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 머스크···테슬라, 결국 LiDAR 사용하게 될까?

그동안 자율주행차 주변 사물 인식에 있어 카메라 방식만을 고집했던 테슬라가 라이다(LiDAR)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을까? 그렇다. 두 방식의 결합까지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테슬라 모델Y가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루미나(Luminar)의 라이다 센서를 지붕에 설치해 주행하는 모습이 찍힌 것이다. 그레이슨 브룰티 브룰티앤컴퍼니 공동창업자이자 혁신전략가가 지난 20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증거 사진을 올리면서 드러난 사실이다.

▲차량 주변 감지를 위해 카메라만 고집하던 테슬라가 마침내 라이다(루미나 제품)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사진=그레이슨 브룰티 트위터 @gbrulte)
▲차량 주변 감지를 위해 카메라만 고집하던 테슬라가 마침내 라이다(루미나 제품)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사진=그레이슨 브룰티 트위터 @gbrulte)

 

이 주행 테스트가 논란이 된 것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차량은 물론 일반적으로 어떤 자동차 회사에도 라이다 센서를 부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목소리를 높여왔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는 비트코인,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해서도 이슈성 발언을 자주 해 국내 네티즌들에게 양치기 소년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라이다(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는 레이저 펄스를 발사한 후 그 빛이 대상 물체에서 반사시켜 시간을 측정함으로써 물체까지의 거리와 형체 등을 알아내 주변 모습을 정밀하게 그려내는 장치다. 그러나 100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이 최대 단점이다.

머스크 CEO는 그대신 카메라를 테슬라 차량 주변 사물인식 장치로 활용해 왔고 결코 그 고집을 꺾지 않았다. 반면 경쟁사들은 사물과의 거리 측정과 물체 인식에 라이다를 장착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한 장의 사진으로 하루아침에 무색해져 버렸다.

일론 머스크가 그동안 무시했던 라이다의 가능성에 문을 열고 테스트에 나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머스크가 대놓고 거부감을 드러낸 라이다 사용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발언, 배경, 그리고 이를 계기로 향후 자율주행차 센서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지에 대해 짚어봤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과 트워즈 데이터사이언스를 참고했다.

하루 아침에 뒤집어진 테슬라의 라이다 무용론

일론 머스크는 지난 2019년 ‘테슬라 투자자 자율성의 날’(Tesla Autonomy Day for Investors)‘ 모임에서 “라이다는 바보의 심부름(fool’s errand)이고, 라이다에 의존하는 사람은 누구나 망한다”고까지 단언했다. 라이다 무용론에 대한 이보다 더 명확한 메시지도 없다.

그러나 현재 자율주행차 분야의 거의 모든 회사들은 라이다 기술을 사용한다. 우버, 웨이모, 도요타 등등이 그렇다. 그러나 테슬라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테슬라 모델Y가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라이다 센서를 지붕에 끈으로 묶은 채 달리는 모습이 찍혔다는 것은 놀랍다.

그레이슨 브룰티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 공유한 사진은 테슬라, 머스크, 그리고 라이다 업계에 전환점을 가져올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해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테슬라가 라이다 센서를 채택하지 않는 주 요인 중 하나는 차량가격을 올리는 1200만원이나 되는 높은 가격이다. 또한 라이다는 움직이는 물체(사람, 동물, 공 등)가 도로에 나타날 때 이를 포착하도록 훈련된 컴퓨터 비전이나 레이더만큼 강력하지 않다. (사진=언스플래시)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테슬라가 라이다 센서를 채택하지 않는 주 요인 중 하나는 차량가격을 올리는 1200만원이나 되는 높은 가격이다. 또한 라이다는 움직이는 물체(사람, 동물, 공 등)가 도로에 나타날 때 이를 포착하도록 훈련된 컴퓨터 비전이나 레이더만큼 강력하지 않다. (사진=언스플래시)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라이다 업체인 루미나와 라이다를 ‘테스트 및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 보도는 이 제휴에 대해 더 많은 세부 사항을 전하지 못했고 테슬라나 루미나 모두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는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서 테슬라의 독자 카메라 기반 기술만 사용하는 것이 실패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아무튼 이 한 장의 사진이 드러난 테슬라 완전자율주행차 개발 이면의 사정은 복잡해 보인다.

