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의 가능성에 베팅한 투자자들

클럽하우스가 소셜 오디오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주자마자 더 늦기 전에 흥행 열차에 올라타려는 플랫폼들이 줄을 잇고 있다. 레딧, 트위터, 페이스북, 슬랙, 디스코드, 링크드인 등 줄줄이 시장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새싹이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너무 큰 거목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게 아닐까? 소셜 오디오 시장을 놓고 춘추전국 시대가 펼쳐질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클럽하우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아직 iOS만 지원하는 반쪽짜리 서비스임에도 클럽하우스는 최근 시리즈 C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였다.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는 것은 새로운 것 없다. 하지만 클럽하우스의 이야기는 다르다. 속도와 규모 면에서 놀라움의 연속이다. 

클럽하우스는 시리즈 A부터 C까지 매우 속도감 있게 투자를 받았다. 보통 몇 년에 거쳐 일어나는 일인데, 클럽하우스는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연이어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클럽하우스 앱이 공개된 것은 2020년 3월이다. 2달 뒤인 5월 클럽하우스는 1천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펀딩을 받았다.

이후 클럽하우스는 거짓말 같은 속도로 성장하였다. 몇몇 베타 테스터에서 시작한 것이 2020년 12월 말 전 세계 200만 명이 이용하는 소셜 오디오 플랫폼이 되었다. 단 10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다. 자연히 몸값이 올라갔고, 2021년 1월 1억 달러 규모로 시리즈 B 투자를 받는다. 이 속도만으로도 놀라운데 클럽하우스는 2021년 4월 시리즈 C 펀딩까지 마무리한다. 투자 액수는 아직 공개 전인데 기업 가치 평가(valuation)액이 40억 달러나 된다. 

출처: unplash
출처: unplash

투자자들의 후한 평가와 기대 속에 클럽하우스는 쟁쟁한 거대 플랫폼 사업자와 당당히 경쟁할 준비를 하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확보한 자금으로 조직 규모를 4배 이상 키우고, 원활한 글로벌 서비스 제공을 위해 IT 투자를 늘리고, 안드로이드 앱과 신기능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여기까지는 뻔한 이야기다. 클럽하우스가 거인들 틈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 확실한 차별점으로 내세우기 위해 준비 중인 것은 따로 있다. 클럽하우스의 로켓 성장을 이끈 공신인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보상 방안이다. 

클럽하우스의 성공은 치밀한 사업 계획, 완성도 높은 플랫폼, 투자자들의 마술 같은 지원 속에서 온 것이 아니다. 대화 모임을 주최한 크리에이터들의 열정이 성공 비결이다. 기업가, 운동 선수, 예술가 같은 유명인들부터 금융, 부동산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대화방이 수없이 열리면서 클럽하우스의 인기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이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클럽하우스는 크리에이터들의 수익 창출 방안(monetization) 마련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관련해 팁, 티겟, 구독 같은 기능을 구현해 크리에이터가 돈을 벌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테스트 중이다.

이중 가장 먼저 공개한 것은 한국 사용자에게 익숙한 별풍선 같은 기능이다. 클럽하우스는 4월 초 결제 기능(Payment)을 공개했는데, 이를 이용하면 대화방 참가자가 크리에이터에게 직접 송금할 수 있다. 놀라운 것은 클럽하우스가 송금에 따른 수수료를 일제 받지 않는 것이다. 투자를 넉넉히 받은 김에 수수료 장사를 하지 않고 크리에이터의 환심을 사는 쪽을 선택한 듯하다. 

물론 크리에이터에게 금전적 보상을 하는 것은 경쟁 플랫폼들도 준비 중이다. 가장 부담스러운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이는 페이스북도 오디오 크리에이터 펀드를 조성할 방침이지만 클럽하우스처럼 구미가 댕기는 조건을 제시할 것 같지는 않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입사 1년 만에 평사원이 회장이 된 것 같이 초고속 성장을 한 클럽하우스가 초심을 잃지 않고 크리에이터와 이익을 공유하는 데 진심을 다한다면 대형 플랫폼과의 경쟁은 해볼만한 게임이 되지 않을까? 

박창선 기자

july7sun@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7만5천 곡, 매일 쏟아진다… 음악 산업을 삼킨 'AI 쓰나미'

귀에 익숙한 그 가수의 목소리가, 정작 가수 본인이 부른 적 없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것도 하루에 수만 곡씩. 2026년 음악 산업이 마주한 풍경이다.

[현장] “한국이 아니라 한국인에 투자하라”… UKF Korea, 서울에서 한인 창업자 연대의 판을 넓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정세주 UKF 공동의장(눔·Noom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 이기하 UKF 공동의장(사제파트너스 창업자), 김성훈 UKF Korea 대표(법무법인 미션 대표변호사), 김창원 UKF 전략이사(세이와이즈 창업자). UKF Korea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Seoul Meets UKF’를 열고, 한국 법인 출범과 함께 한국 창업 생태계와 글로벌 한인 창업자 네트워크를 본격적으로 연결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미지=AI로 생성)

[현장] 전력·냉각·보안부터 로봇·바이오까지… KAIST 딥테크 스타트업이 제시한 AI 시대 생존 전략

KAIST 창업원이 주최·주관한 ‘KAIST Startup Scaleup Summit 2026’이 지난 18일 서울 코엑스 3층 컨퍼런스홀 E5·E6에서 열렸다. 넥스트라이즈 2026 서울(NextRise 2026, Seoul) 파트너 행사로 마련된 이 행사는 KAIST 스타트업 성장 공동체를 기반으로 투자사와 창업자, 기술 인재가 만나는 스케일업의 장을 표방했다.

"2000조원 메가 프로젝트, 왜 환호 대신 의구심이 먼저인가"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는다. 6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공개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의 청사진은 분명 압도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