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2021년을 보낸 ‘글로벌 SaaS 시장’, 올해도 성장 전망은 ‘파란불’

2021년 미국 증시에 상장한 주요 SaaS 기업들

지난 2021년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Software-as-a-Service) 시장에서 다수 기업들이 미국증시 상장(IPO)에 성공한 기록적인 한 해였다.

지난 2020년 16개의 기업이 IPO 시장 진입한 반면, 2021년에는 1월 퀄트릭스(Qualtrics)를 시작으로 알카미(Alkami)와 앰플리튜드(Amplitude), 블랜드(Blend), 브레이즈(braze), 컨플루언트(Confluent), 디스코(Disco), 디지털오션(DigitalOcean), 익스펜시파이(Expensify), 포지록(ForgeRock), 프래시웍스(Freshworks), 깃랩(GitLab), 해시코(HashiCorp), 노우비4(KnowBe4), 먼데이닷컴(monday.com), OLO, 프로코어(Procore), 샘사라(samsara), 셈러시(Semrush), 센티넬원(SentinelOne), 스프린클러(sprinklr), 스퀘어스페이스(SquareSpace), 토스트(Toast), Ui패스(UiPath), 워크미(walkme), 위브(Weave), 유저테스팅(UserTesting) 까지 모두 27개 기업이 IPO에 성공했다.

IPO 시기도 특정 시기에 몰리지 않고 고르게 분포됐으며, 이는 SaaS 기업들이 공개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투자 유망 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장된 27개 기업이 공개 시장에서 유치한 자본금은 총 150억 달러(약 17조 9300억원) 이상이며, 누적 시가총액은 2250억 달러(약 269조원)에 달했다.

다만 같은 SaaS 기업일지라도 각 기업별 주력 사업과 방식, 영업 현황 등 기업간 격차는 매우 큰 편이다.

예를 들어 알카미(Alkami)의 경우 금융사를 대상으로 클라우드 기반 인터넷 뱅킹 솔루션을 제공하기 때문에 다른 기업에 비해 영업 및 마케팅 비용은 거의 지출하지 않는다.

토스트(Toast)는 하드웨어를 마이너스 마진으로 판매하는 대신 소프트웨어 구독료로 수익을 충당한다.

익스펜시파이(Expensify)는 프리미엄 시장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소수의 인원으로 높은 이윤을 지닌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SaaS 시장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모펀드인 메리테크캐피털은 2021년 IPO를 진행한 이들 27개 SaaS 기업의 주요 특징을 분석했다. IPO 시점을 기준으로 SaaS 기업들이 어떤 요건을 갖춰야 IPO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를 제시한 것이다. (언급된 각종 액수와 수치는 평균값이 아닌 중앙값 기준이다)

27개 기업의 재무 지표 및 SaaS 성과지표(KPI)

27개 기업의 매출 규모는 다양한 분포를 보였다. IPO 분기 기준으로 연간고정매출(ARR) 약 2억2300만 달러(약 2660억원)이며, 최근 12개월간 매출(LTM)은 약 1억 8600만달러(약 2219억원)에 달했다.

IPO 분기 기준으로 전년 대비 연간고정매출(ARR) 성장률은 약 54%로 파악됐다. 이는 SaaS 산업이 타 산업군과 비교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 IPO 분기 기준으로 직전 분기의 순 신규 연간고정매출(ARR)은 약 2500만달러(298억원)였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비일반회계(non-GAAP) 기준 총 마진은 최근 12개월간 매출(LTM)의 74% 수준이다.

판매 및 마케팅은 일반적으로 SaaS 기업에서 가장 높은 운영 비용 항목에 속하는데, 비일반회계 기준으로 해당 지출은 최근 12개월간 매출(LTM)의 46% 수준이다. 또 연구개발 지출은 최근 12개월간 매출(LTM)의 22% 수준, 일반 및 관리비 지출은 최근 12개월간 매출(LTM)의 17% 수준으로 나타났다.

비일반회계 기준 영업 이익은 최근 12개월간 매출(LTM)의 9% 수준이다. 거의 모든 회사가 영업 이익면에서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이다. IPO 이전 4분기 동안 흑자를 기록한 회사는 7개사에 불과했다.

IPO 분기를 기준으로 달러 순현금보유율은 119% 수준이다. 다만 노우비4와 토스트, 익스펜시파이, 프로코어, 스퀘어스페이스는 IPO 당시 순현금보유율 지표를 공개하지 않았다.

27개 IPO 기업의 판매 및 마케팅 지출의 효율성을 계량화하는 지표인 매직 넘버는 0.8이다. 매직 넘버는 최근 12개월간을 기준으로 판매 및 마케팅 지출액에서 순 신규 연간고정매출(ARR)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대부분의 기업이 분기당 신규 고객 증가분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고객 확보 비용을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대략적인 투자 회수 기간을 파악하는 것은 가능하다. 27개 기업의 투자 회수 기간은 약 20.3개월이었다.

IPO 분기를 기준으로 고객 1명당 수익을 의미하는 연간계약금액(ACV)은 약 5만2000달러(6200만원) 수준이었다. 다만 각 기업별로 편차가 컸다.