이를 계기로 라이다 센서와 컴퓨터 비전 시스템에 대한 관심과 논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라이다 센서 vs 레이더와 컴퓨터 비전의 차이

두 시스템 간 차이부터 살펴보자

라이다는 레이저를 대상 물체에 쏜 후 원점 복귀까지 걸리는 시간을 탐지해 거리를 측정한다. 아주 작은 크기(1mm)의 물체까지 탐지하는 매우 정확한 시스템이다.

머스크의 테슬라 차량에 사용되는 컴퓨터 비전은 컴퓨터가 실제 세계를 인간의 시각과 유사하게 작동하도록 훈련시키는 인공지능(AI)의 한 부분이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시력을 역설계하는 것이다.

비싼 전기차에 비싼 라이다까지 얹기는 부담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테슬라가 라이다 센서를 채택하지 않는 주 요인 중 하나는 비용이다.

차량에 라이다 센서를 장착하면 차량 가격이 약 1만 달러(약 1200만원)나 상승한다. 이는 차량 가격을 최소화해 소유자에게 경쟁력을 제시하려는 머스크에게는 전혀 가당치 않다. 구글은 웨이모 프로젝트와 함께 대량 생산 방식으로 이 센서 가격을 낮출 수 있었지만 여전히 비싸다.

▲테슬라 차량의 오토파일럿 시스템.(사진=언스플래시)
▲테슬라 차량의 오토파일럿 시스템.(사진=언스플래시)

 

실제 도로 적용에서 약점 노출한 라이다 vs 이에 강한 카메라 비전 시스템

게다가 라이다 센서는 움직이는 물체(사람, 동물, 공 등)가 도로에 나타날 때 이를 포착하도록 훈련된 컴퓨터 비전이나 레이더만큼 강력하지 않다. 그들이 시각 정보에 대해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각센서와 인간의 시각과의 상관관계는 ‘테슬라 투자자 자율의 날’ 모임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점 중 하나로 강조됐다. 인간은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도록 물체를 인식하기 위해 모든 방향으로 레이저를 쏘지는 않는다. 일론 머스크가 언급한 대로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길에서 보는 모든 것은 시각적인 정보로 가득 차 있다. 도로 표지판, 회전 교차로 등은 정지해 있는 물체이며 라이다는 그것들을 정확히 탐지한다.

문제는 이동 중인 물체가 도로에 나타날 때다. 사람, 개, 날아다니는 비닐봉지는 모두 우리가 길에서 자주 마주치는 대상이다. 하지만 라이다는 그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심지어 그 물체들이 무엇인지도 감지할 수 없으며 비닐봉지와 도로 위의 둔덕도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예는 테슬라 자율성의 날 회의에서도 언급됐으며 고려해야 할 매우 중요한 사례로 꼽힌다. 고속도로에서 고속으로 달리고 있는데 비닐봉지가 있다면 급정차할 필요가 없다. 부딪치더라도 그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3▲라이다를 장착한 루미나의 자율주행 시험 차량. (사진=루미나)
▲라이다를 장착한 루미나의 자율주행 시험 차량. (사진=루미나)

 

더 위험한 것은 움직이는 차가 멈출 때다. 뒤에 있는 차들은 앞차가 도로 중간에 정차하는 것에 대해 썩 빨리 반응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테슬라는 그들의 카메라와 레이더 시스템이 물체가 무엇인지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차량 앞에 설치돼 앞을 내다보는 레이더는 앞에 문제될 것이 있는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일단 물체가 시야에 들어오면, 카메라는 물체가 무엇인지 결정하게 되고, 그러면 자동차는 그 상황에 반응할 수 있다. (물론 지난해 테슬라 차량이 고속도로에서 도로 전방의 트럭을 인지못하고 주행하다가 뒤늦게 급정거했지만 결국 충돌한 사례가 있긴 하다.)

