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까지 뛰어든 폴더블폰 전쟁…"대화면은 좋지만 가격·내구성은 여전한 숙제"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누적 출하량이 올해 말까지 1억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2019년 첫 폴더블폰이 상용화된 지 8년 만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전망' 리포트에서 나온 수치다.

시장 성장의 최대 변수는 애플의 진입이다. 애플은 9일(현지시간)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고 첫 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 울트라'로 불리는 이 제품은 갤럭시 Z 폴드8과 같은 북타입 구조가 유력하다. 가격은 시작가 1999달러, 512GB 모델 2199달러, 1TB 모델 2399달러 수준으로 거론된다. 원화로는 약 268만~322만원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시장 진입과 동시에 점유율 25%를 확보해 곧바로 2위에 오를 전망이다. 1위는 점유율 38%의 삼성전자다. 그동안 2위 자리를 지켜온 화웨이는 22%로 3위로 밀려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8월 전망 갱신치를 기준으로 애플의 올해 폴더블 아이폰 출하량을 최대 600만 대로 추산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2026년 전망

다만 애플의 초기 출하는 수요보다 공급이 더 큰 제약 요인이 될 전망이다. 초기 생산 물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공개 행사 직후 곧바로 완전한 판매 규모에 이르기는 어려우며, 생산이 늘어나는 데 맞춰 지역별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즈 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어소시에이트 디렉터는 초기 생산 단계에서 공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짧은 판매 기간 안에 글로벌 폴더블 시장의 25%를 차지하며 곧바로 2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의 진입을 앞두고 중국 업체들도 먼저 움직였다. 화웨이는 2세대 트라이폴드 스마트폰 '메이트 XT2'를 공개했고, 예약 물량은 조기 소진됐다. 샤오미도 새 폴더블 모델을 12GB·256GB 기준 1만999위안(약 221만원)에 내놨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7월 와이드 폼팩터로 바뀐 '갤럭시 Z 폴드8'을 출시했다. 국내 사전 판매량은 144만 대로,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기록을 새로 썼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8월 7일 정식 출시된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256GB 모델 가격은 257만7300원이다. 전작 '갤럭시 Z 폴드7'(253만7700원)보다 약 4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새 라인업인 '갤럭시 Z 폴드8'은 227만8100원, '갤럭시 Z 플립8'은 168만3000원으로 책정됐다.

성장세는 내년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2027년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3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갤럭시 Z 폴드8과 화웨이 푸라X 맥스에 대한 초기 반응에 힘입어 북타입 폴더블 선호가 이어지는 가운데, 애플이 연간 온전한 판매 실적을 내면서 점유율 4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샤오미18 폴드 출시도 예고돼 있다. 모토로라·아너·구글·비보·오포도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

타룬 파닥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리서치 디렉터는 애플의 진출로 프리미엄 시장 경쟁이 확실히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폴더블은 여전히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성장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폴더블폰의 강점은 일반 스마트폰에는 없는 사용성에 있다. 접었을 때는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한 크기로 휴대할 수 있다. 펼치면 최대 7~8인치대 대화면으로 전환돼 문서 작업이나 멀티태스킹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태블릿을 따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클램셸(조개껍데기형) 폴더블은 상대적으로 그립감이 좋고 감성적인 디자인을 구현하기 쉬워, 컴팩트한 휴대성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사용자에게 적합하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넘어야 할 과제도 뚜렷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최고급 폴더블폰 가격은 일반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3배 수준에 이른다. 화면을 접었다 펴는 구조상 힌지(경첩)와 디스플레이 내구성 확보가 기술적으로 까다롭다. 이 때문에 고가 부품 사용이 늘고, 이것이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접히는 구조 특성상 화면 주름이나 내구성 저하 우려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부 앱이 폴더블 화면 비율에 최적화되지 않아 앱 호환성이나 UI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최근 제품일수록 힌지 내구성과 방수 설계, 화면 주름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폴더블 시장의 진짜 차별화 요소는 결국 사용자 경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성과 콘텐츠 소비로 나뉘는 소비자층을 겨냥한 새로운 사용 사례가 카테고리 확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가격이 일반 스마트폰보다 여전히 높아, 대중화까지는 아직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재엽 기자

anihil@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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