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달라지고 있다. 지금까지 글로벌 AI 산업의 관심은 누가 더 강력한 프론티어 모델(Frontier Model·최첨단 범용 AI 모델)을 개발하느냐에 집중돼 있었다.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메타 등 거대 모델 개발사가 기술 경쟁의 중심에 섰고, 기업들은 어떤 모델을 선택할 것인지에 주목했다. 그러나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최근 X에 올린 ‘생태계 없는 프론티어는 안정적이지 않다(A frontier without an ecosystem is not stable)’는 글은 이 관점의 전환을 말했다.
나델라 회장의 메시지는 AI 경쟁의 초점을 개별 프론티어 모델에서 기업과 산업 전반의 생태계로 넓혀야 한다는 문제 제기다. 기업이 최신 AI 모델을 빌려 쓰는 것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자사의 업무 지식, 사람의 판단, 운영 데이터, 고객 맥락을 AI와 연결해 스스로 학습하는 구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업은 외부 모델을 활용하더라도 조직 안에 쌓인 제도적 지식과 암묵지를 AI 시스템 안으로 끌어들이고, 이를 반복적으로 개선하는 ‘학습 루프(Learning Loop·조직 지식이 AI 활용 과정에서 계속 축적·개선되는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한 문제의식은 지난 18일 넥스트라이즈 2026 서울(NextRise 2026, Seoul) 첫날 컨퍼런스에서 구체적인 실행론으로 이어졌다. 윤성의 마이크로소프트 시니어 스페셜리스트(Senior Specialist, 이하 윤 스페셜리스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청사진: 프론티어 혁신’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AI 경쟁의 초점이 모델 개발 기업에서 AI를 활용하는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의 핵심은 기업이 AI 도입 선언을 넘어, 조직의 업무 방식과 운영 체계, 지식 자산, 보안 거버넌스를 AI 에이전트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맞춰졌다.
AI 경쟁, 프론티어 모델에서 프론티어 기업으로 이동

윤 스페셜리스트는 발표 서두에서 AI 경쟁의 주어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까지는 프론티어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조명을 받았다. 더 큰 모델, 더 많은 파라미터, 더 높은 벤치마크 성능이 기술 경쟁의 언어였다. 그러나 기업 현장에서 중요한 질문은 조금 다르다. 어떤 모델이 가장 뛰어난가보다, 그 모델을 조직의 업무와 고객 접점, 운영 데이터에 어떻게 연결해 실질적 성과로 바꿀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이에 윤 스페셜리스트는 나델라 회장의 글을 언급하며 “AI 활용 기업이 앞으로 더 중요한 경쟁의 장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현재 AI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에 쏟아지고 있는 관심이 사실은 그들이 아니라 AI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로 옮겨가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하신 글이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요. 현재 여러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에 쏟아지는 관심이 아니라,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관건이라는 이야기인 거죠. 저는 이러한 현재의 흐름에 맞추어서 기업들이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의 전장으로 경쟁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맥락으로 꽂아두고 이야기를 들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이는 같은 AI 모델을 쓰더라도 기업별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모델 자체만이 아니라 조직이 보유한 업무 맥락, 데이터, 의사결정 체계다. 나델라 회장이 말한 학습 루프도 이 지점에 있다. 기업이 외부 모델을 활용하더라도 그 위에 자사 고유의 지식과 프로세스를 얹어 계속 개선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AI 전환은 단순한 도구 도입이 아니다. 사내 챗봇을 붙이거나 문서 요약 기능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 운영 모델을 다시 설계하는 문제다. AI가 업무 흐름 안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사람과 어떻게 협업할지, 어떤 데이터와 지식에 접근할 수 있을지, 그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통제할지가 모두 경쟁력의 일부가 된다.
‘전환의 역설’…개인은 AI를 쓰지만 조직은 따라가지 못한다

윤 스페셜리스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매년 발표하는 업무 동향 지표인 워크 트렌드 인덱스(Work Trend Index)를 통해 기업 AI 전환의 현주소를 설명했다. 2024년 보고서가 이미 많은 지식 노동자가 AI를 사용하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줬다면, 2025년 보고서는 ‘프론티어 기업(Frontier Firm·AI를 조직 운영 모델에 깊이 통합한 선도 기업)’의 등장을 주요 메시지로 삼았다. 프론티어 기업은 AI를 활용해 후발 기업보다 높은 투자수익률(ROI)을 만들고, 직원들이 높은 수준으로 AI와 협업하는 기업을 뜻한다.
