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하늘에서 뭐가 떨어지는데?"… 이제 '에어택시' 사고를 걱정해야 한다?

  • 2026년 미국 26개주 시범 비행 앞두고 안전성 논란 가열
  • "10억분의 1 사고율" 선언했지만 추락시 지상 피해는 '맹점'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하늘을 나는 택시가 현실이 되고 있다. 하지만 막상 머리 위로 수백 대의 기체가 날아다닐 미래를 상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하나다. "떨어지면 어떡하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하늘을 나는 택시가 현실이 되고 있다. 하지만 막상 머리 위로 수백 대의 기체가 날아다닐 미래를 상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하나다. "떨어지면 어떡하지?"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이 뉴욕시에서 10일간의 전기 에어택시 실증 비행에 돌입했다. (사진=생성형 AI)

2026년, 미국 뉴욕·플로리다·텍사스를 비롯한 26개 주에서 에어택시 시범 운항이 본격화된다. 한국도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달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기체들이 도심 상공을 누비기 시작하면 지상에 사는 사람들은 무엇을 감수해야 할까. 업계는 "10억분의 1 사고 확률"을 자신 있게 내세우지만, 정작 그 1번이 발생했을 때 잔해가 떨어질 곳은 우리가 걷는 거리, 우리가 사는 아파트 베란다일 수 있다.

■ 하늘에 '도로'는 없다, 관제탑만 믿어야 하는 구조

에어택시의 핵심은 자율비행과 UTM(무인항공교통관리) 시스템이다. 지상의 도로처럼 명확한 경로가 없는 하늘에서, 수백 대의 기체가 각자의 배터리 상태와 목적지를 AI에 입력한 채 실시간으로 움직인다. 문제는 이 시스템이 '완벽하다'는 전제 아래 설계됐다는 점이다.

한 대의 기체라도 센서 오류나 통신 두절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업계는 "다중 모터 시스템과 비상 낙하산이 있다"고 답한다. 하지만 낙하산이 펼쳐진다 해도, 그 기체가 내려앉을 곳이 주택가 위일 가능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실제로 과거 헬리콥터 추락 사고에서도 잔해 수습과 주변 피해 범위는 항상 논란이 됐다. 에어택시는 더 작고 가볍지만, 숫자가 늘어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 '10억분의 1'이라지만, 배터리는 아직 불안하다

도심항공교통이 내세우는 안전 수치는 확실히 인상적이다. 10억분의 1 사고율은 현존하는 대부분의 교통수단보다 안전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 숫자는 '기체 한 대가 공중에 떠 있을 때'를 기준으로 한다. 도심 하늘에 동시에 수십, 수백 대가 뜨기 시작하면 이 확률은 급격히 변한다.

더 큰 문제는 배터리다. 현재 에어택시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약 160km를 비행한다. 그러나 수직 이착륙 시 순간적으로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실제 운항 거리는 더 짧다. 급속 충전기를 사용해도 30분 이상 걸리며, 장시간 운행 시 과열 위험도 존재한다.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상용화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배터리가 공중에서 소진되거나 화재가 발생한다면? 그 순간 기체는 통제 불능이 되고, 추락 지점은 예측 불가능해진다. 지상의 누군가는 그 '예측 불가능'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미국 26개 주에서 에어택시 시범 운항을 시작하는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의 전기 에어택시. (사진=조비 에비에이션 홈페이지 캡처)

■ "서울 상공은 이미 비행금지구역… 돈 안 된다"

2026년 3월, SK텔레콤은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 지분의 3분의 2를 매각했다. 2023년 1300억 원을 투자하며 야심 차게 뛰어들었던 사업을 사실상 접은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슈퍼널은 직원 78%를 해고했고, 한화시스템은 기체 개발을 무기한 중단했다. 제주항공도 컨소시엄에서 철수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기술도, 제도도, 수익성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서울 도심 대부분이 비행금지구역으로 묶여 있어 실질적인 운항이 불가능하다. "잠실에서 김포공항까지 20분"이라는 홍보는 결국 공허한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공항 인근에서는 2~3분 간격으로 착륙하는 민항기와 뒤섞여야 하므로 실제로는 훨씬 더 오래 걸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 소음, 프라이버시, 그리고 '하늘 아래 사는 사람들'

에어택시가 뜨면 소음 문제도 피할 수 없다. 업계는 "헬리콥터보다 조용하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다. 하루에 수십 대가 머리 위를 지나간다면, 그 소음은 일상을 침범하는 공해가 된다. 공항 인근 주민들이 수십 년간 호소해온 항공기 소음 피해가, 이제는 도심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

사생활 침해 우려도 크다. 에어택시에는 고해상도 카메라와 각종 센서가 장착된다. 이 기체들이 아파트 옥상 위를 날아다니며 실시간으로 영상을 수집한다면, 누가 그 데이터를 관리하고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현재로선 명확한 답이 없다.

■ 결국 남는 질문은 "떨어지면 누가 책임지나"

에어택시 시대가 열리면, 하늘은 더 이상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니다. 그곳은 새로운 교통망이자 동시에 새로운 위험 지대가 된다. 업계는 기술의 발전을 강조하지만, 정작 그 기술이 실패했을 때 지상에 사는 사람들이 감수해야 할 위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올해부터 시범 운항을 통해 '현실 세계 테스트'를 시작한다. 그 테스트의 결과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으로 증명될 것이다. 하늘 위의 편리함이 땅 위의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떨어졌을 때'를 전제로 한 논의가 필요하다. 안전은 확률이 아니라 준비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광우 기자

kimnob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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