테슬라 비전 시스템은 시간경과 따라 도로 상황 적응 능력 'UP'

시간 경과에 따른 도로상황 적응 능력도 두 시스템이 차이를 보인다.

일론 머스크가 투자자들에게 한 말과 언론 인터뷰에서 드러난 또 다른 필수적 요소를 정리하면, 테슬라의 비전 시스템은 제반 주행 상황에 적응하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들은 신경망 사용과 시스템이 어떻게 제공된 데이터를 사용해 합리적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테슬라 경쟁사들의 큰 문제 중 하나는 그러한 적응력의 부족이다. 이러한 시스템들 대부분은 정확도가 높은 노선이 있는 지도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한 적이 거의 없다.

실제로 우리는 웨이모가 도시 주변을 운전하는 것을 본 적이 있지만 매우 효율적인 지도가 있는 큰 도로들에서, 그리고 이상적인 도로와 기후 상황 아래서 이뤄졌음을 알 수 잇다. 하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단하루도 그런 이상적 도로 상황에서 운전하지는 않는다. 작아지는 길, 예상치 못한 방향 회전, 좁아지는 차선 등은 더 흔하다.

게다가, 컴퓨터비전시스템을 사용한 테슬라의 차는 실제로 살 수 있는 자동차다. 사람들은 테슬라 자동차로 이미 10억 마일(약 16억2000만km) 이상을 운전했지만 웨이모는 약 1000만 마일(약 1600만km)만 테스트하는 데 그치고 있다.

테슬라가 축적한 다니기 어렵고 예측 불가능한 도로 데이터의 양은 매우 가치있는 것이다. 그것은 이 시스템이 배우면서 계속 성능이 향상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러한 개념은 실제로 고객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유망하다.

카메라 사용하면 정확성이 떨어지나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코넬 대학이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도출된다. 이 논문은 어떻게 스테레오 카메라를 사용해 3D 지도를 라이다 지도만큼 정확하게 생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논문을 통해 결론내릴 수 있는 것은 라이다 센서 구입에 7500달러를 지출하는 것 대신에 5달러 밖에 들지 않는 몇 대의 카메라를 구입해 사용해도 거의 동일한 정확도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테슬라의 사람들이 그런 하드웨어가 곧 구식이 될 것이라고 말할 때 그들의 말에 힘이 실린다.

렉서스 자율주행 차량에 탑재된 루미나 라이더 센서
렉서스 자율주행 차량에 탑재된 루미나 라이더 센서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자율주행차에 사용할 최적의 주변인식용 센서는?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최적의 자율주행차 주변 인식용 센서가 무엇인가?

우리는 자율주행차 분야에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되고 끊임없는 경쟁이 이뤄짐에 따라 조만간 최적의 자율주행차량이 나올 것으로 낙관할 수 있다.

테슬라가 이 일을 이룰 최초의 회사가 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라이다를 실험하는 것으로 봐서 테슬라가 그 둘의 결합을 테스트중일 수 있다고 볼 수는 있다. 그리고 이것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닐 것이다.

테슬라가 하려고만 든다면 우리는 실제로 그런 차를 살 수 있을 것이다. 테슬라는 웨이모나 우버와 달리 이미 전 세계에서 팔리고 전세계 도로를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모두 테슬라에 기대야 한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경쟁사라고 가만히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누군가가 두 센서방식의 결합을 시도할 것이라는 점이다. 어떤 차가 더 정확하고 경제적인 자율차를 만드는지를 지켜 볼 일만 남았다는 얘기다.

당장은 테슬라와 루미나 사이에서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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