올해 진단은 더 직접적이다. 직원은 준비됐지만 조직 시스템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스페셜리스트는 이를 ‘전환의 역설(Transformation Paradox)’로 설명했다. 직원 개인은 AI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고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조직의 문화와 관리 체계, 평가 방식, 업무 구조는 이를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윤 스페셜리스트는 개인 역량과 조직 준비도를 나눠 설명했다. 한 축은 직원 개인이 AI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 다른 축은 조직이 AI를 업무 방식과 운영 체계 안에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두 축이 모두 높은 기업이 프론티어 기업으로 분류된다. 문제는 아직 많은 기업이 중간 지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직원은 AI를 쓰지만 조직은 기존 업무 방식과 평가 체계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전까지는 직원이 AI를 잘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조직과 개인의 성장을 이루는 첫 단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스킬링 세션 같은 교육을 많이 진행하고, 다른 기업의 레퍼런스나 성공 사례를 전파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이 결과를 보면 개인을 둘러싼 조직 환경의 영향이 훨씬 더 크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 질문은 개인이 그런 역량을 갖췄는가보다, 조직이 새로운 업무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체계를 갖춰 나가고 있는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발언은 기업 AI 전환의 병목을 지목한 것이다. AI 활용이 개인의 자발적 실험에 머무르면 성과는 제한적이다. 특정 직원이 생산성을 높이더라도 조직의 프로세스와 권한 체계가 바뀌지 않으면 그 효과는 개인 단위에서 멈춘다. 반대로 조직이 AI 기반 업무 구조를 재설계하면 개인의 역량은 더 넓은 성과로 확장될 수 있다. 프론티어 기업은 결국 AI를 잘 쓰는 개인의 집합이 아니라, AI를 중심으로 업무 운영 모델을 다시 짠 조직이다.
AI 에이전트도 ‘일머리’가 필요하다…출발점은 컨텍스트

그렇다면 나델라 회장이 말한 학습 루프를 기업 내부에 구현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윤 스페셜리스트는 그 출발점을 컨텍스트(Context·업무 맥락)에서 찾았다.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범용 챗봇이 아니라 조직의 팀메이트로 일하려면, 사람 직원이 일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과 같은 맥락 정보를 가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 스페셜리스트는 ‘우수한 직원’이 무엇인지 묻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었다. 일을 잘하는 직원은 단순히 업무 매뉴얼을 외우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실제 업무 프로세스는 매뉴얼과 다를 때가 많고, 현장에서는 예외 상황과 관계적 판단이 계속 발생한다. 신입직원이 입사 후 교육을 받더라도 실제 업무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서로 전달하기 어려운 경험치, 노하우, 조직의 암묵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업무에 대한 매뉴얼을 달달 외우고 있다고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고, 우수한 직원도 아닐 겁니다. 실제 업무 프로세스는 매뉴얼과는 굉장히 상이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또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죠. 실제 수행하는 와중에 겪게 되는 여러 경험치가 있을 겁니다.”
윤 스페셜리스트는 이러한 요소를 ‘일머리’, ‘암묵지’, ‘컨텍스트’로 설명했다. 컨텍스트는 시스템, 고객, 내부 조직, 동료, 과거 사례, 업무 방식에 대한 이해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AI 에이전트도 마찬가지다. 범용 모델이 아무리 뛰어나도 조직의 고유한 맥락을 모르면 실제 업무에서는 제한적으로만 작동한다. 반대로 조직의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는 에이전트는 단순 답변 도구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에 가까워질 수 있다.
이 설명은 나델라 회장의 문제 제기와 직접 맞닿아 있다. 최신 모델을 가져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업 내부의 업무 방식과 지식, 운영 상황을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구조화해야 한다. 그때 AI는 조직 밖에서 빌려온 도구가 아니라 조직 안에서 계속 학습하는 지능 자산이 된다.
업무·운영·지식 인텔리전스…조직을 이해하는 세 갈래

윤 스페셜리스트는 AI 에이전트가 알아야 할 컨텍스트를 세 가지 인텔리전스(Intelligence·지능 또는 맥락화된 정보 체계)로 나눴다. 업무 인텔리전스(Work Intelligence), 운영 인텔리전스(Operational Intelligence), 지식 인텔리전스(Knowledge Intelligence)다. 이 세 가지는 나델라가 말한 학습 루프를 기업 내부에서 구현하기 위한 핵심 구성 요소로 볼 수 있다.
