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훙멍카'로 中 전기차 시장 진출···테슬라 대항마 노린다

통신장비와 스마트폰으로만 알려진 화웨이가 드디어 전기차 시장 공식 진출을 선언했다.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 사업그룹 최고경영자(CEO)가 23일 화웨이 신제품 발표 행사장에서 전기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발표했다.

화웨이 지능형 자동차 사업 솔루션 사업부 CEO이기도 한 그는 “새해 춘절(설) 이후인 2월 20일 쯤 이 신차 배송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처드 유 화웨이 소비자사업그룹 CEO가 23일 신제품 발표장에서 하모니OS를 사용한 자동차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자사 최초의 하이브리드전기차인 ‘아이토 M5’가 새해 2월 20일부터 배송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진=화웨이 모바일 유튜브)

화웨이 최초의 이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아이토 M5(Aito M5)’로 불리며 화웨이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독자 운영체제(OS)인 하모니OS(훙멍·鴻蒙)를 기반으로 운행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미국기업의 대중 기술 판매 제한 블랙 리스트를 발표했을 때 화웨이도 포함됐고 구글 안드로이드OS 제공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화웨이는 이에 앞서 지난 2016년부터 하모니OS개발 작업을 시작했고 이 OS가 지난 2019년에 출시됐다.

리처드 유는 이날 총 2시간 30분짜리 행사에서 폴더블폰, 새 노트북, 스마트 안경 소개에 이어 마지막 한시간 동안 자사의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발표했다.

이 발표는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의 테슬라 전기차 대항마 발표 일주일도 안돼 나왔다.

아이토 M5로 전기차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화웨이의 전기차 사업 방식과 제휴사, 가격, 출시 일정, 차량 성능 등에 대해 살펴봤다.

테슬라의 모델 Y보다 1000만원 가량 낮은 4636만원에 판매


중국의 거대 기술기업 화웨이는 통신 제품과 스마트폰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며, 자동차를 스스로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자율 주행과 같은 전기차의 핵심 기술들을 가지고 자동차 제조 회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화웨이가 23일 발표한 하이브리드 전기차 ‘아이토 M5’. (사진=화웨이)

리처드 유 CEO는 1시간 여에 걸친 프리젠테이션에서 “아이토 M5가 테슬라의 모델 Y보다 더 나은 최고 출력과 주행거리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총 주행거리는 1195km다.

아이토 M5의 보조금 지급 후 가격은 25만 위안(3만9063 달러·약 4636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는 보조금 지급 후 28만752위안(약 5525만 원)부터 시작하는 테슬라의 모델 Y보다 낮다.

다만 아이토 M5는 하이브리드 전기차다. 테슬라 자동차와 달리 배터리 전원이 부족할 때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화석연료 탱크를 갖추고 있어 순수하게 전기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다.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 오토도 최신 모델인 리원(Li One)에 화웨이 차와 유사하게 휘발유를 사용해 주행거리를 연장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보조금 이전 가격은 33만 8000위안(약 6291만 원)이다.

중국 소콘의 미국 자회사인 세레스가 제조···중국 시장이어 미국도 겨냥하나

아이토 M5는 ‘자동차에 지능을 더하기(Adding Intelligence To autO)’를 의미하는 ‘아이토’ 브랜드로 나온 첫 번째 모델이다.

▲인테리어는 모던한 디자인에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DR)를 지원하는 15.6인치 2K 스크린, 나파 가죽 시트, 헤드업 디스플레이 (HUD) 및 화웨이의 고품질 1000W 사운드 시스템을 갖췄다. (사진=화웨이)

유 사장은 이 차가 “(제조 협력사인) 자동차 제조업체 세레스의 일부”라며 “세레스는 이전에 화웨이 부품을 내장했지만 디자인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서 신형 세레스차와 화웨이의 하모니OS 간 통합은 큰 의미를 갖는다. 많은 전기차 스타트업이 그동안 소비자들에게 생활 속 자동차가 스마트폰의 역할을 닮게 될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판매하려 노력해 왔기 때문이다.

‘세레스’는 중국 충칭에 본사를 둔 자동차 제조업체인 ‘소콘’의 실리콘밸리 소재 자회사다. ‘SF모터스’로도 알려져 있다.

