에 대한 메일링을 요청한 기업이 다수였다. 그 외에 소프트웨어/데이터회사에서 다양한 형태의 협업에 대한 요청을 비롯해 벤처 투자사에서도 투자의사를 밝혔다.

4YFN 전시에서 업그레이드된 인사이트페이지를 시연하는 모습. (사진=핀인사이트)

전시를 진행한 김현진 데이터분석가는 “2019년 4YFN에서 처음 공개했던 인사이트페이지의 초기 콘셉트를 기반으로 3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특성 감성분석 기반의 평판분석 모델’을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인물 온라인평판분석 서비스 ‘인사이트페이지’를 2023년 4YFN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자리였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인사이트페이지가 비정형데이터로 기업과 인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싶은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수 있는 유용한 서비스가 될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게됐다”고 전했다.

전시 후 핀인사이트는 분석리포트를 받아보고 싶다는 고객들의 요청에 인사이트페이지에 가입한 회원을 대상으로 분석 리포트 메일링 서비스인 ‘인사이트 리포트’를 신규 오픈하기도 했다.

이렇듯 성과를 더해가는 핀인사이트의 스토리에서 더욱 흥미로운 것은 창업자인 이민호 대표의 커리어다. 숭실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증권사의 시장 리스크와 상품 평가 엔진을 최적화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금융 시장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이 경험을 통해 이 대표는 이후 10여년간 금융기관의 리스크관리 컨설팅 및 개발 전문가의 길을 걸었고 이는 다시 창업의 바다로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호주와 한국을 오가며 일하는 노마드 라이프

핀인사이트가 개발 운영 중인 솔루션.

핀인사이트는 이민호 대표의 두 번째 도전이다. 첫 창업 아이템은 이커머스로 지인들과 함께 호주를 대상으로 한 구매대행 비즈니스를 진행 한 바 있다. 컴퓨터공학이라는 전공을 살려 IT 기술을 접목, 이키머스 최적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창업 6개월 만에 오픈마켓 쪽 호주 구매대행은 1위를 기록했으니,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가격분석과 예측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최저가의 제품을 제공하고 주문이 들어왔을 때는 최저가로 물건을 매입할 수 있는 곳을 빠르게 찾아 마진을 남길 수 있었죠. 그게 이미 7년여 전이예요. 지인들과 공동창업으로 시도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니 모두 대기업 급여 정도를 가져갈 수 있는 수준으로 성과가 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거기까지였어요. 전 애초부터 커머스와 금융을 연계해 플랫폼을 키우는 것이 목표였고, 함께한 다른 분들은 만들어 놓은 커머스 사업을 지속하고 싶어했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전 제가 목표로 한 금융 솔루션을 개발하겠다는 생각으로 핀인사이트를 설립하게 된 거고요.”

그가 첫 사업 아이템으로 호주 구매대행을 정한 것은 부모님이 호주에 거주하고 있어 현지 사정에 밝다는 장점도 작용했다. 이후 그 역시 호주로 이주를 하며 현재는 생활은 호주에서 비즈니스는 한국에서 진행하며 양국을 오가는 노마드 라이프를 실현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구축해 놓은 비대면 원격 근무 시스템 덕분에 가능했다.

“호주에 거주를 하는 제 개인적인 상황 때문이기도 하지만, 모든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비대면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적용했어요. 업무 특성 때문인지 오히려 효율성은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해요. 초기에는 얼마 안되는 창업 멤버들끼리라 가능하기도 했고요. 이제는 4대 보험 직장 가입자 기준으로 살펴보니 20명 정도 직원이 되는데, 여전히 잘 작동하고 있습니다. 논의를 하는 것은 오프라인이 더 효과적인 것은 맞지만, 온라인 회의는 어젠다가 없거나 사전 준비가 없으면 절대 회의 진행 될 수 없으니까요. 모든 것이 공유돼 있는 상황에서 비대면으로 회의가 진행되면 간결하게 업무가 진행될 수 있거든요. 다만 이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더군요. 그래서 함께할 구성원을 선발할 때 상당히 신중한 편이예요. 스스로 목표를 공유하면서도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과 책임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죠.”

