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폰 사업철수로 벌어질 악몽?...매각된 LG폰 특허, 삼성전자 노린다

휴대폰 시장 점유율 세계 1위 삼성전자는 2위 애플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3위부터는 비보,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왕좌를 노리는 경쟁사의 공격에 늘 노출돼 있다. 제품 경쟁 외에도 특허 소송으로 인한 공격 또한 비일비재하다. 

과거 미국의 제재를 받기 전 화웨이는 글로벌 휴대폰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각하고 있었다. 2016년 화웨이는 미국과 중국의 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스마트폰 관련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자사가 1위 기업과 경쟁사라는 인식을 심어 중국산 스마트폰의 '짝퉁'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또한 각 회사별로 분산돼 있는 무수한 스마트폰 관련 특허에 대해 '크로스 라이선스(특허공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휴대폰 사업에 있어 각 제조사별 크로스 라이선스 협상은 피해갈 수 없다. 과거 삼성전자가 애플과 치열한 1위 경쟁을 하고 있을 때, 통화 수신 시 '밀어서 전화받기' 잠금해제 방식에 대한 애플의 특허 침해 소송으로 고생을 한 바 있다. 사실 소비자들이 일반적으로 쓸 수 밖에 없는 이러한 특허들은 크로스 라이선스를 통해 협상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아이폰의 밀어서 통화하기 기능
아이폰의 밀어서 통화하기 기능

매각된 LG이노텍의 무선 충전 특허, 삼성전자 美서 특허 침해 소송

그런데 큰 변수가 생겼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에 따른 특허 매각·유출로 인한 특허 소송 불똥 우려다. 실제 삼성전자는 LG전자가 갖고 있던 스마트폰 무선 충전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당했다. 

유럽의 한 특허 소송 전문 업체(?)인 '아틀란틱 IP' 소속의 스크래모지라는 업체에 미국에서 소송을 당한 것이다. 아틀란틱 IP는 아일랜드 특허전문 관리기업으로, 특허를 사들여 이와 연관된 기업들에게 마구잡이식 소소을 제기해 로열티를 얻는 하이에나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주력으로 한다. 이미 삼성전자와는 수차례 특허 소송전을 벌인 바 있다.

문제는 스크래모지가 이번에 삼성을 공격한 특허 3건을 LG이노텍으로부터 올해 초 사들였다는 것이다. LG이노텍은 LG전자가 최대주주로, LG전자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 등을 포함한 각종 부품 및 솔루션을 납품해 왔다. 결국 LG이노텍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중단에 따른 영향으로 특허를 매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러한 특허괴물이 LG폰 특허를 통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다른 제조사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LG전자, 5G 특허만 3700여개...삼성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에 불똥튈까?

LG전자는 시장 점유율 1%대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물러나지만, '피처폰의 강자'로 휴대폰 사업에서 26년간 쌓아온 특허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LG전자는 수천개의 모바일 이동통신 분야 표준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특허 부자다. 미국 특허분석기관 등의 기록을 보면 LG전자는 4G 표준특허 부문에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연속 세계 1위를, 특히 독일 특허조사기관인 아이피리틱스에 따르면 5G 표준특허 3700여건을 보유해 이 부분 글로벌 3위를 기록했다. 최근의 사례만 봐도 롤러블폰의 돌돌 마는 디스플레이 특허인 '롤 모바일 단말기' 특허를 취득 한 바 있다. 

물론 LG전자가 스마트폰 관련 특허를 무작위로 매각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LG전자는 자사의 스마트폰 사업철수 이후 "MC사업본부의 특허와 지식재산권(IP)를 스마트 가전과 사물인터넷 기반 신제품 개발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 휴대폰의 핵심 IP 자산은 차량용 커넥티비티의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하면서 차량용 텔레매틱스와 디스플레이 등에 활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종료 후에도 6G 이동통신 등 모바일 기술 연구개발을 지속할 것이며, 이를 TV와 가전, 전장부품(차량), 로봇 등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이번에 삼성전자 특허 침해 소송에 활용된 오래된 특허, 4G 및 5G 관련 특허 중 미래 활용 가능성이 떨어지는 LG 계열사의 특허 등은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LG이노텍의 경우,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120건 이상의 스마트폰 관련 특허를 스크래모지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을 공격한 특허는 LG이노텍이 지난 2017년 1월에 미국 특허청에 등록한 것이다. 

LG전자가 수천건의 특허에 대해 모두 직접적인 IP/로열티 사업을 할 수는 없다. LG이노텍 처럼 수익성이 떨어져 사업을 접거나 오래된 특허에 대한 매각도 진행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에 납품을 하던 부품업체인 LG이노텍 사례 외에도 LG전자의 휴대폰 관련 특허 유출에 따른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 소송이 더 일어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인터뷰] 최원상 에어벌룬 대표 “개인 온라인 비즈니스를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개인 간의 온라인 비즈니스 매매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가 있다면 어떨까?’ 최원상 에어벌룬 대표의 이러한 아이디어는 앤틀러 코리아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현실화됐고, 단기간에 적잖은 거래량을 발생시키며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달 초 6개월 간의 프로그램 과정을 마치고 ‘3기 INVESTOR DAY: Zero to One’을 통해 IR 발표를 한지 한 달여, 최 대표를 만나 그의 지난 이야기와 에어벌룬 팀이 만들어 내고 있는 성과, 향후 로드맵에 대해 물어봤다.

해저드론 ‘유령상어·쥐가오리’가 보여주는 마블영화 실사판

드론의 활약이 지상과 해상을 넘어 해저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현재 공중전에서 드론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일반화됐으며, 이제 많은 국가는 은밀하게 움직일수 있는 해저드론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해저 드론의 자세한 기술은 대부분 기밀에 붙여서 공개되지는 않고 있다.

마로솔, 산업용 로봇 단품 구매도 전문가 1대1 밀착케어

토탈 로봇 솔루션 기업 마로솔은 산업용 로봇을 단품으로 구매한 고객 대상 1:1 밀착케어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전문 전담팀을 배치해...

소풍벤처스 타이푼 프로그램 1기 데모데이 현장…’떡잎’부터 남다른 스타트업 ‘주목’

지난해 8월 모집 당시 지원 팀만 440개가 넘은 것으로 알려진 타이푼 프로그램은 이후 서류 평가와 한 달 가량의 사전 액셀러레이팅을 거쳐 최종 참가팀을 선발했다. 지난 10월부터 약 6개월 간 진행된 소풍벤처스의 밀착 액셀러레이팅 끝에 남은 7개 팀은 토프모빌리티(전기비행기 전문 항공사), 아트라식스(미술작품관리 플랫폼), 인비고웍스(AI 기반 원가관리 솔루션), A76(레퍼런스 체크 솔루션), Maetel(AI 기반 소셜 콘텐츠 개발 솔루션), 비욘드캡처(전기화학 탄소 포집), 에이랩스(모듈형 이산화탄소 자원화 시스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