업무 인텔리전스는 조직의 역할과 업무 방식에 대한 이해다. 직원이 어느 조직에 속해 있는지, 관리자는 누구인지, 팀원은 누구인지, 내부 고객과 외부 고객은 누구인지,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고 일하는지를 포괄한다. 이는 단순한 조직도 정보가 아니라 실제 업무가 어떤 관계와 흐름 속에서 진행되는지를 이해하는 기반이다.
운영 인텔리전스는 비즈니스 현황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사업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새로 추진되는 아이템은 무엇인지, 매출과 서비스 지표, 제품 지표, 운영 지표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파악하는 체계다. AI 에이전트가 단순 문서 요약을 넘어 실제 의사결정을 지원하려면, 기업의 현재 상태를 이해해야 한다.
지식 인텔리전스는 조직이 보유한 고유 지식 자산이다. 과거 선례, 고객 대응 사례, 매뉴얼, 가이드라인, 사업 계획, 공급 계획, 내부 문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일반적인 AI 모델은 공개 데이터와 범용 지식에는 강할 수 있지만 특정 기업의 과거 판단과 내부 기준, 실제 운영 노하우는 알 수 없다.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이 지식 인텔리전스다.
윤 스페셜리스트는 직원과 에이전트가 같은 지식과 맥락 위에서 협업해야 신뢰가 형성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파트너십이 구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AI 에이전트를 단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조직 구성원과 협업하는 디지털 동료로 보는 관점이다.
결국 프론티어 기업의 AI는 범용 지능이 아니라 조직화된 지능에 가깝다. 어느 기업이나 접근할 수 있는 모델 위에, 해당 기업만의 업무 방식과 운영 데이터, 지식 자산을 결합해야 한다. 이 구조가 만들어질 때 기업은 AI 모델을 교체하더라도 경쟁력의 핵심을 잃지 않는다. 모델은 바뀔 수 있지만, 조직이 축적한 컨텍스트와 학습 루프는 기업 내부에 남기 때문이다.
데이터에서 온톨로지까지…조직 맥락을 AI에 입히는 방법
윤 스페셜리스트는 세 가지 인텔리전스를 구현하기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접근법으로 워크 IQ(Work IQ), 패브릭 IQ(Fabric IQ), 파운드리 IQ(Foundry IQ)를 소개했다. 이 부분은 단순한 제품 소개라기보다 에이전트에 조직의 맥락을 입히는 방법론으로 제시됐다.
워크 IQ는 조직 내에서 업무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이해하도록 돕는 개념이다. 기존 생산성 도구는 이메일, 파일, 회의 내용, 채팅, 조직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정보가 많다고 곧바로 업무 맥락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특정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문서는 무엇인지, 누구와 협업해야 하는지, 어떤 흐름으로 일이 진행되는지까지 이해해야 한다. 윤 스페셜리스트는 워크 IQ가 Microsoft 365 데이터를 단순 정보의 집합이 아니라 조직 이해를 돕는 기반으로 전환한다고 설명했다.

패브릭 IQ는 로우 데이터(Raw Data·가공 전 원천 데이터)와 실제 비즈니스에 배포된 AI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접근이다. 기존 데이터 활용이 정적인 테이블이나 스키마(Schema·데이터 구조 정의) 중심이었다면, 패브릭 IQ는 고객, 조직, 자산, 제품, 배송 상태 같은 실제 비즈니스 개념을 기반으로 모델을 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개념이 온톨로지(Ontology)다. 윤 스페셜리스트는 온톨로지를 철학에서 출발한 개념으로 설명했다. AI 맥락에서 온톨로지는 기업 안에 어떤 개념들이 존재하고, 이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작동하는지를 구조화한 지식 체계다. 예를 들어 고객, 제품, 주문, 배송, 재고, 매출, 담당 조직이 서로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파운드리 IQ는 에이전트가 기업 내부 지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형·비정형 데이터 소스를 연결하는 관리형 지식 레이어다. Azure, SharePoint, OneLake, 웹 등 여러 지식 소스를 연결하되, 권한과 보안을 반영해 에이전트가 필요한 정보를 검색·활용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이 접근은 AI 에이전트에 더 많은 기능을 붙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업 내부 데이터, 업무 관계, 운영 지표, 지식 자산을 연결해 ‘조직을 아는 AI’를 만드는 데 초점이 있다. 나델라 회장이 말한 학습 루프를 실제 제품과 플랫폼 수준에서 구현하려는 시도로 읽히는 대목이다.
