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26일로 못 박은 개인정보 수집 필수 동의… 무리수 배경은?

[AI요약] 메타가 자사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개인 정보 약관을 변경하며 이에 동의하지 않을 시 오는 26일부터 계정을 사용할 수 없게 한다고 공지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요점은 이러한 변경 약관의 목적이 ‘맞춤형광고’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목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부분이다. 이는 애플과 구글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강화 때문인데, 그 배경을 좀 더 살펴보면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메타는 개인 정보 약관을 변경하며 오는 26일까지 동의하지 않을 시 계정을 사용할 수 없게 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메타가 자사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개인 정보 약관을 변경하며 이에 동의하지 않을 시 오는 26일부터 계정을 사용할 수 없게 한다고 공지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핵심은 ‘맞춤형광고’에 대한 개인정보와 관련된 조항으로는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 ‘개인정보의 제공’ ‘개인정보의 국가 간 이전’ ‘위치정보 기반 서비스’ 등이다. 메타는 지난 5월 이미 이와 같은 계획을 밝혔고, 지난 5일에는 공식적으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약관 변경 사유로는 “사용자의 정보가 이용되는 방식을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요점은 이러한 변경 약관의 목적이 ‘맞춤형광고’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목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부분이다.

메타가 원하는 개인정보는 무엇?

메타의 페이스북 앱을 실행시키면 위와 같은 개인정보 수집 동의 항목이 뜨며 필수적으로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지=페이스북 앱 캡처)

메타가 수집 동의를 요구하는 사용자의 좀 더 구체적인 개인정보는 게시글과 댓글, 친구목록, 앱·브라우저·기기 정보, 제3자에게 제공받은 정보 등이다.

이와 같이 사용자의 동의를 강제하는 방식으로 수집한 정보는 자사 해외사무실을 비롯해 파트너사 등 제3자에게도 공유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문제는 메타가 동의를 요청한 이러한 항목들이 서비스 제공에 필수적인 정보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제까지 대부분의 개인정보, 특히 앞서 언급된 사용자의 프라이버시가 강하게 작용하는 정보는 필수가 아닌 선택적 동의 방식으로 수집돼 왔다. 특히 특정 사용자를 타깃팅하는 ‘맞춤형 광고’에 사용하는 정보, 즉 상업적 목적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했다.

메타 역시 이전까지 이러한 정보에 대한 ‘선택 동의’를 명시하는 약관을 유지해왔지만, 이번 약관 변경을 통해 필수 동의로 바꾼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메타의 이와 같은 조치가 ‘사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한 것이라는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나라의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사용자 동의를 얻었다고 해도 사업자는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만 수집하도록 하는 ‘최소한의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법적으로 사업자는 사용자가 서비스 제공에 굳이 필요 없는 개인정보의 제공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해서 서비스 이용을 제한할 수 없다. 이는 메타가 예고한 이번 약관 변경과 정면으로 대치하는 부분이다.

다만 메타는 이번 약관 변경에 동의해도 향후 설정을 통해 사용자가 개인정보 제공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한번 동의 이후 설정을 바꾸는 방식이 간단하지 않다는 점에서 사실상 메타가 사용자의 개인정보 수집을 쉽게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 도입 후 37억 달러(4조 4115억원)의 광고 사업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ATT 도입 이전에 비해 238% 증가한 규모다. (영상=애플 CF)

이러한 조치는 최근 정보 주체로서 사용자의 권리를 강조하고 있는 최근 개인정보 동의 방식 추세와도 반대되고 있다. 메타가 강제하는 이와 같은 동의 방식은 이른바 ‘옵트아웃(Opt-out)’이라 하는데, 일단 포괄적인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받은 후 사용자가 특정 상황에서 자신의 정보 수집을 거부할 경우에만 수집을 중단하는 것이다. 즉 거부를 택하지 않을 경우는 개인정보 수집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의 개인정보 수집 동의 방식은 ‘옵트인(Opt-in)’이 대세가 되고 있다. 이는 옵트아웃과 반대로 사전에 개인정보 수집을 동의한 사용자 정보 만을 수집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것이 애플의 앱추적투명성(ATT, App Tracking Transparency)을 꼽을 수 있다. 애플은 지난해 iOS 14+ 업데이트 이후 앱에서 맞춤형 광고를 위한 개인정보 수집에 대해 사용자의 동의를 적극적으로 얻도록 하는 ATT를 도입했는데, 이는 앱 실행 시 팝업 등 적극적인 형태로 동의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사용자가 이를 거부한다고 해도 앱 사용에는 큰 문제가 없다.

맞춤형 광고를 위한 무리수, 배경은?

애플의 앱추적투명성 조치 이후 메타는 광고 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전체 매출의 95% 이상을 광고 매출로 벌어들이는 메타는 애플의 ATT 조치 이후 급격한 매출, 주가 하락 등의 손해에 직면했고, 이와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것이 메타가 굳이 무리수를 둬가며 개인정보 수집 관련 약관 변경을 추진한 이유다.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은 향후에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안드로이드 앱마켓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구글 역시 조만간 안드로이드 사용자 정보 추적을 제한하고, 오는 2023년까지 크롬 브라우저 내 서드 파티 쿠키 지원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과 구글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강화의 배경을 좀 더 살펴보면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애초 두 기업은 모바일 인터넷 확산 초기 각각의 서비스들이 익명화 된 개인정보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앱 생태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애플과 구글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강화 외에도 메타는 미국, 유럽 등에서 이어지는 반독점 규제, 소셜미디어 트렌드 변화 등 여러가지 난제에 직면해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전문가들은 최근 상황을 두고 애플과 구글이 자사 앱마캣을 중심으로 한 앱 생태계 구축 이후 절대적인 지위를 바탕으로 메타를 비롯, 이에 종속돼 있는 서비스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즉 구글, 애플 등이 메타와 같이 자사 마켓의 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들의 종속성을 강화하고 결국에는 각 서비스들이 향유하고 있던 광고 수익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미치려 한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이로 인해 메타와 같이 개인정보 활용 여부가 비즈니스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국·내외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도 이제까지 선택적으로 이뤄져온 개인정보 수집을 모두 필수 동의로 돌리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는 메타가 예고한 개인정보 수집 약관 변경과 서비스 제공 방식에 문제가 업는지를 검토하는 한편, 2017년 만들었던 온라인 맞춤형 광고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으로 법적 구속력이 없어 개정된다고 해도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개인정보위는 메타의 페이스북 서비스에 대해 2018년 4월부터 2019년 9월 기간 동안 사용자 동의 없이 ‘얼굴인식 서식(템플릿)’을 생성·수집한 행위를 위법으로 규정하고 지난해 64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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