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년생 젊은 리더, 최수연 체제 돌입한 네이버... 도전과 과제는?

[AI요약] 14일 네이버는 주주총회를 열고 최수연 최고경영자(CEO) 내정자를 차기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 20여년 간 가파른 성장을 이어온 네이버의 앞에는 다시금 글로벌 비즈니스 구축, 대내외 소통 강화, 플랫폼 상생 전략 수립 등의 과제가 놓여있다. 뉴 리더십 등장과 함께 각 사업 부문을 연계한 글로벌 비즈니스는 강화될 전망이다. 수년간 지적됐던 플랫폼 비즈니스의 상생 전략도 보강이 필요하다. 뉴 리더십 체제에 돌입하는 네이버 앞에 놓인 도전과 과제는 무엇일까?

14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는 최수연 네이버 CEO.

14일 네이버는 경기도 성단 분당 사옥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최수연 최고경영자(CEO) 내정자를 차기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 20여년 간 가파른 성장을 이어온 네이버의 앞에는 다시금 글로벌 비즈니스 구축, 대내외 소통 강화, 플랫폼 상생 전략 수립 등의 과제가 놓여있다.

최근 네이버의 사업 성과는 놀라운 수준이다. 2021년 매출은 사상 최대인 6조 8176억원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매출의 절반이 넘는 3조 5272억원, 약 51.7%가 네이버의 메인 비즈니스인 검색을 제외한 이른바 신사업 4종(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신사업 약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문화가 강화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신사업 매출이 검색 매출을 넘어선 것은 2021년이 처음이다.

향후의 상황도 그리 나쁘지 않다. 오는 5월 출범을 앞둔 차기 윤석열 정부는 플랫폼 규제에 유연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미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역시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이버는 전면적인 리더 교체를 단행했다. 뉴 리더십 등장과 함께 각 사업 부문을 연계한 글로벌 비즈니스는 강화될 전망이다. 수년간 지적됐던 플랫폼 비즈니스의 상생 전략도 보강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제까지 네이버의 성과는 지난 5년을 이끌어 왔던 ‘한성숙 체제’의 산물이다. 이제부터 쓰일 이야기는 최수연 CEO의 몫이다. 뉴 리더십 체제에 돌입하는 네이버 앞에 놓인 도전과 과제는 무엇일까?

내정 이후 대외 활동 자제, 내부 소통에 집중해

최 CEO는 지난해 11월 내정 이후 사내에서 불거진 갈등 해결을 위해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내부 소통에 주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총에서 최 CEO는 "지난 20년간 주주들의 아낌없는 지지로 네이버는 검색, 커머스, 콘텐츠, 핀테크, 클라우드, AI, 로봇 등 첨단기술 기더십과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터넷 역사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라고 강조한 최 CEO는 향후 계획에 대해 "다양한 사업 영역들의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장 속도를 높이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사업간 융합을 실험하며 지속적으로 신사업을 만들어 제대로 평가받는 시장가치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최 CEO는 서울대 토목공학 학사,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사 취득 후 미국 하버드 로스쿨에서법학석사 과정을 거쳐 M&A(인수합병), 자본시장, 기업 지배구조, 회사법 일반 분야에서 변호사로 근무한 경력자다.

네이버 재직 기간은 의외로 길지 않다. 첫 네이버 입사는 2005년이다. 이후 최 CEO는 미국 법무법인 코브레&김(Kobre & Kim) 국제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를 거쳤다. 다시 네이버에 합류한 것은 지난 2019년 무렵이다.

이후 최 CEO는 한성숙 전 대표 직속으로 글로벌 사업지원 책임리더를 맡았다. 알려진 바로는 사실상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의 직속이었다고 한다. 이 기간 최 CEO는 이 GIO의 두터운 심임을 얻게 됐고, 그 결과가 파격적인 CEO 발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만 40세 CEO의 파격 발탁 배경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그간 네이버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와 그로 인한 직원의 극단적인 선택, 노조의 반발 등 내부 문제로 갈등을 겪어왔다. 이후 전면적인 조직쇄신 계획을 밝힌 네이버는 최 CEO를 통해 갈등 해결을 모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 CEO는 내정 이후 대외적인 활동보다는 CFO로 내정된 김남선 책임리더와 함께 1000명에 가까운 임직원과 만나 활발한 내부 소통에 집중해 왔다.

