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자 전문대생은 창업이 어렵다?' 한양여대 창업지원 스토리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 규모는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지난 20여년간 2배 이상 성장했다. 신설법인 수만해도 2000년 6만1000개에서 2020년 12만3000개로 늘었다. 그리고 최근 4년간 2만 개 이상의 창업이 이뤄졌다. 창업 지원 예산 역시 2021년 1조 5179억원에 달한다. 이를 근거로 정부는 머지않아 '제2 벤처붐'이 도래할 것이라 내다봤다.

하지만 20대에게 창업은 쉽지 않다. 본투글로벌센터이 발간한 ‘2020대한민국 글로벌 창업백서’에 따르면, 20대 창업자 비율은 전체의 9.5%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2019년의 3.9%에서 대폭 늘어난 수치다. 30대가 44%, 40대가 38.0%를 차지하는 창업 시장에서 대학생 등으로 대표성을 가지는 20대에게 창업은 여전히 길이 아니다.

여기에 '여성'이라는 조건을 적용하면, 창업의 길은 더욱 좁게 다가온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 창업자가 여성인 경우는 전체의 6%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자 전문대학교의 창업센터는 어떻게 학생들을 이끌고 있을까? 한양여대 산학창업교육팀을 이끌고 있는 이문형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Q. 우선 학생들의 창업 의지가 궁금하다. 많이 시도하는가?

한양여대는 모든 학과에 창업을 위한 학과목이 1-2개씩 포함되어 있다. 또 학교 자체에서 운영하는 창업 강의를 통해 찾아오는 학생들도 많다. 또한 창업 매니저가 있어서 학생들이 창업하려고 할 때, 학교의 지원 사항과 어떻게 하면 창업할 수 있는지 등의 정보를 알려준다.

Q. 학교에서는 창업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어떤 지원을 해주는지 궁금하다

만약 학생이 개인이나 팀을 구성해서 창업 지원 심사에 통과하면 팀 당 300만원의 창업 지원금이 나온다. 매년 10팀 이상 선발해서 지원해주고 있다. 그리고 창업 멘토링 제도 또한 운영해 지원해 주고 있다.

사실 대학의 창업 멘토링이라고 하면 대개 교수가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양여대는 차별성을 두고 실제로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인이나 변리사, 회계사 등 창업에 있어 실질적인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로 자문단을 꾸려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창업 지원을 해온 3년이 넘었다.

창업은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많이 시도하는데, 이들을 위해 입주 공간도 제공하고 있다. 총 10개 사무실이 있다. 임대료는 1년에 20만원 수준이다.

이문형 한양여대 교수

Q. 학교의 지원을 받기 위한 조건은 없나?

창업을 시도하고 노력하는 도전 정신만으로 칭찬해야 하는 부분이다. 물론 첫 해부터 매출 성과가 나오면 좋겠지만, 그런 조건을 달아버리면 학생들이 부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20대 여학생에다가 전문대라는 굉장히 불리한 조건인데도 이를 극복하고 창업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Q. 창업 지원을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한양여대는 디자인 관련 학과가 많아 개인적인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많다. 특히 산업디자인과 같은 경우 공모전 등에서 상도 많이 받는다. 그런데 이 학생들이 회사로 가게 되면 좋은 능력들이 사라져 버린다. 그래서 더욱 적극적으로 창업을 하라고 지원하는 부분이 있다.

Q. 학생들의 창업 성과는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다.

최근에 학교 입주 공간에서 독립해 나간 졸업생 중에 연매출 10억원을 달성하고 나간 창업팀이 있다. 매년 20명 전후로 창업자를 배출하고 있다. 주로 디자인 창업 기업이 많다.

창업하는 학생들이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창업 경진대회를 매년 3번 진행한다. 대회를 통해 학생들로 하여금 창업 교육을 하고 또 자연스럽게 팀빌딩으로 이어지게 해서 아이디어를 실제 창업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들은 전국대회로 출전시키고 있다.

Q. 창업 지원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다.

창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돈과 공간이다. 물론 학생들 입장에서 봤을 때도 창업 아이디어가 좋긴 하지만 이걸 실현하려면 우선 지원금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서 학교 입장에서 이런 부분을 지원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도 창업을 위한 별도 예산을 책정해뒀다.

학교에 입주 공간이 10개 밖에 없어서 이를 확대하려고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에게는 창업을 시도하고 고민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최근에도 아쉽게 캠퍼스타운 지원 사업 심사에서 떨어졌는데 계속 시도할 예정이다. 향후에 학교 내 창업을 위한 건물을 지어서 전용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Q. 한양여대 산학창업교육팀의 목표를 알려달라.

솔직히 학교 입장에서 보면 취업률 향상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은 학생들에게 성공을 위한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졸업을 앞둔 21살, 22살의 어린 학생들에게는 창업이 겁나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성취욕을 느껴보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학생들에게 학교가 '실패하더라도 괜찮은 곳'으로 만들고자 한다.

석대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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