금융 리스크 규제 시스템 도입 유예로 위기, 빠른 피보팅으로 극복했다

핀인사이트의 인사이트페이지 서비스 화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핀인사이트는 금융데이터를 쉽게 수집, 분석하고 시각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했다. 또 설계부터 개발까지 일관성 있는 작업 환경을 제공하며 자동화 수행 모니터링을 통한 생산성 향상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요 고객은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금융연구소, 대학 등으로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호응을 받는 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데이터분석 관련 교육이다. 기업과 기관에서는 핀인사이트가 제공하는 이 교육 서비스를 두고 ‘실무에 바로 적용이 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초기에는 금융데이터분석 솔루션을 홍보하기 위해 교육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제는 주요한 매출이 발생하는 탄탄한 사업 영역이 됐다”며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창업 당시에는 외국산 솔루션이 독점하고 있는 재무리스크 측정 솔루션을 국산화하겠다는 계획이 있었어요. 또 2016년 무렵은 금융당국에서 각 금융기관에 리스크 관련 규제 시스템을 도입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기도 했고요. 그렇게 창업 초에 규제 리스크 솔루션을 개발하고 국내 시중은행 중 한 곳에서 발주하는 수십억 규모의 프로젝트에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는 등 운도 따랐어요. 당시에는 이 기회를 발판 삼아 회사를 규모를 단숨에 키워보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 하지만 돌연 금융당국에서 해당 규제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며 4년 정도 유예를 하게 됐고, 우선협상자에 선정된 사업도 자연스럽게 보류됐어요. 폐업을 고민할 정도의 위기를 경험했고, 피보팅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한 거죠.”

사업 진행을 위해 사무실 확장과 채용까지 진행했던 터라 충격은 컸다. 그 상황에서 핀인사이트는 절치부심의 피보팅을 감행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규제 유예 사실을 일찌감치 확인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궁지에 몰리니 앞서 회사 생활에서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방법들이 찾아졌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규제가 도입되기까지 시장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되면서 피보팅을 거쳐 솔루션을 고도화하는 것을 택했어요. 금융공학 기술을 바탕으로 한 재무리스크 솔루션에 당시 트렌드에 맞춰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적용해 확장을 시켰죠.”

핀인사이트의 핵심 솔루션인 ‘인사이트스튜디오(Insight Studio)’

그렇게 개발한 솔루션이 바로 현재 핀인사이트의 핵심 솔루션인 ‘인사이트스튜디오(Insight Studio)’다. 데이터 분석 과정을 손쉽게 자동화 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그 외에도 핀인사이트는 금융과 핀테크 기업 재직자와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실무 교육을 제공하는 ‘인사이트캠퍼스(Insight Campus)’, 인공지능으로 비정형(뉴스, 블로그, 커뮤니티, 소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의사결정 상황에서 원하는 데이터를 활용하도록 돕는 ‘인사이트페이지(Insight Page)’,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및 금융 전문가 시스템 도입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인사이트 컨설팅 (Insight Consulting)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이제는 모두 고객사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솔루션이 됐다.

넥스트 스텝은 ‘SaaS’ 도입과 해외 진출

인사이트캠퍼스 서비스는 금융 데이터 사이언스, 인공지능, 프로그래밍, 비즈니스 분야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사의 호응을 얻고 있다.

초기 위기 상황을 경험하고 피보팅을 통해 극복하는 과정을 거친 이민호 대표는 이후 투자 유치 등을 통한 빠른 성장보다는 안정적인 성장 단계를 밟아가는 것을 경영 방침으로 정해 점진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갔다. 각 기관으로부터 솔루션의 효율성을 입증 받고, 자체 매출을 통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구조를 확립한 것이다. 그렇게 8년여, 핀인사이트는 이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올해는 회사의 성장에 있어 중요한 해가 되고 있습니다. 우선 국내의 경우는 그간 온프레미스(on-premise, 기업 내부에 독립적으로 구축하는 솔루션) 형태로 대형 고객사 위주로 진행됐던 솔루션 서비스를 올해 안에 중소형 기관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SaaS(서비스형 솔루션)형으로 확장해 제공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는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로 MWC 등 국제 행사에 참여해 외국 바이어들에게 솔루션을 소개하고 반응을 살피고 있어요.”

사업 초기 유예됐던 리스크 관련 규제 시스템 분야도 지난 2021년 이후 다시 진행 중이다. 대신 방식을 바꿨다. 다시 솔루션을 개발하기 보다는 검증된 해외 파트너사의 리스크 분석 엔진을 도입해 인사이트스튜디오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제공한 것이다. 이 파트너사는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될 정도로 큰 규모로, 이제 막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핀인사이트의 든든한 우군이 되고 있다.

인터뷰 말미, 이 대표는 핀인사이트의 슬로건을 언급하며 “핀인사이트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라는 말로 다시금 포부를 드러냈다.

“저희 회사 슬로건인 ‘Do smart think hard’예요. 스마트하게 해야 하는 것은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기술에 맡기고 사람은 생각하는데 집중하자는 의미죠. 저희 솔루션이나 교육 서비스의 공통점은 생산성 관련 분야,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이니까요. 이 기술을 통해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잘 활용해 사람이 사람답게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는 것이 저의 궁극적인 목표예요.”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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