이날 주총에서도 최 CEO는 "CEO로 선임된 것은 네이버의 사업과 구성원들에 대한 주주들의 엄청난 신뢰이자 훨씬 큰 도전을 해달라는 주문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도약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네이버만의 기업문화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 리더십 중심으로 한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은 ‘공격적인 투자’

최 CEO를 조력 할 인물로는 글로벌 금융 전문가인 김남선 CFO(좌)와 이번 주총에서 사내 이사로 선임된 채선주 부사장(우)가 꼽히고 있다. (사진=네이버)

본격적인 글로벌화를 앞둔 네이버를 이끌어야 하는 최 CEO를 지원하는 것은 14일 주주총회에서 최 CEO와 함께 사내 이사로 선임된 채선주 부사장이다. 채선주 부사장은 네이버 창업 초기 멤버로 최근까지 CCO(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로 재직하며 네이버의 홍보, 대외정책, 마케팅을 담당해 왔다.

지난해 인사사고 이후 네이버가 CXO(분야별 최고책임자) 중심의 경영체제 해체를 선언하며 CCO 직위를 내려 놓고 이번 주총에서 사내 이사로 선임된 것이다.

최 CEO는 과거 네이버 첫 입사 당시 홍보·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며 당시 해당 부문을 총괄했던 채 부사장 밑에서 일한 바 있다. 이번에는 역할이 바뀌어 최 CEO의 든든한 조력자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 부사장이 내부 리더십 조력자라면 차기 CFO(최고재무책임자)로 낙점된 김남선 책임리더는 모건스탠리, 맥쿼리 등을 거친 글로벌 금융 분야 전문가로서 최 CEO의 글로벌 비즈니스 조력자로 활약 전망이다.  2020년 네이버에 합류한 김 책임리더는 이후 왓패드 인수, 이마트·신세계와 네이버 간 지분 교환 등의 빅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최 CEO를 비롯한 새로운 리더십의 면면과 그간의 행보를 살펴봤을 때 네이버의 글로벌 시장 공략 전략은 ‘공격적인 투자’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직 아물지 않은 갈등, 산적한 과제는 우려

네이버는 메인 비즈니스인 검색 외에도 커머스, 콘텐츠, 핀테크, 클라우드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 CEO와 김 CFO 내정자가 공식 취임에 앞서 내부 소통에 집중하는 등 그간 네이버 내부에서 벌어진 상황 수습에 집중한 것은 그만큼 내부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해 5월 불거진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한 직원의 극단적 선택 이후 경영진의 사고 수습과 대책 마련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노조와의 갈등을 이어왔다.

그 결과 한성숙 대표를 비롯한 핵심 경영진이 물러나고 최 CEO를 비롯한 새로운 경영진 교체 카드를 통한 분위기 쇄신을 진행한 셈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 일부 임직원들과 노조의 입장은 여전히 비판적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번 주총에서 새로운 경영진 선임에 반대표까지 던지며 실력행사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최 CEO 내정자와 김 CFO 내정자 모두 네이버에 몸담은 기간이 길지 않다는 것도 우려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해진 GIO를 비롯 기존 경영진에게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지만, 전체 임직원들에게 신뢰를 얻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즉 향후 네이버의 새로운 리더로서 대내외적으로 자신들의 능력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는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최 CEO 역시 이점을 의식한 듯 "인터넷 창업세대인 선배 경영진들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파트너십, 기술 리더십 등 글로벌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을 마련해 준 것에 감사하다"며 "앞으로 네이버는 선배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만들어 낸 라인, 웹툰, 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올해 네이버는 일본 라인, 야후재팬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스마트스토어’ 모델을 일본에 적용한 ‘마이스마트스토어’를 본격적으로 키울 예정이다. 넷플릭스를 통해서는 자사 웹툰 IP 공급을 늘리고 웹소설 부문에서는 북미 왓패드, 일본 이북 재팬 인수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설 전망이다.

글로벌 이용자 3억명을 넘어선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도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바탕으로 일본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추진하는 도시 복제 프로젝트,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을 이어가는 초거대 AI ‘하이퍼 클로바’의 상용화도 예정돼 있다.

모두 최 CEO를 비롯한 새로운 리더십 체제가 이끌어야 할 사업들이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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