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 치닫던 새벽배송 업체, 엇갈리는 명암… 3강의 행보는?

[AI요약] 최근 롯데온과 헬로네이처가 새벽배송 사업 철수를 선언하며 그간 ‘치킨게임’ 논란이 일었던 업계의 경쟁 구도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경쟁 구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사업철수와 투자확대의 기로에 선 업체들의 명암은 최근 들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최근 신선식품 새벽배송 분야에서 헬로네이처와 롯데온이 포기를 선언하며 경쟁구도는 3강을 중심으로 더욱 치여해지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최근 롯데온과 헬로네이처가 새벽배송 사업 철수를 선언하며 그간 ‘치킨게임’ 논란이 일었던 업계의 경쟁 구도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적자를 감수하며 경쟁을 이어가던 상황에서 결국 규모와 자금력에 한계를 절감한 업체들부터 백기를 들어버린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경쟁 구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사업철수와 투자확대의 기로에 선 업체들의 명암은 최근 들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롯데온의 경우 새벽배송 후발주자라는 약점이 내내 발목을 잡았다. 헬로네이처 역시 국내 온라인 신선식품 분야를 개척한 1세대 스타트업으로 꼽혔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무릅쓰고 더 이상의 출혈 경쟁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막강한 자금력과 지속적인 규모 확장으로 시장을 선점하며 업계 3강으로 군림한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 등은 향후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마켓컬리의 경우 올해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준비에 돌입한데다 헬로네이처와 마찬가지로 신선식품 새벽배송 전문 브랜드로 출범한 탓에 물러설 수도 없는 입장이다. 반면 쿠팡과 SSG닷컴은 막강한 인프라와 자금력 덕분에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양새다.

‘헬로네이처’ BGF 인수 이후, 신규 가입자도 증가했지만… 결국 ‘포기’

2012년 사업을 시작한 헬로네이처는 2018년 BGF에 인수되는 등 부침을 겪으면서도 최근까지 인프라 강화 등 사업 지속을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이미지=헬로네이처)

지난 15일 오후 헬로네이처의 갑작스러운 B2C 온라인 사업부문 영업정지 결정이 BGF의 공시를 통해 알려졌다. 확인된 바에 따르면 해당 공시가 임박할 무렵까지 일반 직원들 중 상당수가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영업정지 사유는 ‘경쟁심화’와 ‘사업부진’이었다. BGF측은 향후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농수산물 소매 및 전자상거래 기반으로 지난 2012년 사업을 시작한 헬로네이처는 유기농 친환경 식품이라는 경쟁력을 내세우며 산지와 소비자 간의 거리를 좁혀주는 서비스로 처음 주목받았다. 최근 여러 업체가 채택한 새벽배송도 실은 헬로네이처가 업계 최초로 선보인 서비스였다.

하지만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여러 경쟁사가 등장한 이후 매출 경쟁으로 업계 양상이 바뀌며 상대적으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현재 모기업인 BGF에 인수된 이후 홈페이지 시스템부터 배송 서비스까지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하며 최근까지 전환점을 모색해 왔다.

‘오늘이 맛있는 탐험’이라는 슬로건 아래 친환경, 가치 중심 서비스에 무게 중심을 둔 헬로네이처는 친환경 소재로 만든 재사용 ‘더그린 박스’를 활용한 ‘더그린 배송’ 서비스를 적용하고 과대 포장을 줄이는 등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물류센터를 곤지암으로 확장 이전하고 새벽배송 지역을 확대하는 등 사업 육성 의지를 강하게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헬로네이처가 B2C 온라인 판매 중단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늘어나는 적자 때문이었다. 헬로네이처의 지난해 영업 손실은 271억원, 누적 적자는 785억원에 달했다.

BGF측은 자사 50.1% 11번가 49.9%였던 헬로네이처 지분 100%를 인수해 B2B 사업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쿠팡, SSG닷컴 2강의 행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12조원 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단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새벽배송을 포함해 이커머스 업계 평정에 나선 쿠팡이다.

