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스의 금융경영연구소 토스인사이트가 은행산업의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망 보고서를 내놨다. 토스인사이트는 10일 ‘불확실성의 시대, 은행산업 전망 및 대응방안’ 보고서를 발간하고, 금리와 경기 흐름, 자산시장 변화에 따라 은행권의 수익성·성장성·건전성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토스인사이트는 금리, 경제성장률, 물가, 환율, 가계대출, 기업대출, 주가, 주택가격 등 은행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8개 거시변수를 중심으로 기본·낙관·비관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이후 각 시나리오에서 은행의 주요 경영지표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추정했다.
특히 보고서는 평균적인 전망만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황이 악화될 경우 지표가 어디까지 흔들릴 수 있는지도 함께 점검했다. 이른바 ‘꼬리위험’을 확률분포로 살펴본 것이다.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에서는 특정 전망 하나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가능성을 전제로 위험 대응 여력을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금리 상승은 수익에 긍정적, 건전성에는 부담
분석 결과 세 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은행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거나 불리한 경우는 없었다. 금리가 오르고 경기가 확장되는 국면에서는 이자 수익 확대와 대출 성장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연체와 부실 위험도 함께 높아질 가능성이 확인됐다.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고 경기가 둔화되는 환경에서는 차주의 이자 부담이 완화될 수 있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성과 성장 기반이 약해지는 문제가 생긴다. 보고서는 은행이 어느 시나리오가 더 유리한지를 단순 비교하기보다, 각 상황에서 수익성·성장성·건전성 간 균형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야 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단일 전망을 기준으로 경영계획을 세우기보다, 시나리오별 민감도에 따라 자본과 충당금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제시됐다. 금리와 경기 흐름이 동시에 바뀌는 환경에서는 수익 확대와 위험 관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수익성과 건전성의 동시 관리 과제
보고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업권에서 이러한 상충 관계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중·저신용 고객과 개인 신용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일반은행보다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지만, 동시에 고객의 대출 연체가 늘어나 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가계대출 중심의 사업 구조와 규제 환경도 변수로 지목됐다. 경기가 개선되더라도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여건이 맞물리면서 성장성 확대에는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인터넷전문은행은 금리 환경 변화에 따른 수익 기회를 활용하면서도, 신용위험 확대에 대비하는 정교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토스인사이트는 은행 경영에서 속도보다 선택의 문제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봤다. 어떤 위험을 감수할지, 그 위험을 견딜 수 있는 자본과 충당금 여력을 갖추고 있는지가 은행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식시장 호황, 정기예금 유입에는 지연 효과
올해 하반기 주요 변수로는 주식시장 호황이 은행 예금에 미치는 영향도 다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스피 월 수익률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이후 최대 3개월 동안 정기예금 유입 속도가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2월 잔액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정기예금 유입 둔화 규모는 약 6,000억 원에서 9,3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다만 수시입출금 예금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주식시장 활황이 곧바로 대규모 예금 이탈로 이어진다기보다, 만기가 돌아온 정기예금을 다시 맡기지 않거나 신규 유입이 줄어드는 방식으로 서서히 반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은행이 전체 예금 잔액 관리에만 집중하기보다 예금 만기 구조, 재예치율, 고객별 금리 민감도 등을 함께 살피는 방식으로 자금 관리를 세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스인사이트 연구진은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은행의 성패는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위험을 골라 감수하고 이를 견딜 힘을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번 보고서가 은행이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고 위험과 수익의 균형을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