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리뷰 노이로제 겪는 사장님들 도울 기술들

[AI 요약] 초기에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이 제1의 과제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데이터의 질이다.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악성 리뷰로부터 보호하고자 악의적인 리뷰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고객이 최초 리뷰를 작성했다가 삭제하면 재작성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리뷰 재작성을 금지하고 수준도 단축하며 좋은 예를 찾을 수 있게 한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 초기에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이 제1의 과제지만, 더 중요한 것은 쌓이는 데이터의 질(quality)이다.

"영업을 끝내고 리뷰를 확인할 때, 이젠 두려움이 앞서요" 코로나19사태의 여파로 배달을 시작한 지 3달여 된 한 카페 사장의 전언이다. 초창기 고객이 남긴 메모를 제대로 체크하지 못한 실수는 인정하더라도, 과도한 서비스 요구를 최대한 맞췄는데도 별 5개를 다 채우지 못할 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는 것. 음식점의 경우 사람마다 다른 취향을 모두 맞출 수는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화풀이식의 악성 리뷰/별점 테러, 경쟁자들의 조작은 사장님들의 공포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업주를 악성 리뷰로부터 보호하고자 악의적인 리뷰(평점/글)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업주가 리뷰 게시 중단을 요청하면 30일 간의 임시 조치를 진행하여 해당 리뷰를 노출하지 않고, 이 기간 동안 업주와 고객이 의견을 조율할 수 있도록 한다.

리뷰 재작성도 금지했다. 고객이 최초 리뷰를 작성했다가 삭제하면, 해당 주문에 대해서는 재작성이 불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한 건의 주문을 놓고 수시로 리뷰를 재작성해 특정 리뷰를 상단에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사례를 막기위한 조치다. 더불어 리뷰 작성 기간도 7일에서 3일로 단축했다. 7일간 여러 건을 주문한 뒤 한꺼번에 낮은 별점 평가를 매겨 전체 평점을 낮추는 악용 사례도 방지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1월엔 허위 리뷰 사전 차단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존에는 거짓 주문을 발생시켜 지어낸 후기나 대행 업체가 쓴 리뷰 등을 해당 리뷰가 등록된 이후 탐지해 차단했다. 이제는 사용자가 리뷰 작성 완료 버튼을 누르는 순간, 시스템이 주문 기록, 이용 현황 등을 분석해 허위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별하는 식이다. 허위가 의심되면 리뷰는 아예 등록되지 않고, 전담 인력이 추가 검수해 24시간 이내에 최종 공개 또는 차단을 결정하게 된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일부 역기능 때문에 순기능까지 없앨 순 없다"며 "별점과 리뷰는 이용자들이 주문을 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로, 그 목적을 생각했을 때 유의미한 가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새로 도입될 AI기반의 '태그 구름'의 모습(가안)[이미지=네이버]
새로 도입될 AI기반의 '태그 구름'의 모습(가안)[이미지=네이버]

네이버도 소상공인들의 가게를 연결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영수증 리뷰는 OCR(광학문자인식) 기술을 활용, 영수증을 스마트폰으로 스캔해 방문 인증을 하고, 후기를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이다. 작성한 리뷰는 네이버 통합검색, 업체 상세페이지, 네이버메인의 뭐하지 판, 스마트어라운드 등에 노출된다. 네이버는 이 서비스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네이버페이포인트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덕분에 많은 데이터가 쌓이긴 했으나, 성의 없는 리뷰는 물론 허위 리뷰도 발생하는 폐해를 낳았다.

최근 도입한 것은 '태그 구름'이다. 평점 기반의 별점 시스템을 없애고, 해시태그 형식의 통계 정보를 보여주는 식이다. 네이버의 AI 기술이 방문객들의 리뷰를 바탕으로 업체의 개성을 소개하는 키워드를 추출하는 것이다. 별점이라는 일률적인 척도로는 담기 힘들었던 업체의 다양한 장점과 개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네이버의 설명이다.

특히 사용자는 나와 맛집 취향이 비슷한 리뷰어의 리뷰를 우선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고, 리뷰어를 구독해 이들의 리뷰만 모아볼 수도 있게 된다. 또, 리뷰어 프로필을 통해서는 리뷰어가 공개한 ‘맛집 리스트’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마치 SNS에서 인플루언서를 구독하고 좋아요를 누르듯, 취향이 비슷한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유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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