문제는 쿠팡 역시 ‘적자의 덪’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22조원이라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도 전년 6210억원의 3배에 달하는 1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은 쿠팡플레이 등 OTT 사업을 자사 커머스 사업과 연계하는 독특한 전략을 취했다. 이는 커머스와 콘텐츠 플랫폼을 연계하는 아마존의 성장 모델 ‘플라이휠’ 전략을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쿠팡은 여전히 ‘계획된 적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쿠팡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은 재작년부터 마케팅 비용 등을 절감하기도 했고 쿠팡이츠 요금제 정상화 선언, 로켓와우 구독료 인상 등이 적자를 개선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쿠팡은 내년을 BEP(손익분기점) 달성을 언급하고 있다. 단 전제가 있다. 지금의 코로나 국면이 해소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상황은 쿠팡의 예측대로 가고 있다.

쿠팡의 흑자 전환 시나리오를 보면 앞서 언급한 쿠팡이츠 요금 정상화, 로켓와우 구독료 인상 효과 등과 더불어 오픈마켓 활성화, 코로나 방역 비용 절감, 덕평 물류센터 화재 손실 만회 등을 통해 적자폭을 줄이고, 자사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한 3자물류(3PL) 신사업 본격화에 나선다는 것이다. 업계는 물론 증권가 애널리스트 분석 역시 쿠팡이 이미 전국 170여곳의 배송 및 물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3PL 신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SSG닷컴은 올해 G마켓과 연계 강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G마켓은 최근 SSG닷컴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신선식품 배송시장에 뛰어들었다.

한편 지난해 쿠팡의 역대급 매출 실적으로 온·오프라인 유통부문 1위 자리를 뺏기는 충격을 경험한 이마트의 경우 SSG닷컴을 중심으로 한 유통 사업의 온라인 강화에 나서며 절치부심하고 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인수한 이베이코리아에 포함된 G마켓, 옥션 등을 SSG닷컴과 통합하는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G마켓과 옥션은 SSG닷컴의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었다. 새벽배송 서비스를 서울 전지역으로 확장하고 휴일배송도 선보인 것이다.

문제는 역시 지난해 1000억원을 기록한 영업 손실인데, SSG닷컴은 새벽배송을 강화하는 한편 이 손실폭을 유상증자를 통해 해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IPO를 앞두고 기업가치 10조원을 인정받기 위한 물류 인프라와 IT분야 투자를 강화하는 상황이다.  

기업가치 6조로 주목받는 마켓컬리, 하지만 우려도…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며 IPO 스타트를 끊은 마켓컬리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 있다.

쿠팡, SSG닷컴과 함께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계 3강으로 불리는 마켓컬리의 경우는 지난달 29일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며 IPO 스타트를 끊은 상황이다. 엄청난 적자로 우려를 낳은 마켓컬리지만 상장을 추진할 수 있는 이유는 ‘K-유니콘 특례 상장제도’ 덕분이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이 2년 연속 20% 이상 매출 증가를 보이면 적자상태여도 상장 예비심사 청구가 가능하다.

마켓컬리의 지난해 거래액은 2조원을 넘었다. 매출액은 1조5614억원으로 전년대비 64% 늘어났다. 누적가입고객 수 역시 43%늘어난 1000만명으로 수치상으로는 국민 5분의 1을 고객으로 확보한 셈이다. 신규 고객 재구매율이 75%라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지난해만 2177억원을 기록한 영업손실이다. 누적 적자는 4955억원에 달한다. 지속적인 투자 유치를 감행하며 김슬아 대표이사의 지분이 5.75%에 불과하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컬리의 최대 주주는 미국 벤처캐피털(VC) 세콰이어캐피탈의 중국 자회사인 세콰이어캐피탈 차이나로 12.8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자칫 경영권을 뺏길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켓컬리의 기업 가치는 최대 6조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마켓컬리는 누적된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식품 전문의 버티컬 플랫폼을 벗어나 뷰티, 가전, 숙박권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식품 외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고 해도 쿠팡, SSG닷컴과 경쟁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포함한 이커머스 업계의 출혈경쟁 구도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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