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 전문가 4명 중 3명 AI 쓴다…"속도는 빨라졌지만 판단은 여전히 사람 몫"

전 세계 PR 전문가 4명 중 3명이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으며, 이 중 93%는 속도 향상 효과를 체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PR 소프트웨어 기업 머크랙이 PR 전문가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State of AI in PR 2025' 조사 결과다. AI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전략적 판단은 여전히 인간 전문가의 몫이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인텔리전스 기업 멜트워터와 위커뮤니케이션즈가 발간한 '2026 PR 현황 보고서(State of PR Report 2026)'에 따르면, 전 세계 PR 실무자 1,100명 이상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 이상이 생성형 AI를 업무 프로세스에 도입했다. 완전 통합 응답이 13.3%인 반면, AI를 전혀 쓰지 않는다는 응답은 9.8%에 그쳤다. 두 조사는 질문 방식과 응답 범위가 달라 수치에 차이가 있으나, AI 활용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방향은 일치한다.

머크랙 조사에서는 AI 활용이 2023년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AI를 쓰는 전문가의 93%는 업무 속도가 개선됐다고 답했고, 78%는 결과물 품질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멜트워터 보고서에 따르면 AI 활용 분야는 외부 콘텐츠 제작(18%), 콘텐츠 검토·최적화(16.8%), 캠페인 아이디어 발굴(16.5%) 순이었다. 보도자료 작성(12.9%)과 미디어 피칭(8.3%)에서도 AI가 보조 역할을 맡고 있다. 머크랙 조사에서는 브레인스토밍(82%), 초안 작성(72%), 리서치·소셜미디어 카피 작성(59%) 순으로 활용이 많았다.

PR 전문가 1인당 AI를 활용하는 업무 수가 2024년 평균 3가지에서 2025년 5가지로 늘어났다. 단순 도입을 넘어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장되는 추세다.

국내 도입 압박은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PR 기업 함파트너스가 12개국 PR 전문가 3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시대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는 한국 응답자의 94%가 향후 2년간 AI 및 기술 도입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조사 대상국 전체 평균인 60%를 34%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AI 확산은 직업 불안감도 키웠다. 멜트워터 보고서 응답자의 28.6%가 AI로 인한 인력 감축을 가장 우려했다. 머크랙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5%가 신입 PR 담당자들이 AI 과의존으로 기본기를 제대로 익히지 못할 것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함샤우트 글로벌의 공인희 본부장은 소셜미디어에서 설문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AI로 인해 직업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의 자리를 대신한다"고 밝혔다. 또한 "반복 생산 업무는 AI에 맡기되, 전략적 판단과 최종 결정은 언제나 인간 전문가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PR 전문가들은 향후 5년간 필요한 핵심 역량 1순위로 AI 통합 능력(22%)을 꼽았다. 전략 기획(16.2%), 소셜미디어 전문성(16.4%), 데이터 분석(13%)이 뒤를 이었다.

기술 도입이 곧 성과로 이어지진 않는다. 멜트워터 조사에서 PR 성과 지표로 '미디어 노출 수와 도달 범위'를 선택한 응답자가 42%로 가장 많아, 업계 전반이 결과보다 활동량 측정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줬다. 응답자의 34.7%는 PR 지표를 비즈니스 KPI(핵심성과지표)와 연동하는 것을 최대 난제로 꼽았고, 27.8%는 경영진 설득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거버넌스 정비도 도입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멜트워터 조사에서 AI 공식 정책을 갖춘 조직은 36.2%에 불과했고, 머크랙 조사에서도 55%가 소속 조직에 AI 활용 가이드라인이 없다고 답했다. AI를 쓰는 속도와 이를 관리하는 체계 사이의 격차가 업계 공통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조상돈 기자

james@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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