에이전트가 늘수록 커지는 신뢰의 비용…거버넌스가 안전장치
AI 에이전트가 조직 안에서 더 많은 역할을 맡게 될수록 또 하나의 문제가 커진다. 바로 신뢰와 통제다. 윤 스페셜리스트는 프론티어 기업이 되기 위한 두 번째 핵심 축으로 트러스트(Trust·신뢰)를 제시했다. 이는 기업의 가드레일(Guardrail·안전장치) 안에서 에이전트를 개발, 배포, 운영하는 전 과정에 안전한 거버넌스(Governance·관리·통제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AI 에이전트는 기존 소프트웨어보다 더 넓은 실행 권한을 가질 수 있다. 문서를 읽고, 데이터를 조회하고, 업무를 제안하고, 때로는 시스템 간 작업을 실행할 수도 있다. 따라서 어떤 에이전트가 어떤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 어디까지 실행할 수 있는지, 어떤 기준으로 모니터링할지 정해야 한다. 권한 관리, 데이터 보호, 컴플라이언스(Compliance·규제 및 내부 정책 준수), 보안 모니터링은 에이전트 확산의 전제 조건이 된다.

윤 스페셜리스트는 사이버 공격 환경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고 짚었다. AI 활용도가 높아지는 만큼 공격 역시 자동화되고 있으며, 공격 규모와 속도도 이전과 다른 수준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활용도가 굉장히 빠르게 확산하고 있고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이버 공격 역시 굉장히 빠르게 자동화되고 있고, 공격 규모 또한 양과 질 측면에서 이전과는 다른 차원으로 진입한 것 같습니다. 공격은 점점 더 빠르고 정교해지고 있는데, 이를 방어하기 위한 전문 인력과 리소스는 크게 부족해지고 있다는 게 현재의 상황입니다.”
신뢰 없는 에이전트는 조직의 동료가 될 수 없다. 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갖췄더라도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했는지 알 수 없고, 권한 통제가 불명확하며, 보안 위험을 키운다면 기업은 이를 핵심 업무에 배치하기 어렵다. 따라서 프론티어 기업 전환의 핵심은 더 많은 에이전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신뢰 가능한 방식으로 에이전트를 운영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나델라의 학습 루프와 윤 스페셜리스트의 트러스트 설명은 다시 한 번 연결된다. 기업은 자사의 지식과 데이터를 AI에 연결해야 하지만, 그 과정은 통제 가능한 구조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학습 루프는 무분별한 데이터 흡수가 아니라 권한, 보안, 감사, 모니터링이 적용된 조직적 시스템이어야 한다. 그래야 AI 에이전트가 기업의 지식 자산을 강화하는 도구가 되지, 새로운 리스크의 통로가 되지 않는다.
윤 스페셜리스트의 발표는 나델라 회장의 X 글이 던진 문제 제기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식 실행론으로 읽힌다. 나델라 회장이 프론티어 모델을 넘어 프론티어 생태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면, 윤 스페셜리스트는 기업이 그 대안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시했다. 답은 명확하다. 기업은 업무·운영·지식 인텔리전스를 구축하고, AI 에이전트를 조직의 맥락과 연결하며, 보안과 거버넌스를 통해 신뢰 가능한 학습 루프를 만들어야 한다.
이 관점에서 AI 경쟁력은 더 이상 특정 모델을 얼마나 빨리 도입했는가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조직이 무엇을 알고 있고, 그 지식을 어떻게 구조화하며, AI가 이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게 만들 것인가다. 같은 모델을 쓰더라도 조직의 업무 맥락과 운영 데이터, 지식 자산을 연결한 기업은 더 높은 생산성과 의사결정 품질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조직 체계가 바뀌지 않은 기업은 최신 AI 도구를 도입해도 개인 생산성 향상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결국 프론티어 기업의 조건은 모델을 소유하는 데 있지 않다. 조직이 자신의 업무 방식과 운영 데이터, 지식 자산을 AI와 연결하고, 이를 보안과 거버넌스 안에서 반복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외부에서 빌려온 지능이 아니라, 조직 안에서 축적되고 통제되며 계속 학습하는 지능에서 나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