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가 생각하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차이

중소기업이 아닌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비전을 가진 스타트업을 향하라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장벽이 낮아지고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아주 좋은 일입니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지난 10년 동안 크게 성장하며 우리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현재의 경제환경은 이상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생태계가 계속 성장할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늘어나면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혼동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이야기를 진행하기 전에, 먼저 제가 생각하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정의를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소기업이란 비즈니스 모델이 탄탄하고 돈이 되는 사업이긴 하지만 반드시 사회에 폭발적인 임팩트를 줄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회사입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와인을 수입하는 중소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이 탄탄하고 또 잘하면 돈도 많이 벌겠지만 우리 생활이 바뀔 만큼의 임팩트를 만드는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반면 스타트업은 반드시 비즈니스 모델이 탄탄하지 않을 수도 있고 당분간은 돈을 벌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세계를 바꿀 가능성이 있는 회사입니다. 우버나 블록(구: Square)과 같은 스타트업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바꿨는지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결국 VC는 홈런을 노리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즉 VC는 10건 중 9건이 잘 안 되더라도 단 1건의 투자로 100배의 리턴이 있으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엄청난 장기적인 비전을 갖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스타트업 창업자는 '내 회사가 사회의 무엇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를 자문자답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해해야 할 부분은 이 비전이라는 것이 반드시 TAM(Total Addressable Market, 획득 가능한 최대 시장 규모)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론 TAM은 중요합니다만, 이것은 단기적인 관점의 것입니다. 스타트업의 첫 번째 제품이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이 있는지 없는지를 봅니다. 반면에 비전이란 TAM을 넘어서 그 회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하는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주에 IVS 나하에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IVS는 1년에 두 번 개최되는 일본 최대급 스타트업 이벤트로 그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이 'Launch Pad'라는 스타트업 피치 이벤트입니다. 몇 가지 피치를 보았는데요, 그중에는 Petokoto라는 스타트업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회사는 한마디로 프리미엄 개 사료를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전혀 관심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냥 개 사료 회사 아닌가? 중소기업으로서 활동을 하면 될 것이기 때문에 VC의 자금조달 대상이 되지는 않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창업자가 회사의 미래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을 때 다른 분위기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목표이고, 개 사료는 그 출발점일 뿐"이라고 말하였습니다. 호시노야라고 하는 일본의 유명 호텔 체인과 이미 제휴를 시작하고 있고, 장래적으로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 의료, 보험, 핀테크 등의 사업에도 저변을 넓혀 갈 예정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이 시점에 와서는 이 회사는 어쩌면 꽤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려동물 관련 의료, 주택, 여행, 금융, 보험 등의 인프라를 만들어 간다는 비전을 가지는 Petokoto사 (IVS 나하 런치 팟의 피치 중)

그 비전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까지는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아니면 확실한 계획 자체가 아직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적어도 그는 재미있는 비전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피치를 통해 아주 잘 표현했습니다. 그것이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고, 이 스타트업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게끔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결코 저도 이 핏치를 듣는 것만으로 투자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대로 듀 딜리전스를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이 회사는 Launch Pad에서 우승 스타트업이 되었습니다.

즉 더 크레이지한 아이디어, 더 큰 비전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일수록 VC의 자금 조달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VC의 일은 회사의 아이디어가 크레이지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아이디어가 얼마나 크레이지인지, 그리고 창업자가 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본 기사의 원문은 이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록

yk@vridg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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