또한 IPO 분기를 기준으로 각 기업의 정규직 직원 규모는 950명 내외였다. 정규직 직원 수는 규모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직원당 수익은 효율성을 나타내는 좋은 지표로 통한다. 물론 회사마다 제품, 시장, 배송 모델, 가격 및 최종 고객이 다르기 때문에 이 측정항목을 그룹 전체에서 완벽하게 비교할 수는 없지만 평가의 지표는 될 수 있다.

정규직직원(FTE) 1인당 최근 12개월간 매출(LTM)은 1인당 약 21만 2000 달러(약 2억 5300만원)로 파악됐다. 익스펜시파이의 경우 80만 달러(약 9억 5500만원) 이상으로 가장 높은 인당 매출을 기록했다.

위 차트는 각 기업들이 IPO에 도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 추정하기 위해 순 현금소진율을 나타낸 차트다. 이들 기업들이 IPO에 이르기까지 소모한 현금은 약 1억 6700만달러(약 1990억원)로 IPO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더 많은 현금을 소진하는 경향을 보였다.

IPO 분기를 기준으로 순 현금소진율 대비 연간고정매출 비율은 중앙값은 1.1로 나타났다. 이는 IPO 즈음 이들 기업들이 쓰는 돈보다 버는 돈이 많아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OLO와 셈러시, 앰플리튜드, 익스펜시파이 같은 일부 기업들은 상당한 수준의 흑자를 기록하기 시작하는 등 양호한 시점에서 IPO가 이뤄졌다.

창업 후 IPO까지 10.7년 소요

각 기업들이 창업 후 IPO에 성공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대략 10.7년이었다. 기업 소재지는 베이 에이리어로 불리는 미국 서부 실리콘밸리 지역이 가장 많았다. 실리콘밸리 소재 기업은 2020년 40% 수준에서 2021년에는 33%를 차지하며 점차 줄어드는 추세였으며, 실리콘밸리가 아닌 타 지역에서의 창업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IPO 시점을 기준으로 이들 기업의 70%가 설립자를 최고경영자(CEO)로 두고 있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또한 CEO 연령은 대략 44세였다. IPO 당시 CEO 지분의 내재 가치는 약 3억7000만달러(4410억원) 정도였다.

27개 기업이 조달한 총 자본액은 약 120억 달러(약 14조 3000억원)가 넘었으며, 조달한 자본액 중앙값은 약 3억 8400만 달러(약 4583억원)였다.

27개 기업들이 영업 활동을 벌이는 전체시장(TAM) 규모는 약 400억 달러(약 48조원)로 상당히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었다. 또한 IPO를 통해 약 4억 5000만 달러(약 5370억원)를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IPO를 통해 공개 시장에 매각한 회사 지분은 7%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편 기업가치 평가 배수를 살펴보면 대략 22.9배로 나타나고 있다. 즉 최근 12개월간 매출의 23배에 해당하는 가치로 IPO를 진행한 셈이다. 일부 기업의 경우 50~80배의 높은 배수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연간고정매출(ARR) 기준으로 기업가치 평가 배수는 약 19.8배였다.

IPO 이후 주직시장에서 이들 기업의 주가는 다수가 크게 상승했지만, IPO 직후 최초 8주동안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또 IPO 이후 2021년 연말까지를 기준으로 약 13%의 주가 상승이 있었고, 27개사 중 11개사는 40%까지 상승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몇몇 기업들은 IPO 당시보다 낮은 주가에 거래되기도 했다.

올들어 미국 주식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SaaS 시장에 대한 투자 전망은 여전히 밝다. 올해에도 지난해 못지않게 SaaS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IPO 사례가 다수 등장할 전망이다.

주요 트렌드는 AI 및 머신러닝과 모바일, 버티컬(vertical)

한편 포브스(Forbes)의 2021년 SaaS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 해 SaaS 시장에서 가장 각광받은 주요 트렌드는 AI 및 머신러닝과 모바일-퍼스트 사고방식, 특정 영역에 최적화된 버티컬(vertical) SaaS로 파악됐다.

더불어 특정 요구 사항에 중점을 둔 마이크로(Micro) SaaS, 가격 유연성, 서비스형 플랫폼으로의 이전성에 대한 요구도 컸다. 여기에 다양한 API 요구 대응, 언번들링(Unbundling), 화이트 레이블링(White Labeling)도 중요한 요소로 간주됐다.

포브스는 전세계 SaaS 시장 규모가 지난 2020년 1999억 달러(약 238조원)에서 2021년 2330억달러(약 278조원)로 커졌고, 올해는 2717억 달러(약 324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년 16.6%씩 성장하는 추세를 감안했을 때 2024년에는 3694억 달러(약 440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2021년 기준으로 SaaS 시장의 8대 대형 상장 기업으로는 세일즈포스(Salesforce)와 비바(Veeva), 쇼피파이(shopify), 트윌리오(twilio), 서비스나우(servicenow), 줌(zoom), 워크데이(workday), 스퀘어(Square)가 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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