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AI 컨퍼런스 2023] 네이버의 초거대 AI 생태계 구축... ‘AI 기술 종속’을 극복하고 자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

하정우 네이버 AI Innovation 센터장 ‘하이퍼클로바X’가 만드는 새로운 질서’ 주제 발표
지속되는 AI 혁신,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 돼”
글로벌 테크 기업 중심 초거대 AI 생태계 구축 방관하면 ‘AI 기술 종속’ 상황 맞을 것
지난 20일 서울 반포 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국내외 AI 석학을 비롯한 한국과 영국 정부 관계자, 글로벌 빅테크 AI 전략 담당자들이 모여 의견을 교환하는 ‘초거대 인공지능이 바꾸는 미래(H.A.F Conference 2023)’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사진=테크42)

서울 반포 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국내외 AI 석학을 비롯한 한국과 영국 정부 관계자, 글로벌 빅테크 AI 전략 담당자들이 모여 의견을 교환하는 ‘초거대 인공지능이 바꾸는 미래(H.A.F Conference 2023)’ 컨퍼런스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20일 오전 10시부터 단일 트랙으로 진행된 컨퍼런스는 임상균 매경이코노미 주간국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카이스트 김진형 명예교수의 키노트 스피치, 이스라엘계 글로벌 기업 ‘플라테인의 Moshe BenBassat 회장, 배경훈 LG AI연구원장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컨퍼런스 오후 발표의 키노트 스피치는 ‘초거대 AI가 바꾸는 우리의 미래’ 주제로로 나선 서울대학교 장병탁 교수가 맡았다. (사진=테크42)
‘The Future of AI+Quantum Platform’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박문기 메가존클라우드 팀장. (사진=테크42)

이어진 오후 발표의 키노트 스피치는 ‘초거대 AI가 바꾸는 우리의 미래’ 주제로로 나선 서울대학교 장병탁 교수가 맡았다. 이어 국내 토종 빅테크를 대표하는 네이버에서 하정우 AI Innovation 센터장이 참석해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가 만드는 새로운 질서’를 주제로, 박문기 메가존클라우드 팀장이 ‘The Future of AI+Quantum Platform’을 주제로, 배경화 현대카드 전무가 ‘초거대 AI와 고객 만족 경영’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챗GPT는 AI 활용의 극 초창기… 보안, 환각 등의 문제 인식해야

하정우 네이버 AI Innovation 센터장은 “챗GPT의 성장세가 6월경 처음으로 꺾였다는 보도가 나오지만, 미국의 방학 기간인 것을 감안했을 때 인터넷 전체 트래픽이 줄어든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사진=테크42)

이날 하정우 네이버 AI Innovation 센터장은 “챗GPT의 성장세가 6월경 처음으로 꺾였다는 보도가 나오지만, 미국의 방학 기간인 것을 감안했을 때 인터넷 전체 트래픽이 줄어든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이어 하 센터장은 “챗GPT 외에도 오픈AI GPT3를 만든 핵심 인력들이 나와 만든 앤트로픽의 기업용 AI챗봇 ‘클로드’ 선보였는데, 성능이 굉장하다”며 생성 AI 생태계가 확장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 구글 ‘바드’를 비롯해 애플 역시 자체 GPT 공개를 예고하는 등 챗GPT 외에 다른 모델들의 등장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특히 하 센터장은 “(생성 AI는) 아직은 실수가 많은 극 초창기 연구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말을 이어갔다.

“AI라는 도구는 앞으로 모든 사람이 사용하게 될 겁니다. 여기 계신 분들 중 인터넷을 쓰지 않고 일하시는 분들은 없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AI가 그렇게 될 거 같습니다. 그럼 무엇으로 차별화를 해야 할까요? 아마 각각의 전문 영역에서 차별화가 이뤄질 겁니다. GPT4를 활용한 현재를 두고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인공 일반 지능)의 초기점으로 보는 논문들도 있습니다. 어쨌든 아직은 극 초창기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죠. 그래서 보안과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환각) 등 AI가 처한 한계점을 간과했을 때 굉장히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지속되는 AI의 혁신… 주도할 것인가 따라갈 것인가?