세레스는 자사 웹사이트에 “세계에서 가장 큰 두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아이토M5, 포르셰 마칸 닮았지만 항력계수는 더 낮아

▲아이토 M5는 시중에 나와 있는 전기차 가운데 가장 빠른 충전 속도를 자랑한다. 차량서 노트북을 30분간 유선으로 충전시 4시간을 사용할 수 있고,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 30분 만에 60%를 충전해 준다. (사진=화웨이)

아이토 M5는 4770⨯1930⨯1625mm, 휠베이스 2880mm인 완전 신차다. 이 차는 포르셰 마칸(0.36Cd)보다 낮은 항력계수(0.32Cd)를 보였다.

고객들은 파인 프로스트 그린, 아이스 크리스털 그레이, 세라믹 화이트, 길트 블랙, 블루 씨 블루 등 5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아이토 M5에는 접히는 손잡이가 들어간다.

아이토 M5는 세계 최초로 화웨이의 스마트 콕핏과 하모니 OS를 탑재했다.

인테리어는 모던한 디자인에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DR)를 지원하는 15.6인치 2K 스크린, 나파 가죽 시트, 헤드업 디스플레이 (HUD) 및 고품질 1000W 화웨이 사운드 시스템을 갖췄다.

이 전기차에는 자동차 기능을 조정하고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볼 수 있는 터치스크린을 갖추고 있다.

▲아이토 M5에 들어간 2K스크린. (사진=화웨이)

게다가 이 차에는 2층 방음 유리가 장착돼 외부 소음 수준을 낮추고 오디오 시스템의 음향 특성을 개선한다. 리처드 유 CEO는 다른 많은 특징들 가운데 특히 이 이중 방음 유리를 주목하면서 “음향을 보면 프리미엄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도서관 등급’의 질 높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화웨이 스마트워치 중 하나는 아이토 M5의 자동차 열쇠로도 사용할 수 있다.

전기차 중 가장 빠른 모바일 기기 충전

▲아이토 M5의 내부. (사진=화웨이)

아이토 M5는 전기차 가운데 가장 빠르게 모바일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최대 66와트(W)의 전력으로 휴대폰, 노트북, 기타 전자제품을 유선 충전할 수 있으며 44W 전력으로 무선충전을 할 수 있다.

화웨이 발표에 따르면 아이토 M5에서 노트북을 30분간 유선으로 충전할 경우 4시간을 사용할 수 있고, 스마트폰을 무선으로 충전 시 30분 만에 60%를 충전해 준다.

이 차는 지난해 공개된 화웨이 독자의 드라이브원 전기드라이브 시스템을 비롯해 멀티링크 리어 서스펜션과 알루미늄 합금 섀시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차량 중량을 30% 줄이고 핸들링을 개선할 수 있었다. 이 자동차는 포르쉐 마칸 (시속 76km)과 거의 비슷한 시속 75km로 ‘무스 테스트(moose test)’를 통과했다. (무스테스트란 갑자기 등장하는 물체를 급하게 피해서 핸들조작으로 회피하는 테스트다. 북유럽쪽의 도로에서 무스(말코손바닥사슴)나 엘크(큰 순록_가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면서 많은 사고를 발생시키자 이 테스트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이토M5가 포르셰 마칸과 비교되는 것은 괜한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도로에서 테스트카가 종종 유명한 포르셰의 이 차량과 혼동됐기 때문이다.

▲포르셰의 마칸. (사진=포르셰)

이 차량은 세레스 차량(Seres REEV DE-i)의 플랫폼에 구축된 하이브리드 전기차량이다.

아이토 M5는 125마력을 내는 1.5리터 터보차지 엔진과 2개의 차축에 위치한 전기모터 2개를 장착했으며 각각 224마력과 204마력의 출력을 자랑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의 속도로 가속하는 데엔 4.4초가 걸리며 시속 50km까지 속력을 내는데는 1.9초가 걸린다. 평균 연료 소비량은 시속 100km로 주행시 0.8리터다.

최고 버전은 200킬로와트시(kWh)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으며 10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총 주행거리는 1195km이다.

아래 동영상에서 이날 화웨이 신제품 발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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