하 센터장은 “앞으로 초거대 AI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일하는 방식을 바꿔놓을 것”이라며 그 사례들을 언급했다. (사진=테크42)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성 AI가 촉발한 혁신은 이미 사회 각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하 센터장 역시 “앞으로 초거대 AI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일하는 방식을 바꿔놓을 것”이라며 그 사례들을 언급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프로그램에 GPT4를 연결한 ‘365코파일럿’을 월 30달러 정도로 과금하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제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등은 문서 파일 하나를 던져주면 파워포인트가 알아서 그 문서 파일을 프리젠페이션 파일로 바꿔 줄 겁니다. 교수님들이 상당히 좋아하시죠. 수업자료를 쉽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오피스 워커들의 일하는 방법 역시 굉장히 바뀔 겁니다. 생산성이 좋아지는 거죠. 최근 챗GPT에서 드디어 코드 인터프리터(AI가 단순히 코딩을 넘어 데이터 분석까지 해주는 기능)를 유료 사용자들에게 쓸 수 있게 공개했죠. 이제 데이터 파일 하나 올려주면 이를 분석하는 것도 굉장히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 교육 방식도 바꾸고 있다는 것이 하 센터장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챗GPT 초기 미국 뉴욕시는 공립학교에서 아이들의 성장 가능성이 저해될 것을 우려해 이를 쓰지 못하게 했지만 이내 그 방침을 철회했다는 것이다. 대신 생성 AI를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으로 선회했다. 이러한 사례를 언급하며 하 센터장은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만들어 갈 경제적 파급효과가 전 세계 GDP 7% 이상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합니다. 블룸버그에서는 생성형 AI가 만들어 낼 시장규모를 미국 달러 기준 1.3조 달러로 전망하고 있어요. 이는 전 세계 테크 산업의 12%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이 시장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만들어 갈 것인지 그렇지 못할 것이냐는 지금 우리가 하는 것에 따라 결정된다는 얘깁니다.”

데이터가 AI 기술 종속 여부를 결정하는 시대, 한국만의 초거대 AI 생태계 구축해야

하 센터장은 “독자적인 초거대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은 국수주의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경쟁 체제가 만들어져야 글로벌 테크 기업들도 조금 더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또 마음 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사진=테크42)

하 센터장은 향후 생성 AI를 시작으로 세상 모든 앱들이 포함된 대화형 AI 인터페이스로 나가는 미래를 언급하며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와 같은 기능을 상상해 볼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즉 말로 모든 앱을 실행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됐을 때 자칫 AI 기술 종속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초거대 AI의 새로운 생태계, 즉 앱 플랫폼이 글로벌 테크 기업 중심으로 형성된다면 우리의 모든 대화 데이터, 앱 실행 데이터, 개인정보 데이터들이 모두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데이터베이스로 저장이 될 겁니다. 결과적으로 데이터가 AI의 기술력을 결정하는 시대에 ‘AI 기술 종속’으로도 이어질 수 있게 된다는 뜻이죠. 그래서 경쟁력 있는 자국의 초거대 AI 생태계가 필요한 겁니다.”

이어 하 센터장은 “독자적인 초거대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은 국수주의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경쟁 체제가 만들어져야 글로벌 테크 기업들도 조금 더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또 마음 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실제 초거대 AI 모델이 존재하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등 몇 개국이 되지 않는다. 이들 사이에서도 그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술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즉 하 센터장이 이야기하는 것은 일종의 ‘AI 자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말과 같다.

한편으로 유엔 등에서는 AI 규제 기구를 조직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하 센터장은 국제기구가 조직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도 대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네이버가 하이퍼 클로바를 통해 진행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AI 규제 등을 위한 국제기구가 설립되는 방향으로 간다면 주도적으로 들어가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문제는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만든 초거대 AI는 기본적으로 프리 트레이닝을 하는데 있어 영어 문서를 압도적으로 많이 활용한다는 점이죠. 여기에 한국어 문서를 조금만 활용해도 쓰는 것 자체는 잘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것과 그 안에 들어간 콘텐츠가 어떠냐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예요. 영어 문서가 압도적으로 많을 경우 영어 문서 자체에 내재된 서구의 가치관, 사고가 당연히 녹아들 수밖에 없죠. 그렇게 대면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챗GPT에) 디테일한 콘텐츠를 만들어 달라고 할 때 할루시네이션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한국어 데이터를 충분히 많이 갖춰서 학습을 시켜야 합니다. 그걸 우리나라에서 해야 되는 거죠.”

또한 하 센터장은 네이버가 AI의 편향성을 완화하는 데이터셋을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안전한 AI를 만드는 것이 우리 모두의 숙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하 센터장은 이날 다음달에 공개하는 ‘하이퍼클로바X’의 기능과 특징을 설명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네이버가 내달 공개를 앞둔 자체 개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HyperCLOVA X)’ 서비스 라인업을 발표했다.(사진=네이버) *재판매 및 DB 금지
네이버는 다음달 공개를 앞둔 자체 개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HyperCLOVA X)’ 서비스 라인업을 위와 같이 공개했다. (이미지=네이버)

“저희는 파트너십을 통해 공공을 비롯해 법률, 금융, 건설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학습하고 바로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이퍼클로바X’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파트너사가 자사에 특화된 데이터를 전송해 하이퍼 클로바 엑스를 학습시키고 해당 기업만 사용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보내는 것 자체에 대한 우려가 있는 기업의 경우는 데이터 센터 안에 저희 클라우드 자체를 미니어처와 같이 축소해 그 위에 ‘하이퍼클로바X’와 고객사의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까지 패키징한 솔루션으로도 제공되고요. 그 외에 정부와도 협력해 초거대 AI를 활용한 공공 혁신을 준비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들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각 기업과 기관 조직 구성원의 ‘AI 리터러시’를 높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기회들이 만들어 지고 있고, 이는 저희 힘만으로 불가능합니다. 많은 스타트업 파트너들과 함께 기회를 살리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함께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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